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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나만의 피트니스 철학 만들기

몸을 바꾸는 여정, 결국 나를 만나는 일

by Rana


9-1. 나는 왜 운동을 시작했는가?


인생 전반기의 많은 부분이 아버지때문에, 어머니때문에, 계모때문에 그리고 계모의 남편 때문에, 다시 내 아버지때문에 힘들었다. 내 인생은 그들에 의해서 이리 저리 흔들리고 있었고 나는 그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아둥바둥거리다 숨이 목구녕을 꼴닥꼴닥 넘어갈때 승진한다는 사무관이 48세에 되었다.


이제 비로서야 큰 산을 넘었구나 싶어 앞으로는 평안하게 살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한 발을 떼기 힘든 번아웃이 왔고 도살장에 끌려가는 황소와 같은 마음으로 하루 하루를 겨우 버티고 있었기에 앞으로 남아있는 날들을 다시 열정적으로 살 자신이 없었다. 그리고 내 삶 전반전은 부모님에 의해서 도둑맞어버린 느낌이라 아버지와 어머니에 대한 원망과 내 삶 전체에 대한 회의로 가득했다. 가슴에 가득한 분노는 배출구를 원하고 있었고 그때 살기위해서 시작한 것이 글쓰기였고 친구를 통해 알게된 마음공부였다.


아주대학교 이성엽 교수님과 하는 마음공부에서 몸과 마음과 정신은 하나라고 가르친다.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기에 좋은 그릇에 건강한 마음과 정신이 담길수 있는 것이었다. 당시 읽고있던 책에서도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는 변화를 원하기에 하는 것이고 가장 확실한 변화는 환경을 바꾸는 것이고 그럴수 없다면 외모를 바꾸면 나를 알던 사람들이 나를 새로이 보게 된다는 하였다.


인생 후반기를 위해서 하고 있는 공부는 5년이 될지 10년을 공부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고, 대구시 공무원이 대구시를 떠날수도 없었고,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가장 접근 현실화시키기 쉬운것이 외모를 바꾸는 것이었다. 그래서 웨이트 경험도 없으면서 바디프로필 100일 챌린지에 등록을 하였다.



















9-2. 체중 감량이 아니라 '자존감'과 '삶의 중심'을 되찾기 위해 시작한 운동


일주일에 PT 4번~5번, 한번 할때 웨이트 1시간 이상, 유산소 40분이상을 하면서 생전 처음 근육운동이라는 것을 하였다. 처음에는 짐에서 제공하는 반팔, 반바지 운동복을 입고 하다가 한달이 지나고 두달이 되니 레깅스에 탱크탑으로 복장이 바뀐다. 그리고 시작된 식단과 함께 세째달이 되니 드디어 조금씩 근육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 조금씩 보이는 근육이 얼마나 운동에 집중하는데 도움이 되는지 모른다.


그 작은 변화를 붙잡고 거울에 비친 나를 보면서 계속 운동에 집중하였다. 그리고 보수적인 조직인 공직사회에서 사무관이 바디프로필을 찍었을 경우 조직내외부에서 나올수 있는 비난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는 절대적으로 내 몸이 근육 덩어리로 갈라져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내 몸매를 자랑할려고 운동을 시작한 것이 아니라 근육을 만들기 위한 내 땀과 인고, 그리고 헌신을 바디 프로필을 통해서 보여줘야 한다.


내가 보여주려는 아름다움은 신체적 아름다움을 보여준다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이 얼마나 가치있고 멋진 사람인가를 가치 재평가 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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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 변화를 견디는 사람만이 변화를 얻는다.


사람들은 내가 대회가 끝났다고 하니 이제 운동안해도 돼? 이제 식단 안해도 돼? 라고 묻는다. 매번 질리도록 묻는 그 질문에 처음에는 화가 났다. 그럼 대회 끝났다고, 바디프로필 찍었다고 운동을 안해? 식단을 그만둬? 그럼 다시 운동전 돼지로 돌아가란 말인가? 그게 원래의 나였던 것처럼?


그러나 지금은 화내지 않는다. 대신 이렇게 말한다. 힘들게 몸 만들었는데 최대한 유지해야지, 식단을 하는게 아니라 건강한 음식을 먹으려는 거야 라고.


내 옆에 있는 김팀장이 오후 출출할 시간때가 되면 달달한 주전부리를 들고 나를 보면서 "임팅장 이거 못먹겠네?" 라고 말하면 나는 웃으면서 "나는 그런거 안먹지"라고 말한다. 그러면 김팀장은 이내 샐죽해져서 자신의 입에 넣을까 말까 주저하는 모습으로 간식을 먹는다.


매일 있는 건강한 식습관을 무너뜨리는 유혹에 이제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운동하기 싫을때에도 나도 모르게 퇴근길 내 애마는 짐으로 향한다. 그리고 두시간동안 땀을 뿌리고 나서의 성취감에 중독되어 간다.


모든 것은 단순함의 반복이다. 내가 원하는 것을 하기위해서 지금의 불편함을 거쳐야만 한다. 매일 반복되는 선택의 전쟁을 습으로 만들어야한다. 실패해도 다시 일어서는 사람만이 끝까지 갈수있고 변화를 쟁취하게 된다.





9-4. 나에게 맞는 리듬, 유연성을 가져라


운동은 계획대로만 되지 않는다. 이상적인 루틴은 아침 5시에 일어나 공복 유산소를 돌리고, 출근 전 웨이트를 하고, 클린식으로 세끼를 챙겨 먹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매번 다르다. 회식이 갑자기 생기고, 야근으로 퇴근이 늦어지고, 생리 주기에 따라 몸이 붓거나 무기력해진다. 그래서 처음부터 완벽한 루틴을 고집하지 않았다. 대신,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기준으로 유연하게 일정을 바꿨다. 이 유연성이야말로 지속 가능성을 만드는 힘이었다.


초기에는 주변의 루틴을 따라 하려 애썼다. 새벽 운동이 좋다니 나도 새벽에 일어났고, 공복 유산소가 지방을 더 잘 태운다기에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실내 유산소를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나는 그 방식때문에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이 나에게 맞지 않음을 깨달았다. 내 생체리듬은 아침형이 아니라 저녁형이었고, 새벽 운동은 오히려 하루 전체의 피로감을 끌어올렸다. 결국 나는 일과를 마치고 저녁에 짐에 가는 것으로 루틴을 바꿨다. 그때부터였다. 운동이 부담이 아닌 기대가 되기 시작한 건.


주말에만 운동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녀는 평일엔 도저히 시간이 안 난다며 토요일과 일요일, 이틀에만 집중적으로 운동했다. 나 같으면 ‘그게 효과가 있을까?’ 싶었지만 몇 달 뒤 그녀의 허리는 잘록해졌고, 어깨는 단단해져 있었다. 반면 또 다른 직장인은 퇴근 후 매일 20분, 짧고 굵은 홈트를 3개월간 꾸준히 했고, 그 결과는 놀라웠다. 중요한 건 길이가 아니라 ‘꾸준함’이었다.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시작한 이들의 변화는 나에게도 큰 영감을 줬다.


나는 결국 ‘정답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타인의 방식은 참고가 될 수는 있지만, 그대로 가져다 쓰면 오히려 스트레스가 된다. 운동이 습관이 되기 위해서는 내 삶에 맞는 리듬을 찾아야 했다. 나는 출장을 가는 날엔 호텔 방에서 맨몸 운동을 하고, 생리 전 일주일은 스트레칭 위주로 바꾸고, 야근이 있는 날은 아예 쉬거나 걷기만 했다. 그 대신 다음 날엔 더 집중했다. 중요한 건 ‘지속’이지 ‘완벽’이 아니라는 것. 유연한 루틴은 나를 오래가게 하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다.





9-5. 내가 새롭게 만든 나, 그리고 다음 단계


처음엔 외모를 바꾸고 싶어서 운동을 시작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전혀 다른 이유로 헬스장에 가고 있었다. 퇴근 후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무게를 올릴 때마다 느껴지는 성취감, 그리고 나만의 음악을 들으며 땀을 흘리는 그 시간이 주는 감정적 안정. 그것은 일종의 ‘정화 의식’이었다. 나에게 운동은 이제 더 이상 목표를 향한 수단이 아니라, 하루를 잘 살아냈다는 증표이자 나 자신을 돌보는 행위가 되었다. ‘이제는 멈출 수 없다’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알게 되었다.


몸이 바뀌면서 삶의 태도도 달라졌다. 외부로부터의 평가에 휘둘리던 내가 이제는 내 기준을 만들고 있었다. 체중계 숫자보다 거울 속 나의 눈빛을 더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고, 남들과 비교하기보다 나 자신의 어제와 오늘을 비교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운동을 통해 내가 찾은 가장 큰 선물은 ‘존재감’이었다. 남들이 뭐라 해도 나는 나를 알고, 내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고, 그걸 증명할 수 있다는 자긍심이 생겼다.


그런 나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바디프로필이었고, 그다음에는 피트니스 대회였다. 지금은 생활체육지도사 자격증 준비를 하며, 언젠가는 운동을 삶의 기술로 사람들에게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꼭 전문가가 되지 않더라도, ‘나이 들어도 이렇게 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살아 있는 증거가 되고 싶다. 그리고 내 경험이 누군가에게 작은 용기를 줄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 여정은 충분히 의미 있다.


나는 이제 나만의 피트니스 철학이 생겼다. “몸은 나의 태도이고, 운동은 나를 지키는 일이다.” 이 철학을 되새기며 나는 오늘도 내 삶을 걷는다.


어떤 날은 게으르고, 어떤 날은 눈부시지만, 그 모든 날들이 모여 결국 ‘나’를 만들어간다. 운동을 통해 나는 내 삶을 다시 디자인하고 있다. 그리고 그 디자인은 점점 나다워지고 있다. 운동이란 결국, 몸을 넘어 삶의 언어라는 것을 나는 지금, 내 근육과 땀으로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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