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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열매

by 안신영

수년 전 숲길을 걸으며

그가 말했다.

"이건 무슨 나무 열매야?"

"....?"


보라색 열매

달랑 하나 달려 있는 나뭇가지

초겨울 잎은 다 떨어져 빈 가지인데

어떻게 알 수 있나?


"숙제야. 찾아서 알려줘."

집에 돌아와 나무사전을 펼쳤다.

첫 페이지부터 보라 열매를 찾는다고

책장을 넘겨 반나절이 지나는데

"나, 여깄어요~"하며

쉽게 나타나지 않는다.

열매는 대부분 검붉거나 까맣다.

도대체 무슨 나무야?

궁금증에 나무 책을 놓지 못한다.

결국엔 발견하고 그 이름에

조금은 의아했다.


좀작살나무!

나뭇가지가 작살 모양으로 나 있어서

작살나무. 모양이 작아서 좀 작살나무.

올해 유독 가는 곳마다

작살나무가 풍년이다.

여기도, 저기도 좀작살나무.

공원 길마다 조경수로 자리매김했다.

빛깔 고운 열매가 풍성하다.


누군가와 소중했던 시간은

오랜 세월이 지나도 함께 함으로

가슴에 남아 열매 하나의 추억은

볼 때마다 소복한 그리움처럼 되살아 난다.


*photo by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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