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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느네 May 10. 2024

17. 에스더

권력의 사용

모르드개와 에스더     


바벨론은 남유다 왕국을 멸망시키고 그 백성을 자기 나라로 끌고 갔습니다. 아브라함 가문에서 시작된 이스라엘 나라는 남유다 왕국으로 줄었다가 바벨론에 망하고 이제 나라가 아닌 바벨론의 한 지역이 되었습니다. 그 지역 이름은 ‘유다(유대) 지역’이었습니다. 사람을 부르는 이름도 이스라엘 백성에서 ‘유다인(유대인)’으로 바뀌었습니다.

바벨론은 큰 나라를 이루었지만 ‘페르시아(바사)’라는 나라에 멸망했습니다. 바벨론의 백성이었던 유대인은 이제 페르시아의 백성이 되었습니다. 

예전 모세 시대에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오래 살았지만 하나님과 자기 민족을 잊지 않고 살았던 것처럼, 유대인도 페르시아에서 오랜 기간을 살았지만 하나님과 자기 민족을 잊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페르시아 왕은 큰 잔치를 열었습니다. 잔치 마지막 날에 기분이 좋았던 왕은 신하들 앞에서 예쁜 왕비를 자랑하고 싶어 왕비를 불렀습니다. 그런데 왕비는 왕의 말을 무시하고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체면을 구긴 왕은 매우 화가 났고 신하들도 왕비의 태도를 나쁘게 보았습니다. 왕과 신하는 왕비를 왕궁에서 쫓아냈습니다. 

왕과 신하는 전국 각 지역에서 아름다운 여자를 골라 왕비를 뽑는 왕비 선발 대회를 열었습니다. 그때 페르시아 수도에는 ‘모르드개’라는 유대인이 살았습니다. 모르드개는 유대인 출신이지만 페르시아 왕궁에서 일하는 신하였습니다. 그는 사촌 여동생과 함께 살았는데 그녀 이름은 ‘에스더’였습니다. 에스더는 매우 아름다워 왕비 후보에 선택되었습니다. 페르시아 왕은 왕비 후보 중에서 에스더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에스더는 왕비가 되었습니다.

어느 날 모르드개는 왕궁 문 앞에서 두 신하가 페르시아 왕을 해치려는 계획을 들었습니다. 모르드개는 에스더 왕비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에스더는 그 음모를 왕에게 전했습니다. 모르드개의 도움으로 왕은 무사하게 되었습니다.           


에스더와 하만의 대결     


페르시아 왕에게는 ‘하만’이라는 신하가 있었습니다. 하만은 왕의 신하 중에서 가장 높은 신하였습니다. 왕은 왕궁 모든 신하에게 하만을 위해 무릎 꿇고 절하라고 명령했습니다. 그만큼 왕과 하만과 사이는 매우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모르드개는 하만에게 무릎을 꿇지 않았고 절하지도 않았습니다. 하만은 아말렉 민족 출신이었고 유대 민족과 아말렉 민족은 오래전 모세 시대부터 계속 사이가 나빴습니다. 아무래도 하만은 모르드개가 ‘개인적으로 자기를 싫어한 것’뿐만 아니라 ‘유대 민족으로서 아말렉 민족인 자기를 무시한 것’으로 생각했나 봅니다. 이 일을 알게 된 하만은 모르드개뿐만 아니라 유대 민족 모두가 미웠습니다. 그는 페르시아 영토에 사는 모든 유대인을 없앨 계획을 세웠습니다. 하만은 실제로 그런 일을 할 만한 능력이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하만은 왕의 허락을 받고 자기 재산과 권력을 마음껏 사용하여 그 일을 준비했습니다.

모르드개는 자기 때문에 자기 민족 모두가 위험에 빠져 너무 괴로웠습니다. 모르드개는 왕궁 문 앞에서 매우 슬퍼했습니다. 모르드개는 왕비 에스더에게 왕을 만나 하만의 계획을 취소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그 당시 페르시아에서는 아무리 왕비라도 아무 때나 왕을 만날 수 없었습니다. 왕비라도 자기 마음대로 왕에게 다가가면 왕을 해치려는 일로 여기고 처벌받았습니다. 다만 왕이 다가오는 것을 허락하면 처벌받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에스더 이전의 왕비가 왕이 불렀는데 왕에게 가지 않아 쫓겨난 것처럼, 왕이 부르지 않았는데 에스더가 왕에게 억지로 다가가면 쫓겨나거나 심한 경우 죽임을 당할 수도 있었습니다. 에스더는 3일 동안 음식조차 먹지 않고 기도한 후에 자기 민족을 위해 왕비 직책과 목숨을 걸었습니다.           

          

나도 나의 시녀와 더불어 이렇게 금식(금식 기도)한 후에 규례(법)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이다 하니라. <에스더 4장, 에스더의 결심>


각오한 에스더는 왕이 자기를 볼 수 있는 가까운 곳에서 허락 없이 서 있었습니다. 왕은 에스더를 보고 다가올 것을 허락했습니다. 왕은 갑자기 찾아온 왕비 에스더에게 자신에게 특별히 부탁할 것이 있는지 물었습니다. 에스더는 예전 왕비가 왕의 잔치에서 왕과 신하의 체면을 깎아내린 것과 반대로, 왕과 신하 하만을 위한 잔치를 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왕은 자신과 하만의 체면을 세워 주려는 에스더의 부탁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왕과 하만은 둘 만을 위한 왕비의 잔치에 참석했습니다. 하만은 왕뿐만 아니라 왕비까지 자신을 특별히 대하자 더욱 의기양양했습니다.

왕과 하만은 사이가 매우 좋았기에 왕비 에스더가 무리하게 하만과 맞서는 일은 매우 위험했습니다. 에스더는 왕의 기분을 맞춰 주고 왕을 자기편으로 확실하게 만든 다음, 하만에게 대항하는 작전을 세운 것이었습니다.

잔치가 끝나고 하만은 집에 가는 길에 여전히 자기를 무시하는 모르드개를 보았습니다. 왕과 왕비 모두 자기편이라고 생각했던 하만은 본격적으로 모르드개를 해치려고 결심했습니다. 

한편 그날 밤 왕은 왕의 역사서를 보다가 모르드개가 자기 생명을 구해 주고 아무런 상도 받지 못한 사실을 알았습니다. 왕은 생명의 은인 모르드개를 높은 신하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다음날 하만은 모르드개의 사형 집행을 부탁하러 왕을 찾아갔습니다. 왕은 하만을 만나자마자 하만에게 모르드개를 직접 시중들라고 명령했습니다. 모르드개와 하만의 상황은 순식간에 바뀌었습니다. 

그날 왕과 하만은 에스더의 잔치에 또 참석했습니다. 에스더는 왕에게 하만이 유대인인 왕비 자신과 모르드개, 그리고 유대인 모두를 죽이려 하는 것을 알렸습니다. 왕과 매우 가까운 사람이었던 하만은 이제 왕의 가족과 왕의 은인을 해치려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왕은 화가 나 잔칫방에서 나갔습니다. 다급한 하만은 에스더가 기대고 있는 긴 의자 위로 올라와 가깝게 다가간 후 엎드려 빌었습니다. 잔칫방으로 돌아온 왕에게 그 모습은 하만이 에스더를 덮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왕은 더 이상 주저하지 않고 하만을 처형했습니다.

왕은 하만이 맡았던 신하 지위를 모르드개에게 주었습니다. 모르드개는 나라에서 가장 높은 신하가 되었습니다. 에스더는 왕에게 유대 민족을 해치려는 하만의 계획을 취소해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왕은 에스더의 요청을 허락했습니다. 모르드개는 페르시아 전 지역의 유대인을 보호하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이에 따라 페르시아 각 지역에서 사는 많은 유대인이 안전하게 생활하며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권력의 사용     


하만과 에스더는 제국의 왕을 움직일 수 있는 대단한 권력자였습니다. 두 사람의 차이점은 하만은 사람을 해치는 일에 자기 권력과 재산을 걸었고 에스더는 사람을 살리는 일에 자기 권력과 목숨을 걸었다는 것입니다. 하만은 죄의 길을 가면서 멸망했고 에스더는 은혜의 길을 가면서 멸망을 피하고 원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아무리 대단한 권력과 많은 돈이 있어도 사람을 살리거나 돕는 일에 쓰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훗날 죄의 길을 갔던 하만과 똑같은 길을 간 사람이 한 명 더 있습니다. 바로 독일의 히틀러입니다. 히틀러는 자신의 권력으로 독일 제국에 있는 모든 유대인을 해치려고 하다가 망했던 사람입니다. 하만과 히틀러는 자기 시대에는 대단한 권력자였을지 몰라도 지금 시대에는 악을 행하고 망했던 사람의 대표적인 본보기가 되었을 뿐입니다.

에스더처럼 자기 민족을 위해 희생을 결심하는 것은 매우 대단한 일이지만 매우 어려운 일이기도 합니다. 에스더가 처음부터 어려운 일을 해내는 사람은 아니었습니다. 에스더는 하나님에게 진심으로 기도하고 용기를 얻었습니다. 우리도 어려운 일을 당할 때 하나님에게 기도하면서 은혜를 받아 힘든 시기를 견디고 이겨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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