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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렁색시 Dec 19. 2021

제주도 일주일 살기 - 둘째날

변화무쌍한 제주 날씨 경험기

이번에 제주도 여행은 일주일 살기이다. 정확히 말하자면 열흘살기이지만..  2주살기도 아닌, 반달살기도 아닌 일주일 살기로 이야기하려 한다. 이번에 나의 제주도 일주일 살기는 내가 운영하는 한달살기 숙소에서 늘 청소만 하고 가는 집사 우렁색시가 아니라 나도 손님들처럼 세모난하우스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물론 한때는 제주도민으로 2년반의 시간을 살았지만, 그건 제주 세모난하우스에서 살았던건 아니었으니까. 나도 세모난하우스의 진짜 집주인처럼 살아보고 싶었다. 그래야 손님을 더 잘이해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의외로 외로움도 많이타고 무서움도 잘 느끼는 탓에 혼자 살아보기는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주변 지인들에게 제주도에 일주일 살기하러 가는데 같이 가겠냐며 물어봤다. 그 중 이웃 블로거님이 흥쾌히 가시겠다고 하여 일주일 살기의 첫 스타트는 이웃 블로거님과 함께 시작을 할 수 있었다.


나는 일기예보에 민감한 편이 아니다. 아니. 다시 말하자면 민감하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 이유는 여행가이드인 내가 일기예보에 민감해서 내 기분이 좋았다 안좋았다 한다면, 손님들에게 피해가 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려 한다. 그래야 나를 만나는 사람들에게 긍정의 에너지가 전달될거라 믿기때문이다.


그리고 난 비교적 날씨 운이 좋은편이다. 신랑은 그런 나에게 날씨요정이라는 별명까지 지어주었다. 실제로 일기예보에서 100% 비라고 했어도 내가 여행을 가는 날에는 이동할때만 비가 내리고, 여행지에 도착하면 비가 멈추는 일을 많이 경험했다. 그래서 일기예보를 100% 믿지 않는다.


실제로 나는 비가 오는 날도, 눈이 오는 날도 좋아한다. 비가오면 비가 오는데로 운치가 있고, 눈이 오면 동네 강아지마냥 신나게 뛰어다닌다.


이번에 이웃 블로거님과 제주여행을 계획한 날들도 일기예보가 흐림 아니면 눈 또는 비였다. 그래서 이웃 블로거님은 일기예보를 실시간으로 보며 나에게 날씨가 좋지 않다며, 본인은 제주에 올때 늘 날씨가 좋지 않아서 속상했다고 한다.


그런데 실제로 일기예보에 해가 쨍쨍한 날은 없었고 눈 또는 비였다. 첫날 숙소인 세모난하우스에 왔을때 엄청난 강풍이 불었다. 그래서 잠을 잘때 윙윙거리는 바람소리로 중간중간 잠에서 깼고, 창문이 어디가 열린건 아닌지 신경이 쓰였다. 강풍으로 집은 살짝 흔들거린다는 느낌까지 받을 정도로 강풍이 정말 심했던 날이었다.


역시나 우리여행의 제대로 된 첫날(실제로는 둘째날이다). 제주의 날씨는 변화무쌍했다. 부슬비처럼 비가 내렸다가, 갑자기 우박이 뺨을 빼렸고, 그러다가 다시 파란 하늘이 살짝 보였다. 이런 다이나믹한 날씨가 계속 반복됐다. 마치 타임랩스를 보는것처럼 빠르게 날씨가 변했다. 정말 재미있고 신기할정도로. 제주에 살면서도 실시간으로 날씨의 변화를 눈으로 확인한 적이 없었다.



분명 같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내가 찍은 사진은 한 날 한 시라고 믿을 수 없는 사진들이었다. 날씨가 우리의 여행을 심통부리는것처럼 파란 하늘이 보여 사진을 찍고 있으면 갑자기 흐린 하늘로 바꾸어놓고 우박을 마구 쏟아부었다. 가만히 서있을 수조차 없을정도로 심한 강풍에 우박은 내 얼굴을 가차없이 마구 때렸다. 결국 포기를 외치고 실내로 들어오면 다시 파란하늘! 이건 너무하쟎아!



그렇게 잊을 수 없는 제주 날씨의 추억을 만들어준 날이었다. 아마도 이날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기억에 오래 남을것 같았다. 분명 이날은 하늘의 감정 컨디션이 안좋은 날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평소보다 이르게 일정을 마치고 돌아와 치킨 배달을 주문하고 숙소에서 빔프로젝트로 분위기 있는 영상과 함께 제주 맥주로 마무리를 했다. 그리고 그날 밤은 하늘도 피곤했던지 강풍이 잠잠해지고 조용한 밤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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