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사랑해라고 외치고 싶을 때가 있다.
말하는 이로부터 발화해 듣는 이의 마음에 어떤 싹이 발아한다. 그렇게 활짝 또는 수줍게 피어나는 미소가 좋아서. 그 순간이 모여 서로를 더욱 사랑에 가깝게 만든다고 믿기에.
그런데 외치고는 사랑에 대해 생각한다. 참 좋다는 말이 부족할 때 사랑이라고 말하는 걸까. 상대의 미운 부분까지 괜찮다고 생각하게 되면 사랑인 걸까. 그냥 우리가 함께하는 이 시간이 너무 좋으면, 함께 있지 않아도 당신이 떠올라 행복한 기분이 들면 사랑이라고 하는 걸까. 글쎄, 뭔지는 정확히 몰라도 당신을 향한 이 기분이 사랑이 아니면 도대체 뭘로 설명할 수 있는지 나는 모른다.
사실 나는 사랑을 알고 있다. 털이 복슬복슬한 우리 집 강아지를 쓰다듬는 것도, 밥은 먹었냐는 엄마의 물음도, 고민을 털어놓으니 같이 슬픈 눈이 되어 주는 친구도, 모든 게 다 사랑이다. 자꾸만 생각나는 당신의 안부도, 피식하고 웃게 되는 추억에도, 예쁘게 찍힌 우리의 사진에도 사랑이 묻지 않은 게 없다.
귀여운 우리 강아지, 밥 먹었어요 엄마, 나 사실 요즘 고민이 있어, 그때 진짜 재밌었는데, 아픈 데는 없지? 보고싶어, 미안해, 고마워, 예쁘다, 잘 지내?
말이 감정을 다 담지 못했는데 아직 전하고픈 마음이 남아있을 때 우리는 사랑한다고 하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