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의 두번째 로마
대학교 3학년이었던 스물두살. 배낭여행으로 왔었던 이 곳을 10살이 된 아들과 함께 다시 왔다. 세어보자니 15년도 지나버렸다.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트레비분수의 속설처럼 정말 다시에 로마에 왔다. 나의 첫 로마라 함은 로마로 들어가는 컴파트먼트 야간열차에서 서브가방과 카메라를 도난 당하고 (가지고 있던 현금과 카메라, 책과 여행노 트를 포함한 여행의 절반의 기간동안의 모든 기록들이 몽땅 사라져버렸다) 소매치기로 악명높은 로마의 테르미니역 경찰서에서 눈물콧물 흘리며 폴리스리포트를 작성하던 어린 날의 나를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고 그렇게 짠할 수가 없다. 우리 딸은 할 수 있다고 훌훌 털어버리고 멈추지 말고 남은 여행 무사히 하고 오라며 수화기 너머 용기를 건넨 엄마의 말이 큰 힘이 되어 포기하지 않고 여행을 이어갔고 그게 나의 터닝 포인트가 되어 주어 이렇게 두고두고 할 이야깃거리가 생긴 셈이니 그것또한 재산이며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그렇듯 로마는 나의 모든 순수했던 영혼이 송두리째 털려버린 기억만 선명했는데 두번째 로마는 모든게 사랑스럽기 그지없다. 눈에 비치는 세계는 누구와 어떻게 만나는가에 따라 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