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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순호 Apr 22. 2023

X세대가 바라본 MZ세대와 협업하기

How to work with Millennials and Gen Z?

X세대가 바라본 MZ세대와 협업하기


1. 오랜만에 예전 직장 동료들과 저녁 시간을 가졌다. 여러 이야기를 하던 중에 MZ세대와 일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나왔다. 최근 신조어로서 ‘3요’로 정리되는 내용이다. 즉 상사의 업무 지시에 ‘이걸요?’ 제가요?’ ‘왜요?’라고 되묻는 젊은 직원들과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한다. 사실 군소리 없이 지시를 따르던 기성세대와 확연히 구분되는 MZ세대의 업무 태도에 기성세대들은 당황스럽기도 하고, 어떻게 업무를 할지 고민이 많이 된다고 한다. 


2.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MZ세대의 업무 태도에 대해 고민하는 기성세대가 회사에서 40대 중 후반의 팀장 및 책임자로 본다면, 이들은 X세대라고 불리던 사람들이다. 이 X세대가 누구냐면 기존의 관습과 관행에 X(아니요)라고 당당히 말하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던 세대이다. X세대가 신입이었던 시절을 떠올려 본다면, 그 당시 기성세대는 X세대의 당돌함과 업무 태도를 이해하지 못했고, 어떻게 이들을 대해야 할지 어쩔 줄 몰라했다. 


3. 그런데 어쩌다 새로운 세대를 시작했던 X세대가 이제는 MZ세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반대 입장이 되었을까?


4. 사실 회사에서 발생하는 여러 업무과 관련된 이슈들을 특정 세대의 업무 태도와 결부시켜 세대 간 대결로 만드는 것은 옳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회사 내 세대 간 갈등 및 오해는 엄연히 존재하고 있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왜 그런지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해결책을 제시하고 서로가 노력해야 한다고 본다. 


5. 일반적으로 세대차이라는 것은 그 당시 사회 및 경제 현상과 맞닿아 있다. 즉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 경험을 공유한 세대들은 그들끼리 통하는 문화와 가치관이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큰 흐름에서 살펴보면 베이비 부머(Baby boomers) 부모가 밀레니얼(Millennials) 자녀를 키웠고, X세대 부모가 Z세대(90년대 생) 자녀를 키웠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각 부모 세대의 가치관이 자녀 세대에게 자연스럽게 영향을 주었다. 즉 고성장 시대를 지냈던 베이비 부머들은 전통적인 가치관과 빠른 경제 성장 속에서 재산을 형성하면서 밀레니얼 자식들에게 ‘너는 특별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라는 신념을 갖게 하고 자식에게 교육 투자를 했고 밀레니얼 자녀들은 엄청난 사교육을 받고 개인주의 성향을 갖게 되었다.


6. 그러나 X세대들은 1997년에 IMF 그리고 2008년에 리먼 브라더스 사태를 겪으면서 사회, 경제적 양극화 현상을 겪으면서 ‘최고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라는 생각 속에 Z세대 자녀들에게 최선의 환경을 제공하고 남들보다 경쟁에서 앞서서 살아남기를 바랐다. 이러한 X세대 부모의 가치관과 맞물려 Z세대는 늘 경쟁 속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고 학점과 스펙으로 채워진 대학 생활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Z세대는 협업보다는 경쟁이 자연스럽게 그들의 가치관에 스며들게 되었고, 일자리가 줄어든 상황에서 엄청난 경쟁을 뚫고 입사하게 된 Z세대에게 협업이 중요하니 양보하고 이해하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7. 그렇다면 조직 리더로서 개인주의가 강한 세대들과 어떻게 업무를 해야 할까? 즉 회사 일의 많은 부분은 협업이 필요한데 어떻게 MZ세대와 일하면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8. 우선은 업무를 할 때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배경(context)을 자세히 설명하고, 이 일을 통해 어떤 성장 기회가 있는지 이해를 시켜야 한다. MZ세대가 개인주의 성향도 있겠지만 자신이 업무를 통해 성장 및 발전할 수 있느냐를 중요하게 여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을 통해 무엇을 배울 수 있고, 이는 나중에 자신에게 어떤 도움이 되는지를 충분히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 


9. 다음으로는 업무에 대한 뚜렷한 목표와 기대치를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에 따른 역할과 책임을 구체적으로 부여(assign) 해야 한다. 사실 이렇게 업무 지시를 하기 위해서는 리더 입장에서 사전에 고민하고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 미리 정리해 두어야 한다. 즉 리더로서 해야 할 일과 챙겨야 할 부분이 많아서 피곤해질 수 있다. 그러나 MZ세대가 목표와 기대치를 충분히 공감하고 자신의 성장 방향과 일치한다고 느끼면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고 뛰어난 역량으로 성과를 만들어 낸다. 


10. 마지막으로 원활한 협업을 위해서는 조직 책임자가 업무를  top-down으로 분배 혹은 지시하기보다는 자발적으로 원하는 업무를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리더로서 업무에 대한 동기 부여를 제공해야 하고 각자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자율성을 보장해 주면서, 업무가 끝날 때마다 누가 어떻게 기여했고 이로 인한 성과에 대한 보상 및 평가에 대해 명확하게 정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업무 이외의 위계질서 혹은 인간관계 등에 대해서 강요해서는 안된다. 


11. 사실 쓰고 보니 기성세대에게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지만, MZ세대에게도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12. 기존 세대가 협업에 대해 강조하는 것은 그만큼 오랜 시간 동안 검증되어 온 조직의 운영 방식이기 때문이다. X세대였던 나도 예전에는 기성세대의 방식에 거부감을 느꼈지만 과거의 모든 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것을 세월이 지나면서 깨닫게 되었다. 사실 회사 내에서는 다양한 세대가 함께 모여 팀을 이루고 있다. 본인의 성장에 대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만큼 나와 다른 경험 및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과 어떻게 협업하면서 맞출 수 있는가는 자신의 성장을 위해 중요한 경험이다.  


13.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If you want to go quickly, go alone. If you want to go far, go together)라는 아프리카 속담이 있다. 회사에서는 혼자일 때 보다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고 협업하면서 조직적 역량을 움직이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다. 자신이 성장해서 진정 성공한 리더가 되고 싶다면 조직의 생리를 이해하고 이를 이용할 줄 알아야 하고, 회사에서 기회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주어진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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