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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가만한 당신 Aug 23. 2023

2023년 회고를 미리 준비합시다.

회고(retrospect)란 무엇인가. 

라틴어로 뒤를 의미하는 retro와 '본다'는 의미의 spectare가 합쳐진 단어이고, 

국어사전에서는 '뒤를 돌아다봄', '지나간 일을 돌이켜 생각함'으로 정의하고 있다. 


지나간 일을 돌아보는 일은 자주 후회나 아쉬움으로만 점철되는 데 그건 사실 회고가 아니라 반추에 가깝다.

국어사전에서 반추는 '어떤 일을 되풀이하여 음미하거나 생각함. 또는 그런 일.'로 정의된다. 


사전 상으로는 별반 다르지 않은 단어이지만, 적어도 심리학에서는 반추(rumination)를 부정적인 순환적 사고,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걱정이나 우울함으로 간주한다. 

일상적으로도 반추는 보통 부정적인 맥락에서 사용되고, 회고는 정제된 회상 행위 정도로 사용되는 것 같다. 


과거를 돌아보는 일이 '그랬어야 하는데', '그때 좋았지' 식의 반추에 그치지 않으려면 회고의 목적과 방법을 명확히 해야한다. 무엇을, 어떻게 회고할 것인지, 회고의 목적이 무엇인지, 회고를 통해 내가 무엇을 얻고 배우고 싶은지를 말이다. 


대학원 시절, 동기 선생님의 영향을 받아 꽤 구조화된 회고를 매년 해오고 있었다. 최근 회고와 관련된 글을 읽고 올해를 어떻게 회고할 지를 미리 정리해두려고 한다.





「회고, 똑똑하게 때와 상황에 맞게 골라하자!」에서 여러 회고의 형태를 제시하고 있는데, 그 중 나에게 적용해봄직한 두 가지를 가져왔다. 

(출처) https://jiyu0719.medium.com/회고-똑똑하게-때와-상황에-맞게-골라하자-42b57ae17a4a 


해당 글은 개인적 삶에 대한 회고 또는 일/성취에 대한 회고로 주로 구분하고 있지만,

나는 현재 하는 일이 성과기반의 업무가 아닌데다, 개인의 삶에 대한 회고에 일하는 사람(worker)로서의 역할도 포함될 수 밖에 없을 것 같아 전자만을 갈무리했다. 


 1. 3Ls (Liked, Learned, Lacked)

(Source: A Scrum Master’s Strategy for Creating Your Own Personal Retrospective)

역할 나열하기: 자신이 맡고 있는 역할/분야를 나열하기

3Ls: 각 분야에서 잘한 것, 배운 것, 부족한 것을 적어보기
(What did I like? What did I learn? And what was lacking?)

반영: 이를 바탕으로 다음 주에 실천할 3가지 액션을 추가하고 실행하기

반복: 반복하기

예시

지금의 역할 뿐 아니라 내가 바라는 나의 역할까지 넣을 수 있겠다. 나의 경우라면, 글 쓰는 사람(writer)? 지금은 내가 그러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한다고 말하기는 누가 봐도 머쓱하지만, 역할 목록에 넣어둔다면 부족한 점(lacking)과 실천할 액션에 대해 고심하고 계획할 수 있으니까. 



2. The Power of a Personal Retrospective

(Source: The Power of a Personal Retrospective)  

What am I most proud of this year? | 올해 가장 자랑스러운 일은?

What am I most grateful for this year? | 올해 가장 감사한 일은?

What did I enjoy or energized me this year? | 올해 가장 즐겼던 일은?

What could have gone better? | 뭘 더 잘할 수 있을까?

What challenges did I overcome? | 올해 극복해낸 챌린지는(난관은)?

What lessons did I learn? How did I grow this year? | 올해 얻은 교훈은? 어떻게 성장했을까?

What did I say I was going to do but never did? | 하겠다고 해놓고 안한 일은?

What would I like to redo? | 다시 하고싶은 일은?

Where did I put my focus that did not serve me? | 내가 집중했지만 내게 도움이 되지 않았던 일은?

What do I want more of in my life? | 삶에서 더 하고 싶은 일은?

What do I want less of in my life? | 삶에서 덜 하고 싶은 일은?


2번의 경우, 매년 해오던 회고와 비슷한 형태다. 삶의 영역을 구분하고, 각 영역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질문을 만들어 스스로에게 던지고 답하는 것. 

"삶에서 덜 하고 싶은 일"을 묻는 것이 인상적이다. 늘 뭔가를 더 해야 한다고만 생각했는데.


그 동안 내가 던져왔던 질문은 이렇다.

가장 많이 성장했다고 느끼는 세 가지 

올 한해 나에게 가장 큰 변화를 준 사람들

나의 한 해를 다섯개의 키워드로 정리해보기

나의 역할에 충실했나? (가족, 직장, 친구 등)

올 한해 가장 잘했다고 생각하는  가지 

올 한해 가장 아쉬웠던 것 세 가지

내년에 가장 잘 해내고 싶은 것은?


올해의 회고를 위해 한가지 질문을 더한다면, 스스로 어떤 사람이었냐를 숙고하게 만드는 질문이면 좋겠다.

내가 지향하는 모습의 사람, 예를 들면 '다정하면서도 중심이 있는 사람'에 올해의 나는 얼마나 가까웠는지, 그렇다면 이유는 무엇인지, 멀었다면 어떤 면 때문이라고 생각하는지. 

그런 질문들이 나를 인간적 성숙으로 이끌지 않을까.




자신의 삶을 돌아볼 때 어떤 질문을 던지는가?

그 질문들을 통해 무엇을 회고하고, 무엇을 남기고 싶은가?

어쩌면 이 지점에서부터 우리는 회고를 시작하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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