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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철현 Sep 19. 2022

야, 너, 니가 보다는 소영이라고 부르고 싶어

바라보는 시점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 지금까지 쭈욱 야, 너, 니가라고 부르지 않고 이름이나 이름에서 따온 애칭으로 부르고 있다. 나보다 다섯 살이 어린 아내에게 단 한 번도 야라고 부 적 없다. 친구 사이도 아니고 연인 사이에야라는 말은 어딘지 모르게 매몰찬 느낌이 들어서였다. 너나 니가도 마찬가지로 딱딱하고 차가운 느낌이다.


반면에 이름을 부르거나 애칭으로 부르는 건 한결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겉으로 봤을 땐 단순 어감의 차이 같지만, 그 언어 속에 극명한 온도 차가 있다.


이름은 대개 장난식으로 부르는 편이고(이를테면 소영 씨, 하면서 어울리지 않는 사무적인 말투를 쓰는 식이다.) 대부분 애칭으로 아내를 부른다. 애칭은 말 그대로 친근하고 다정하게 부르는 표현이므로 서로를 아껴주는 이쁜 마음과 애정이 담겨있다.


나중에 나이가 많이 들어도 지금처럼 서로를 애칭으로 부르고 싶다. 여보나 당신도 좋지만 그냥 지금 부르는 다정한 애칭으로. 남들 보면 "저 할아버지 왜 래?" 하면서도 "왜 어때서. 보기 좋은데."라고 할 수 있도록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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