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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어 Feb 27. 2021

대만 여행, 이제야 추억합니다 06

나 홀로 7박 8일 대만 여행기-5일 차 기록

타이베이. 예류, 스펀, 지우펀, 시먼
'진' 없는 예스진지 투어


5일 차다. 미리 예약해둔 버스투어 하는 날이다. 택시투어도 많이 하지만, 혼자 온 나는 돈도 안전도 버스투어가 더 낫다고 판단했다.

자연스럽게 조식을 먼저 먹었다. 가오슝과는 달리  -어차피 가오슝에서도 다른 곳에서 먹는 날이 더 많았지만- 타이베이에서 묵었던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조식을 서비스하지 않았다. 구글 지도에서 숙소 근처 조식 집을 찾아 별점이 괜찮은 곳으로 방문했다. 계란 들어간 치즈 플랫브레드와 녹차나이차가 궁금해서 주문했다. 꽤 맛있었지만 생소한 맛이었다. 한국에서는 녹차라떼의 녹차와 말차를 혼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중화권에서 녹차를 주문할 때 말차를 기대하면 안 된다. 맛이 다르다.

조식을 먹고 버스 투어 집합 장소인 타이베이 메인 역으로 갔다. 투어에서 준 소금커피로 하루 활력을 불어넣었다. 보통은 둘 씩 온다. 운 좋게 혼자 온 사람 옆에 앉아 가면서 금방 친해졌다.

타이베이 거리, 조식, 투어에서 준 소금커피


타이베이->예류 지질 공원

내가 신청한 코스는 '예스진지'이다. 예류, 스펀, 진과스, 지우펀.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소로 구성된 코스이다. 대만의 국경절과 겹쳐, 차는 밀리고 어딜 가든 사람이 많았다.

첫 번째 코스 예류 지질 공원 역시 그랬다. 예류 지질 공원은 기암괴석으로 유명하다. 그중 제일은 여왕 머리 바위이다. 예상대로 사람들이 사진 찍으려고 길게 줄을 서고 있었다. 가이드 추천대로 여왕 대신 공주 바위로 대신해 사진을 찍었다. 가이드가 하트 모양 포즈도 추천다.

예류 지질 공원은 할 게 정말 없다. 바위랑 물뿐이다. 너무 기대하고 가면 실망할 수도 있다. 그래도 가보기를 추천한다. 바위 보는 재미도 있지만, 무엇보다 물 색이 정말 예쁘다. 타이베이 같은 도시에 있다가 예류에 오니 트인 느낌이었다. 단수이랑은 또 다른 느낌이다. -관광객이 너무 많았지만 날씨 운은 좋았다-

예류 지질 공원


예류 지질 공원->스펀


스펀에서 유명한 건 풍등이랑 닭날개 볶음밥이다. 고속버스에서 내리마자, 하늘 위에는 풍등 여러 개가 둥실둥실 떠다녔다. 2인 1조가 되어 풍등에 소원을 적고, 기찻길 위에서 띄운다. 이 기찻길은 정말 기차가 다니기 때문에 기차가 올 때쯤이면 모두 사람들이 옆으로 비켜선다. 풍등의 붉은색은 건강과 평안, 분홍색은 행복, 초록색은 성공기원, 노란색은 재물을 뜻한다. 가이드가 말하길, 간혹 풍등에 불이 잘못 붙어 망가지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 경우는 지극히 적고, 그런다 해도 당황하지 말고 한 번 더 만들면 된다고 한다. 나는 고속버스에서 짝이 되어 앉은 사람과 함께 풍등에 글을 썼다. 노란색에 '건물주(1층 스벅)'이라는 거창한 소원을 썼다. 그 분과 함께 기념 촬영하고 띄우는데... 가이드가 말하는 지극히 적은 경우가 발생했다. 우리 풍등에 불이 잘못 붙어 처참하게 구겨졌다. -그래서일까. 아직 내가 건물자가 되지 못한 게.- 가이드가 미리 언질 하지 않았다면 무척 당황했을 것 같다. 우리는 가이드의 말대로 침착하게 한 번 더 적어 풍등을 띄웠다.

닭날개 볶음밥은 가이드가 사다 주었다. 사람들에 치이고 먹은 밥이어서일까. 대만 여행 중 기억에 남는 음식이다. 또 먹고 싶다. 가이드 말로는 이렇게 큰 닭 날개는 한국에 안 들어온다고 한.

많은 인파 속에서 무사히 풍등을 띄우고 닭날개 볶음밥을 먹고서 다시 차에 올랐다.

스펀 풍등, 닭날개 볶음밥과 그 뒤로 떠다니는 풍등

예스진지 투어에서 '진'은 진과스다. 진과스는 옛 탄광 마을로 황금박물관이 있다. 보통 진과스에서 광부 도시락을 먹는다. 많은 인파로 인해 진과스는 가지 못하고 바로 지우펀으로 향했다. 광부 도시락을 기대했지만 먹지 못해 아쉬웠다.


스펀->지우펀

진과스를 통과하고 지우펀에 갔음에도 불구하고 도착했을 때는 해가 졌다. 공휴일에 지우펀은 관광버스를 통제하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 갈아타고 가야 했다. 버스를 기다리는 데도 시간이 걸려 목적지로 올라갔을 때는 이미 해가 진 것이다.

자유시간이 주어졌고, 오늘 계속 사진을 찍어주던 분이랑은 각자 다니기로 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배경으로 유명한 이 골목은 사람으로 가득했다. 좁고 가파른 골목을 올라가야 했지만, 난 중간까지 가서 구경하고 내려왔다. 지금 생각하면 후회되는 일이긴 한데, 그때는 도저히 많은 인파와 함께 구경도 제대로 못하면서 한 걸음 씩 올라가기 싫었다. 그러나, 많은 인파에도 불구하고 홍등은 예뻤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배경인 지우펀

땅콩 아이스크림은 꼭 먹어보고 싶었던 거였다. 다행스럽게도 사람이 많진 않았다. 동행자는 별로라고 말했지만, 나는 맛있었다. 날씨도 후덥지근하고 사람도 많아 입맛이 없어 먹기 좋았다. 입맛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배고픈 건 배고픈 거라 츄러스를 먹었다. 지우펀에는 고산차와 펑리수 등 선물하기 좋은 먹거리들이 많았다. 펑리수를 여러 브랜드 것을 사갈 예정이었던 터라 '수신방'에서 펑리수와 망고젤리를 구입했다.

땅콩 아이스크림과 츄러스

지우펀도 많은 인파로 자세히 둘러보긴 힘들었다. 대강 이런 곳이구나~하고 끝났다. 다시 대중교통 버스를 타고 내려가야 했기에 줄을 서야 했다. 줄 서는 걸로 시간은 많이 잡아먹어 아쉬웠다.



지우펀->시먼


투어 버스는 다시 타이베이로 향했다. 오늘 하루 함께 했던 동행자는 야시장을 간다며 스린에서 내렸다. 나는 유명한 곱창 국수를 먹기 위해 시먼 역으로 향했다.

곱창 국집 '아종면선'은 역시 줄이 길었다. 그러나, 금방 빠졌기에 나도 빨리 사서 숙소로 갈 수 있었다. 게스트하우스 다른 층에는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기 때문에 편하게 먹을 수 있다. 곱창 국수는 면이 불어서 그런지 놀라운 맛은 아니었다. 짰던 게 유독 기억에 남는다.

곱창면

다시 대만에 간다 해도 버스투어는 또 하고 싶다. 편하고 저렴해(13,000원 정도에 구입) 만족스러웠다. 다만, 국경절은 피해서 갈 것이다.

날 뜨거웠던 예류 지질 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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