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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티로스 Sep 06. 2024

나는 왜 새벽에 일어나려 하는가?

모닝루틴을 유지하고 싶은 나

모닝루틴을 시작한 지 2달이 지났다. 시작하고 나서, 매일매일 실천하지는 못했다. 일주일에 3일 실천한 주도 있고, 4일 실천한 주도 있다. 하지만, 이번주는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평일 5일을 꽉 채웠다. 정말 개인적으로 뿌듯하다. 


모닝루틴 리스트를 나열하면, 


아침 6: 20 기상

아침 6: 30 30분 독서

아침 7:10 20분 청소

아침 7:20 아이들, 마사지로 깨우기

아침 7:30 덜 한 청소 마무리

아침 7:40 기도(요즘에는 아이들과 함께 기도)

아침 8:10 60분 운동

오전 11:00 60분 글쓰기(물론, 60분 만에 끝나지 않을 때가 많다)


이렇게 오전 시간을 보내고 나면, 오전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는 것 같다. 나는 학원을 운영하다 보니,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오전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 초중고 영어 학원이다 보니, 보통 오후 2시부터는 수업을 시작해서, 밤 11시가 되어야 수업을 마칠 수 있게 때문에, 지인들과의 약속 시간이나 여가 활동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오전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 


모닝루틴을 시작한 지, 2달이 지났다고 얘기했지만, 여전히 힘든 것은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다. 솔직히, 오늘도 알람 소리 듣는데, 그냥 더 자고 싶었다. 왜 나면, 잠이 부족하긴 부족하기 때문이다. 수업이 밤 11시에 마치고, 고등학생들이 공부한다고 더 남아 있을 땐, 11시 30분 정도까지 수업을 하는데, 다 마치고 나면, 긴장이 풀려서 내 책상에 잠깐 앉게 되고, 하루동안 수고했다고, 나에게 휴식을 준다는 의미에서, 유튜브 영상을 보게 한다. 그렇게 아무 생각 없이 영상을 보고 있으면, 새벽 1시, 2시가 되는 것은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요즘은 새벽에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의도적으로, 늦어도 새벽 1시에는 퇴근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새벽 2시쯤에 잠이 들면, 6시에 일어나야 되니까 4시간 잠을 자게 되는 것이고, 조금 더 일찍 퇴근해서 새벽 1시에 잠이 들게 되면, 5시간 잠을 자게 되는 것이다. 여러 영상들에서, 뇌 과학자들이 이야기하는 정상적인 수면 시간이  7~8시던데, 그에 비하면, 그렇게 많은 시간을 자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솔직히, 새벽에 더 자고 싶다. 매일 유혹이다.


그러면, 더 자면 될 것을 '왜 나는 아침에 일어나려 하는 것일까?' 아침에 일찍 일어나세요!라고 누가 시키지도 않은 일인데,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그렇게 일어나는 것인가요?라고 누가 물어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만약에 누구에게 보여주려고 시작했더라면, 아마 작심삼일로 벌써 끝났을지도 모른다. 물론, 루틴을 하고 있다는 인증 표시로, 인스타그램에 게재하고 있지만, 개인적으로 인스타는, 나를 '보여주기'라는 느낌보다, 나를 '표현하기'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보여주기식의 뭔가는 아니다.


그럼, 나는 왜 아침에 일어나려 하는가?


그것은, 나의 만족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요즘 읽고 있는 책에서, 이것에 관련된 내용이 나오길래, 얼른 받아 적으면서 읽었다.

[ 기억하라. 우리는 모두 유일하면서 동시에 무한한 존재다. 남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 따위는 잊어버리자. 나는 나의 기대에 부응하며 살아내면 된다. 그것이 나를 지키고 동시에 타인을 사랑하는 일이다. 우리는 이미 무한하기에 하나의 존재로서 존재하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 - 나답게 일한다는 것. p.83-




그렇다. 내 삶의 기준은 바로 '나'이다. 이 모닝 루틴이 시작된 것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시작했다. 첫 번째는 글을 꾸준히 쓰고 싶었다. 꼭 내가 쓴 책을 내고야 말겠어.라는 마음이 아니라, 글을 쓰고 싶었다. 아직 글린이로서, 글이 많이 부족하지만, 뭔가에 대한 의미를 부여하기를 좋아하는 타입이라, 일상생활이나 어떤 사건에 대해서, 의미를 담고 싶을 때가 많아서, 글을 쓰고 싶었다. 


하지만, 하루 수업 시작하면, 오후 2시부터 밤 11시까지는 밥 먹는 시간 20~30분 외에는 남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저녁에 짬 내서 글을 써 보려 했지만, 집중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집중을 조금이라도 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글을 좀 더 잘 쓰고 싶은 마음이 들기 시작할 때는, 또 독서가 필요했다. 독서를 안 하게 되니, 언젠가부터, 어휘력이나 문장력이 떨어져서, 도저히 내 글을 읽고 싶지가 않았다. 글을 쓴다는 얘기는, 우선 읽혀야 하기 때문에, 원래 타고난 글쟁이가 아니기 때문에, 어휘력과 문장력에 대한 또 다른 노력이 필요했다. 그래서 독서도 필요했다. 


독서도 솔직히, '해야 한다.' '해야 한다.' 마음속에 늘 있었지만, 실천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영어 또한 문해력이 필요한 과목이라서, 독서에 필요성을 그렇게 강조를 하고 있는데도, 정작 나는 독서를 실천하지 못하고 있어서, 매번 '다 하지 못한 숙제'처럼 마음속에 담고 있었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독서를 해 보려고 작심삼일로 오후에도 해 봤다가, 밤에도 해 봤다가, 여러 시도를 해 봤지만, 쉽지 않았다. 결론은 독서도, 오전 시간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마지막으로, 운동이다. 운동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숙제 아닌가? 사는 내내 다이어트 생각해야 하고, 뱃살 생각해야 되고, 나이 들어서도 침상에 오래 누워 있지 않으려면, 코어 운도이나 근력 운동을 해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머릿속에서 알고 있는 내용이다. 운동에 대한 실천은 진짜 쉽지 않았다. 그 이유는 운동할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늘 일상이 바쁘게 돌아간다고 생각하면서 살았기 때문에, 운동을 하려면 헬스장에 가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더 쉽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던 어느 날, 늘어나는 뱃살 때문에 성인병이 걱정되던 즈음에, 헬스장에 못 간다면, 집에서 홈트라도 해 보자!라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 지나갔다. 그다음 날 바로, 거실에서 tv화면에 유튜브 영상 틀어놓고 20분씩 따라 해 본 적이 있다. 그래도 일주일에 3~4일은 할 수 있었다. '오호, 이렇게라도 하면 되네!'라고 생각했다.




이런저런 생각들과 작심삼일의 행동들이 경험으로 쌓여 갈 때, 내가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려면, 새벽에 일어나는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무조건 밤 12시 퇴근!! 우선, 해 보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영상에서, 누군가가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그냥 해 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매일 피던 담배가 있는데, 끊겠다고 싶으면, 당장 안 피면 되는 거예요. 언제부터 안 피어야지. 가 아니고, 그냥 마음먹은 그 시간 이후부터, 그냥 안 피면 되는 거예요!"라는 영상도 큰 도움이 되었다. 


'그래,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누구 눈치 볼 것도 없이, 그냥 지금부터 하면 되지 뭐!'라고 생각하고, 그 다음날부터 바로 시도해 봤다. 


하지만, 마음처럼 쉽진 않았지만, 하루 이틀, 작심삼일도 몇 번 하다 보니,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것 같다. 




한 4일 전에, 아침 운동(아파트 단지 내 헬스장) 갔다 온, 나를 보고, 와이프가 "진짜, 오빠~갓생 사는 것 같다!"라고 말하며, 대단하다는 눈빛을 보낸 적이 있을 만큼, 요즘은 실천을 잘하고 있는 편이다.


정말 나는 남은 인생을 좀 더 의미 있게 살아보기 위해서, 또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어 보기 위해서, 이런저런 노력을 해 보고 싶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거니까.


그냥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으니까. 


그렇게 여러 가지 시도를 하다 보면, 좀 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이 될까 봐.


그래, 그거면 된 거다.


오늘도 루틴을 이루고 있다.


#몹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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