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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희 Aug 13. 2019

경술국치
1910년 8월 29일을 기억하자

유일하게 인정했던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하던 날 나는 정치와 뉴스에 눈과 귀를 닫아 버렸다.

더 이상 보고 듣고 싶지 않았다.

절망했었다.


더 이상 절대 달라질 수 없다는 현실을 인정해야 했었다.

희망을 잃어야 했다.


길고 긴 오천 년의 역사 속에 우리의 정치인들은 당파와 파벌을 가르고 서로의 이익과 명분을 위해 치열하게 싸워왔다.

나라를 위해 백성을, 국민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익을 위해 벌여대는 정치 싸움과 당쟁에 조용할 날이 없었다. 


결국 나라를 잃어야 했다.


대한 독립만세를 외치던 그날 그 광복절 8월 15일에도 

우리는 우리 스스로의 힘이 아니라 결국 2차 세계대전에 일본이 패배함으로써 독립을 했다.

가쓰라태프트 밀약의 수치를 겪었고,

경술국치를 눈뜨고 보아야 했고,

나라의 국모가 궁궐 안에서 자객들의 칼에 난자당하고 시신마저 불태워졌다.

일제의 지배하에 있었던 긴 세월 동안 개화의 명분 아래

일본의 개 노릇을 하며 사리사욕을 채우기 위해 눈이 벌갰던 친일파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그들의 이름은 "매국노"였다.

조선을 여행하는 외국인들에게 아무 쓸모도 없는 "기생충"이라고까지 불렸던 양반들이 

나라를 팔았던 매국노들이, 기생충들이 

결국 자신들의 재산을 지키고 또 살아남았다는 것이 진실이다.


사실 우리는 진정한 독립을 한 것이 아니었다.


독립은 했으나 가짜 독립이었다.

월세보다 받아내기 쉽다는 방위비 분담금을 내고도 조롱을 당해야 하는 

이 나라는 아직도 힘이 없다.


척왜를 외치면 분연히 일어섰던 의병들도 

독립운동을 위해 만주로 갔던 뜻있는 사람들도

사할린으로 만주로 머나먼 이국까지 쫓겨가야 했던 

인간의 존엄성이란 존재하지 않는 잔혹한 고문을 당하고 죽어가야 했던 수많은 생명들..

그들 모두에게 힘없는 우리는 지금 부끄러워해야 한다.  


그리고 세월호가 절망의 바다 깊은 곳에서 끌어올려진 날

다시 희망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작은 변화가 시작되었고 촛불 아래 우리는 하나가 되었었다.

IMF 때에도 아이들의 돌반지까지, 집안의 금붙이들을 나라를 살리기 위해 우리는 한마음이 되었었다.

지금 우리는 스스로 NO JAPAN을 외치며 불매운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인들은 여전히 달라진 것이 없다. 

말도 되지 않는 망언들과 신당 창당, 계속되는 계파 싸움들...

오천 년.. 아니 오백 년 조선의 당쟁들만 생각해도 이제 그만할 때가 진즉 지나지 않았을까?


우리가 망국을 해야 했던 그때,

기생충이라 불리던 양반들이 백성의 피를 홉혈귀처럼 쭉쭉 빨아대던 그때

친일파들이 세상이 바뀌고도 다시 득세를 하고 권력을 잡았던 그날에도 

세상은 바뀌지 않았었다.


우리가 독립을 했다고 생각하고 기뻐했을 때도

우리는 진정한 독립을 한 것이 아니었다. 

이름만 바뀐 세상을 살아온 것이다.


지금 우리가 뽑은 대통령이 

아베의, 일본의 만행에 이성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고, 

트럼프의 말도 안 되는 말들을 들어야 하는 우리는 

이 나라는 여전히 힘이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우리를 대신에 일본에 대응할 때

우리도 다시 분연히 일어나야 한다.

강해지기 위해서 말이다.


의병들처럼

독립운동가들처럼

5.18 때처럼

촛불시위 때처럼

우리 다시 힘을 모아 진짜 독립을 위해

우리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우리는 진짜 독립을 이루어야 한다.

다시는 힘이 센 나라들에 좌지우지되지 않는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친일파와 

정쟁으로 나라를 잃고도 스스로의 사리사욕만 채우는 정치인들을 믿지 말자.

우리 스스로 힘을 모아 분연히 일어서자.



진짜 독립을 이루는 그날까지 

우리의 역사를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하며

이 나라 5000년의 역사에 부끄럽지 않게

우리 일어서자.

스스로 우뚝 서서

이역만리에서 독립운동을 하던 그 마음으로

만주로 사할린으로 강제 이주를 해야 했던 그 뼈아픈 마을을 되새기고

우리의 언니, 동생, 딸을 위안부로 보내야 했던 그 절망을 기억하고

강제 징용과 위안부를 부끄러워했던 그 마음을 수치스럽게 여기고

우리 다시 우리 스스로의 진짜 독립을 위해 

분연히 일어서자.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작은 것이라도

우리는 해야 한다.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서 말이다.

잔혹하게 죽음을 당했던 우리의 어머니들을 위해

독립운동을 위해 만세를 한번 외치고 이름 없이 사라졌던 우리의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우리는 꼭 싸워야 한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라는 말을 잊지 말자.


진정한 독립과 

일본의 반성을 위해 

강대국들의 저 파렴치한 말들에 더 이상 조롱을 당하지 않도록 

우리 힘을 키우자.

우리의 역사를 잊지 말자.



우리 일어나서 다 같이 한마음으로 진정한 독립을 이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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