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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옹수엉 Apr 12. 2022

지구촌을 살아가는 방법

영어 편


#영어를 배우는 이유 #영어공부 #스피킹




이전에 누군가 '영어를 왜 배워?'라고 내게 물으면 '대학 때문에 혹을 취업을 해야 하니까'라고 대답을 했을 거 같다. 혹은 거창하게 ‘글로벌 사회의 인재가 되기 위해서’라고 두리뭉실하게 이야기했을 거다.

이런 질문을 우리는 얼마나 주고받고 얼마나 깊게 고민해서 답하고 있을까?


영어는 나에게 부족한 능력이었고 콤플렉스였지만, 시험 과목 혹은 스펙 이상의 의미를 느껴본 적이 없었다. 그저 학교에서 가르치고 시험을 보니까, 영어를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했지 정말로 영어를 좋아하고 자신 있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영어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다.

나에겐 이제 영어를 배워야 하는 이유와 목적이 분명히 있다.


바로 소통이다.


그리고 그것이 지구촌을 살아가는 방법이라고 굳게 믿는다.




전 세계에서 사용 중인 7,111개의 언어 중에서 5천만 명 이상이 모국어로 사용하는 언어는 모두 25개이다 [출처] 세계 언어 순위(에스놀로그, 2019), 한국어는 세계 15위|작성자 사랑과 평화

만약에 공통 언어라는 것이 없다면, 우리가 소통할 수 있는 국가는 많아봤자 한두 개이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는 이 모든 언어들을 모르더라도, 그들과 여전히 소통을 할 수 있다. 영어는 더 이상 미국, 영국 등 영어권 사람들의 소유물이 아니다. 각국의 사람들이 동시에 배우고, 소통할 수 있는 언어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영어는 어마어마한 힘과 매력을 가지고 있다.

공통 언어를 통해 우리는 세계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동안 총 11개의 국가들을 여행을 하였다. 어렸을 때 갔던 건 미국, 캐나다, 성인이 돼서는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독일,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체코를 다녀왔다. 하지만 유럽에서의 여행은 그전의 여행들과는 차원이 달랐다.


차이점은 영어였다. 영어로 자연스럽게 대화를 할 수 있게 되니, 현지인들 그리고 그곳을 방문한 다양한 국가의 사람들과 대화를 할 수 있었다.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여행에서 알게 된 친구들이 초대를 해줘서 놀러 가면, 친구들이 투어를 시켜줬다. 캐트린의 집에서 일주일 동안 지내면서 캐트린 가족들의 삶과 생각과 관련된 소중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고, 독일과 아헨의 역사에 대해서도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 헬레나의 차를 타고 캐트린과 셋이서 네덜란드에 놀러 가기도 하면서 그들의 삶의 이야기도 함께 들을 수 있었다. 나따니엘과 줄리앙과 함께 스위스 베른과 로잔에서 내 가치관을 송두리째 바꾸는 잊지 못할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독일인 가족과 함께 보내면서, 자정에는 함께 다 같이 나가 이웃들과 잔을 마주치며 한참 동안 이야기를 했다. 파티에 초대되기도 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으며, 고등학교에 하루 인턴을 가기도 했다. 라이프치히에 살 때는 우연히 기차에서 사귀게 된 친구가 라이프치히 투어를 시켜줬다. 그리고 내가 이전까지 혼자서 봐왔던 라이프치히와는 너무나 다른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 말고도 호스텔에서 만나 밤새 이야기를 했던 친구들, 그 친구와 함께 다음날 했었던 여행들, 우연히 다음날 목적지가 겹쳐서 튀빙엔을 함께 여행하면서 나눴던 대화들, 체르마트에서 만난 친구들과 다 함께 올라가 봤던 일출, 모두 내가 영어를 하지 못했더라면 결코 하지 못했을 경험이다


여행객들은 결코 쉽게 알 수 없는 현지인의 삶이 있는 듯하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것들을 가치 있게 여기는지, 그리고 역사를 들어도 가이드에게 역사 이야기를 듣는 것과, 그들에게 직접 역사를 듣는 것은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 현지를 알게 되고, 문화를 알게 되고, 사람들을 알게 되고 그러면서 나를 진정으로 넓힐 수 있게 되었다.




영어는 소통의 시작점에 있다. 우리가 상대와 소통을 할 수 있게 되면, 상대에 대해 더 알게 되고, 그럼으로써 우리는 국가 대 국가가 아닌, 개인 대 개인으로 다가갈 수 있다. 그렇게 개인을 알게 되면 역으로 그 사람의 배경이 궁금해진다. 그들의 역사와 생각과 문화를 배우고 싶어 진다. 친구들이 궁금해지니 자연스럽게 그들의 언어가 궁금해진다. 친구들을 사귀면서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아어, 그리스어, 러시아어, 일본어 등등 많은 나라의 언어들의 매력도 알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지구촌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는 거 아닐까?




세계는 점점 단절되어 가고 벽을 더 굳게 세우는 거 같다. 미국의 트럼프 정권, 코로나 때문에 심해진 인종차별이 얼마나 많은 이들을 두려움에 떨게 만들었는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는 국가와 이념 때문에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 한국에서도 인종차별 때문에 상처를 입은 외국인 친구들이 수도 없이 많다.


같은 정보라고 하더라도, 각국의 미디어가 해석하는 방법은 다르고, 이것을 벗어나지 못한다면 우리의 생각의 폭은 그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우물 안의 개구리가 되고, 더더욱 한 나라에 갇히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그들을 직접 접해서 소통하지 못하면, 그 세계를 영원히 이해하지 못한다.





모든 민족은 선과 악에 대해 말하는 자신의 혀를 가지고 있으나, 이웃 민족은 그 혀를 이해하지 못한다. 각각의 민족은 관습과 법 안에서 자신의 언어를 만들어 낸 것이다. <프리드리히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완벽한 국가는 없다. 내가 우리 사회에 대해 고민하듯, 사회에 끊임없이 고민하는 친구들을 만났으며, 그들의 국가가 추구하는 가치가 어떤 가치였는지 좀 더 알게 되며 이해하게 되었다. 우리 미디어가 얼마나 특정 부분만을 강조해서 보여주는지 알게 되었다. 각국의 정치 상황과 이해관계에 따라서 미디어는 특정 사실을 다른 시각에서 보여준다. 나만 해도 일본인과 중국인과 결코 친구가 될 수 없을 것만 같았다. 중동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유럽인들의 인종차별에 대해서 걱정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이들은 너무나 달랐다. 그동안 내가 한국 미디어를 통해 들어왔고 알았던 '어떤 나라의 국민' 이상의 '한 개인'이었으며, 그들의 입장에서 듣는 이야기들은 우리가 얼마나 쉽게 이분법적으로 사고했는가를 깨닫게 했다.



우리는 모두 우리의 관습과 법 안에서 선과 악을 판단하지만, 세상은 극단적인 선과 악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두가 다 중간 그 어느쯤에 위치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서로 소통할 수 있다면, 서로 이해할 수 있다.


그게 지구촌 공동체를 살아가는 방법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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