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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느네 May 12. 2024

18. 에스라

유대교

귀향과 성전 건축     


페르시아 왕은 강제로 끌려온 유대인에게 예전에 살았던 유대 지역으로 돌아가서 무너진 하나님 성전을 다시 지으라고 명령했습니다. 하나님이 페르시아 왕의 마음을 움직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왕은 그 일을 위해 유대인에게 많은 돈과 물자를 주었습니다. 

끌려간 지 약 70년 만에 많은 유대인이 고향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렇다고 유대 지역이 페르시아로부터 독립한 나라가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여전히 유대 지역은 페르시아 영토였습니다. 그동안 다른 민족이 유대 지역에 들어와 살고 있었기에 고향에 돌아온 유대인은 그 민족과 함께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유대인은 바벨론이 파괴했던 하나님 성전을 다시 짓기 시작했습니다. 유대인의 건축 활동을 본 그 지역의 다른 민족도 하나님 성전 건축에 참여하고 싶어 했습니다. 유대인은 자기들만 하나님의 백성이라 생각했기에 그 사람들의 도움을 거절했습니다. 유대인은 다른 민족이었던 페르시아 왕의 도움을 받아 성전을 지었으면서 함께 사는 다른 민족의 도움은 무시했습니다. 유대인의 이런 차별은 상당히 좋지 않은 태도였습니다.

무시당한 다른 민족은 화가 나 유대인의 성전 건축을 끈질기게 방해했습니다. 그럼에도 방해에도 불구하고 유대인은 성전 건축을 마무리했습니다. 이 성전은 솔로몬이 지은 첫 번째 성전에 이어 두 번째 성전이 되었습니다.           


에스라 율법주의      


페르시아 왕의 신하 중에 유대인 ‘에스라’라는 학자가 있었습니다. 페르시아 왕은 에스라에게 유대 지역으로 가서 하나님 율법이 제대로 지켜지는지 살피고 가르치라고 명령했습니다. 왕은 에스라에게 많은 재물을 주면서 그 재물을 하나님을 위한 일에 쓰라고 지원해 주었습니다. 

유대 지역에 도착한 에스라는 유대인에게 하나님 율법을 열심히 가르쳤습니다. 그 율법은 하나님이 모세에게 주었던 십계명을 비롯한 다양한 생활 명령이었습니다. 유대인은 죄의 길을 가면서 나라가 망했었고, 낯선 곳으로 끌려가 고생하다가 고향에 다시 돌아와 자리를 잡았습니다. 힘겹게 공동체를 이룬 유대인은 또다시 죄의 길을 가서 망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유대인은 에스라가 가르친 하나님 율법을 철저히 지키면서 은혜의 길을 가려고 했습니다. 유대인의 이런 생각과 행동으로 율법주의 유대교가 나타났습니다.      

에스라는 유대인이 다른 민족과 결혼하여 가정을 이루고 생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에스라는 이런 상황을 율법에 어긋나는 일로 보았습니다. 예전에 모세가 외국 사람과의 결혼을 금지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외국인)과 혼인하지도 말지니 네 딸을 그들의 아들에게 주지 말 것이요 그들의 딸도… <신명기 7장, 외국인과의 혼인 금지 명령>


그런데 모세는 외국 사람과의 결혼을 허락하기도 했었습니다.                     

포로 중의 아리따운 여자를 보고 그에게 연연하여 아내를 삼고자 하거든 그를 네 집으로 데려갈 것이요. <신명기 21장, 외국인과의 혼인 허락 명령>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이나 북이스라엘의 아합 왕이 외국인과 결혼하고 본격적으로 우상 숭배를 하면서 나라와 백성을 죄의 길로 이끌었기 때문에 에스라는 강하게 외국인과의 결혼을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요셉이나 다윗의 조상 보아스는 외국인과 결혼했어도 우상 숭배를 하지 않으면서 죄의 길을 가지 않았습니다. 아무래도 에스라는 외국인과 결혼해서 얻는 이득보다 혹시나 생길 수 있는 위험을 훨씬 더 크게 여겼나 봅니다. 에스라는 외국인과 결혼한 유대인에게 서로 헤어질 것을 명령했습니다.     

하나님이 정한 죄는 우상 숭배와 사람 괴롭힘입니다. 결혼 형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죄를 짓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스라엘이 남북으로 쪼개지고 그 두 나라가 망한 것은 외국인과 결혼했기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 스스로가 죄의 길을 갔기 때문이었습니다.

물론 에스라는 유대인을 거룩한 백성으로 만들고 유대 사회를 지키려는 좋은 의도로 이런 결정을 했습니다. 그러나 좋은 의도라고 해서 어떤 일이든 해도 괜찮은 것은 아닙니다. 그 방법과 결과 또한 죄의 길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하나님의 명령은 ‘부모를 공경해라, 살인하지 말라’처럼 그 결과를 명확하게 지시합니다. ‘이유가 있어서 부모를 때리고 욕한 것은 없었던 일로 하겠다’ 혹은 ‘좋은 목적을 위해 살인한 일은 괜찮다’라는 명령은 없습니다.

따지고 보면 예전에 우상 숭배를 했던 왕들이 나라를 일부러 망치려고 그런 일을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더 강한 나라를 만들고, 더 인정받는 왕이 되고 싶을 뿐이었습니다. 그러나 우상 숭배라는 죄의 방법을 선택했고, 죄짓는 나라를 만든 결과가 있었기에 멸망이라는 벌을 받았습니다.

율법에는 서로 반대가 되는 명령이 있기도 하고, 시대가 변해 생활에 맞지 않는 명령이 있기도 합니다. 그럴 때는 좋은 의도를 기준으로 삼기보다 우상 숭배나 사람 괴롭힘을 하지 않는 방향으로 판단 기준을 삼아야 합니다.

멀쩡한 가정을 이혼시키고 가족을 서로 헤어지게 만드는 일은 백성을 죄의 길로 가지 않게 막으려는 좋은 의도가 있었더라도 그 방법과 결과가 사람을 괴롭게 하는 일이기에 좋은 해결 방법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청렴결백하게 생활하고 자기 민족과 하나님을 지극히 사랑했던 에스라였지만 이런 발자취는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페르시아 왕비 에스더와 고위 신하 모르드개가 만든 법은 페르시아 모든 지역의 유대인을 보호했습니다. 그리고 에스라가 가르치는 유대교 율법 역시 페르시아 왕의 지지를 받아 유대 지역의 법이 되었습니다. 고향 유대 지역으로 돌아온 유대인은 이러한 특별 보호와 지원을 받아 크게 성장하여 유대 사회를 이루었습니다. 유대 지역의 많은 사람이 유대교 율법을 따르며 살았기에 유대교 종교 지도자들은 유대 사회에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유대 지역은 점점 유대인과 유대교가 중심이 된 사회가 되었습니다. 유대 지역은 제국의 나랏법과 유대교의 종교법 두 가지 법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사회였고, 제국의 한 지역이었지만 마치 독립된 하나의 나라처럼 보이기도 했습니다.     


가정이나 사회에서 일어나는 사건 사고를 보면, 일부러 무언가를 망치려고 한 일보다 무언가 잘해보려고 하다가 잘못된 일이 많습니다. 자기가 결정한 일이 좋은 의도로 한 일이라고 해서 가족, 친구, 동료, 주변 사람에게 괴로움을 주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 방법이나 결과가 죄가 되었다면 자기가 결정하고 저지른 일을 후회해야 합니다. 사람은 완전한 존재가 아니기에 자주 후회하고 살아야 합니다.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에게 상처 주었던 일, 상대방을 잘되게 만들려다가 오히려 상대방을 괴롭게 했던 일, 상대방에게 굳이 슬픔을 주지 않아도 될 일에 상대방을 몰아세웠던 일, 더 좋은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을 대하지 못한 일 등을 후회하면서 상대방에게 미안해하고 하나님에게 털어놓고 하나님 은혜를 받아 그런 일을 점점 없애나가야 합니다. 우리의 남은 인생에서 후회할 일이 점점 줄어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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