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 30분. 하루가 시작되는 알람 소리. 째째쨍 반복해 울려 퍼지는 알람 소리를 들으며 오늘 나의 하루가 시작됐음을 생각한다. 전날 잠들때부터 출근하기 싫다, 주말은 왜 이렇게 짧은 걸까, 내일은 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와 같은 생각을 하며 잠 들었던 어젯밤이 무색하게 하루의 아침은 너무나도 정확한 시간에 내 앞에 다가왔다. 떠지지 않는 눈을 억지로 떠보며 멈춰 있는 머리를 애써 흔들며 잠을 털어내 본다. 씻으면서도, 출근하기 위해 차에 몸을 태우면서도 멍하니 그렇게 한 발짝 한 발짝 회사에 가까이 다가가 본다.
익숙한 공간에 주차를 하고, 익숙한 길을 지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익숙한 풍경이 나를 맞이해 준다. 익숙한 소리, 익숙한 냄새, 익숙한 풍경. 사무적인 인사를 하고 머리로 생각하기 전에 손가락은 컴퓨터 전원 버튼을 누르고 있다. 익숙한 화면창이 뜨면 손이 알아서 움직여 창을 띄우고 로그인을 한다. 그렇게 시작되는 나의 하루. 너무나도 평범하고 익숙해 이 생활이 그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끈임없이 되내이며 하루를 보내곤 하지만, 막상 이런 나의 평범한 일상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다면 어떨까?
평범하다는 건 어떤 걸까? 나에게는 평범하디 평범한 이 하루가 누군가에게는 꿈에서조차 감히 상상할 수 없는 그런 일상이진 않을까? 평범하다는 단어에 익숙해져 누군가에게는 꿈의 일상인 지금 이 시간을 나는 지루하다, 힘들다 생각하며 감사함을 잊고 살고 있는건 아닐까?
우리는 가끔 익숙함에 젖어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을 망각할 때가 있다. 내 옆에 있는 사람들, 내가 생활하고 있는 공간들, 내가 입고, 먹고, 살고 있는 모든 것들이 과연 나에게 무시당하고 멸시당할만한 가치의 그런 것인가? 끈임없이 내가 누리고 있는 것들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깍아 내리고 좌절하고 비하하며 그러고 있지는 않은가? 우상을 갖는 건 좋은 일일지 모르지만, 그것에 현혹되어 내가 가지고 있는 것들을 하찮다 여길 필요는 없다. 목표를 갖는 건 중요하지만 그 목표에 함몰되어 내 자신의 가치를 잃어 버리면 안되는 것이다. 예전에 읽은 책 중에 그런 말이 있었다. 비교는 나를 불행하게 하는 모든 근원이 시작이라고.
나는 나의 평범한 하루를 사랑하지 않았다. 오히려 벗어나고 싶어하며 더 나은 일상을 꿈꿨다. 하지만 과연 그게 정말 내가 원하는 것인지는 모르겠다. 일상에 만족할 줄 모르는 내가 과연 내가 꿈꾼 그 일상을 누린다고 했을 때는 만족하며 내 하루를 사랑할 수 있을까? 어렵지 않을까? 그래서 생각을 바꿨다. 보이지 않는 것에 나를 비교하고 내 하루를 낭비하지 말자고. 오늘 주어진 나의 이 평범한 하루에 만족하며 좋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자고. 분명 생각만큼 쉽게 그 마음이 갖춰지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난 나의 평범한 하루에 만족하기 위해 최선을 다 해 볼 것이다. 하루하루를 돌아 봤을 때 나에게 의미 없는 날은 없었다라고 당당히 말할 수 있을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