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보텔 강남 부총주방장, 남기천 셰프
안녕하세요. 저는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강남에서 부 총주방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남기천입니다.
노보텔 강남, 이비스 수원, 쉐라톤 디큐브, 메이필드, W 워커힐 등 호텔 주방에서만 30년 가까이 일하며 호텔리어로 살아왔습니다.
20대 후반, 프랑스 유학을 계기로 양식 요리사의 길을 본격적으로 걷게 되었고요.
그 시절엔 모든 게 새롭고 재미있었죠. 사실 지금도 여전히 재미있답니다.
그리고 파리에서 만난 메이크업 유학생이 지금은 제 아내이자, 네 아이의 엄마입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지금의 삶, 그 무엇보다 값진 보물이죠.
조리학과 졸업 후, 첫 직장이 인생의 큰 전환점이었어요.
청담동의 퓨전 레스토랑 “Xian”, 아시안 & 프렌치 레스토랑이었죠.
그곳에서 프랑스 요리에 매료되어 유학을 결심했고,
2년간 일하며 모은 돈으로 파리의 *르 꼬르동 블루(Le Cordon Bleu)*에서 요리를 배웠습니다.
지금 돌이켜봐도, 그 시절의 저에게 “잘했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당연하죠.
같은 직장 선배의 추천으로 에스코피에 협회를 알게 되었고,
그 모임은 지금도 저에게 큰 자부심입니다.
요리 인생의 선배님들, 그리고 동기와 후배들과 함께하는 그 열정의 장,
특히 최수근 관장님과 함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항상 감사함을 느낍니다.
하나만 꼽긴 참 어렵네요.
매 시즌마다 메뉴를 개발하고, 그에 대한 피드백을 받는 게 제 일이니까요.
그래도 크리스마스 스페셜 메뉴 중 하나였던 스타터가 유독 기억에 남아요.
화려하진 않아도, 진심을 담아 만든 메뉴는 언제나 특별합니다.
‘더불어 사는 삶’을 체감한 시간이었죠.
봉사활동을 통해 장애우 분들을 만나고, 그분들에게 도움이 되었던 경험이
제게도 큰 위안과 기쁨이 되었습니다.
요리로 누군가를 돕고, 웃게 만든다는 것, 그게 가장 가치 있는 순간이 아닐까요?
좋은 요리사는요,
좋은 재료로
좋은 마음을 담아
좋은 사람에게
좋은 경험을 선물하는 사람입니다.
그게 바로 요리사의 본질이자, 제가 매일 다짐하는 기준이에요.
많이 내려놓고, 많이 비우려고 해요.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무엇보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즐겁고 따뜻한 일상을 누리는 게 제일 큰 행복입니다.
� 이 글은 한국 에스코피에 제자회 인터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다이닝주연 김동기, 음식칼럼니스트 paychey@naver.com]
'한국 에스코피에 제자회'
에스코피에 제자회(Disciples d'Escoffier)는 프랑스 요리의 거장 오귀스트 에스코피에의 철학과 전통을 계승하고자 1954년에 설립된 국제 요리 단체입니다. 한국 대표단은 1990년 최수근 경희대 교수가 설립한 한국 에스코피에 요리연구소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조우현 명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