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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천소년 Apr 07. 2023

저는 이렇게 휴식을 취합니다

잘 쉬는 기술, 클라우디아 해먼드

© ivalex, 출처 Unsplash


월요일 아침 조회 시간의 공기는 언제나 무겁습니다. 주말 잘 보냈냐는 저의 질문에 학생들의 반응은 신통치 않습니다. 금요일에 만났을 때보다 더 피곤한 얼굴로 고개를 푹 숙이고 있는 학생도 있습니다. 주말에는 좀 쉬지 그랬냐는 저의 말에 충분히 휴식을 취했는데도 피곤하다고 그들은 말합니다. 물어보지 않아도 그들이 어떻게 휴식을 취했는지 짐작이 갑니다. 아마도 그들에게 휴식은 스마트폰을 갖고 놀거나 엎드려 자는 것입니다. 사실 학생들뿐만 아니라 많은 어른들도 휴식이라고 하면 소파에 누워 휴대폰이나 TV를 보며 빈둥거리는 이미지를 제일 먼저 떠올리겠지요. 아니면 사람들을 만나거나 교외로 나가 활동적이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을 휴식이라 간주할 듯합니다.



푹 쉬었다고 하는데 왜 월요일이 되면 몸이 더 무거운 것일까요? 우리의 휴식 방법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주말에 어떻게 쉬어야 활기차고 에너지 넘치는 모습으로 월요일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까요? 아직 눈빛에 피곤함이 남아 있는 학생들을 보며 휴식 방법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과연 휴식에도 특별한 방법이나 기술이 있을까요? 저는 궁금한 게 있으면 책이나 강의를 통해 답을 구하는 편입니다. 어제 산책을 하면서 '잘 쉬는 기술(클라우디아 해먼드)'이란 책을 소개한 팟캐스트를 들었습니다. 책에서는 전 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고의 휴식 10'을 소개합니다. 책에서 소개한 잘 쉬는 기술 열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10위 나를 돌보는 명상

9위 텔레비전은 휴식 상자

8위 잡념의 놀라운 능력

7위 목욕이라는 따뜻한 쉼

6위 산책의 확실한 보상

5위 아무것도 안 하기

4위 음악을 듣는 기쁨

3위 혼자 있는 시간의 힘

2위 자연에서 얻는 회복력

1위 책을 읽는 시간

잘 쉬는 기술, 클라우디아 해먼드, 웅진지식하우스


수면만큼 중요한 것이 휴식 시간입니다. 저자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과 협업해 2년 동안 135개국 1만 8천 명을 대상으로 휴식을 주제로 한 연구와 실험을 했습니다. 잠깐 10위부터 1위까지 리스트를 살펴 보면 10위가 명상이고, 6위가 산책, 4위가 음악 감상 그리고 1위가 독서입니다. 독서가 1위라니 조금 놀랍기는 하네요. 1위부터 10위까지의 휴식 방법에 대해 과학적으로 때로는 인문학적으로 잘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반갑게도 열 가지 잘 쉬는 기술 중에 제가 주로 쓰는 휴식 방법이 네 가지나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는 주로 '독서, 음악 감상, 산책, 목욕'을 하며 휴식 시간을 즐기고는 합니다. 오늘은 평소 제가 휴식을 취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할까 합니다.



열심히 살았던 이유


저는 4년째 주말부부로 지내고 있습니다. 1주일 중 나흘이나 퇴근 후 혼자만의 자유 시간을 누리고 있습니다. 3대가 덕을 쌓은 주말 부부라며 짖궂게 놀리는 동료도 있습니다. 어쨌든 보통의 아이 아빠들보다 훨씬 더 여유 시간을 갖게 된 것도 사실입니다. 결혼 후 아버지가 된 저는 아들에게 멋지게 살아가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 보니 그 욕망과 마주하게 되었죠. 멋진 아빠가 되기 위해서는 저의 일 앞에서부터 당당해야 하겠더라고요. 교사가 맡은 가장 중요한 일은 수업입니다. 수업에는 교사의 삶이 녹아 있습니다. 저의 직간접적 경험이 풍요로워야 저의 수업과 아이들의 배움 역시 풍성해집니다. 자신의 삶을 정성스럽게 챙길 수 있는 교사가 좋은 수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신을 아끼고 돌보기로 했습니다.



일상 루틴 - 마이루틴 앱


변화를 다짐한 이후 대구에서 혼자 지내는 주중의 일상부터 바꾸었습니다. 퇴근 이후의 시간을 저를 돌보고 성장할 수 있는 시간으로 계획하고 실행해 나갔습니다. 조금 무리이다 싶을 정도로 많은 루틴을 잡아 놓았습니다. 저는 주로 아침 8시에 출근해 저녁 7시에 퇴근합니다. 출근 전과 퇴근 후의 시간을 활용해 독서, 블로그 포스팅, 인스타그램 글쓰기, 영화 '인턴' 대사 쉐도잉, 감사 일기 작성, 달리기, 헬스장에서 근력 운동하기 등의 루틴을 수행합니다. 미세먼지가 심하거나 비가 내려 달릴 수 없는 날 정도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루틴을 매일 하고 있습니다. (아! 약속이 있는 날은 최대한 새벽 시간을 활용해 최대한 많은 루틴을 미리 해 놓으려고 합니다.)


왜 이렇게 빡빡하게 퇴근 후 스케줄을 계획했냐고요? 일상을 느슨하게 놓았을 때의 제 자신을 믿을 수 없었습니다. 저는 고등학교 입학 후부터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 줄곧 혼자 지냈습니다. 결혼 전까지 늘 혼자 살았습니다. 누군가의 간섭이나 시스템의 도움 없이 자신을 관리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일찍부터 깨닫게 되었죠.


특히 나쁜 습관은 금방 일상이 되어 버립니다. 부끄럽게도 결혼 전에는 거의 매일 술을 마셨습니다. 외로워도 술을 찾았고, 심심해도 술을 찾았고, 짜증 나는 일이 있어도 술을 찾았습니다. 정신적인 허기를 배고픔으로 인식한 저는 술과 함께 배달 음식도 자주 시켜 먹었지요. 술을 통해 부정적인 감정을 쉽게 달랠 수 있다는 것을 학습한 저는 조금만 힘들어도 퇴근길 편의점에 들러 술과 삼각김밥, 컵라면, 참치 등을 샀습니다. (불편한 편의점에서 매일 혼술을 하는 아저씨가 등장하는데요. 딱 저의 30대 초반 모습이었습니다.) 주말부부가 결정되고 두려웠습니다. 가족과 떨어져 혼자 지내는 외로움에 함몰되어 예전처럼 매일 술을 마실까 봐 걱정이 되었습니다.


혼술을 막아야겠다는 의지로 스스로를 타이트한 스케줄 안에 집어넣었습니다. 이제는 아무것도 안 하는 것을 못 견디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열 가지 휴식 기술 중 5위가 '아무것도 안 하기'입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 때리며 가만히 있는 시간이 너무 아깝습니다. 저는 계속해서 부지런히 무언가를 하기를 원합니다. 설거지나 청소를 할 때에도 팟캐스트 방송을 듣거나 영어 문장을 외웁니다. 횡단보도에 서서 기다릴 때도 발뒤꿈치를 들거나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스쾃을 합니다. 다행인 점은 지금까지 루틴을 수행하며 크게 슬럼프에 빠진 적이 없다는 것입니다. 일단 가족과 함께하는 방학이 되면 기존 루틴의 절반을 생략했고, 보름에 한 번 정도는 게으름을 피우며 스스로에게 탈출구도 제공했습니다. 무엇보다 번아웃 없이 3년 이상 꾸준히 읽고 쓰고 달리는 삶을 살 수 있었던 비결은 중간중간 휴식을 잘 취했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휴식이 일의 효율을 더욱 올려주고 꾸준히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줍니다. 그럼 앞서 언급한 저의 휴식 방법 네 가지를 차례대로 소개하겠습니다.



저의 쉬는 기술을 소개합니다

© roadtripwithraj, 출처 Unsplash


저의 첫 번째 휴식 기술은 '독서'입니다. 사실 독서가 최고의 휴식 기술 1위라는 사실에 조금은 놀랐습니다. 솔직히 독서가 편한 활동은 아니지 않습니까. 글을 읽고 이해하는 것은 쉴 새 없이 머리를 굴려야 하고 집중력을 요구하는 활동입니다. 솔직히 휴식보다는 일에 더 가깝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저는 '자기혁명'이라는 다소 무거운 사명감을 갖고 전투적으로 독서에 임했거든요. 세상의 인정을 받은 훌륭한 책을 빨리 읽고 더 많이 내면을 채우고 싶었습니다. 남은 세월에 비해 읽어야 할 책이 많다는 점이 야속하게 느껴질 지경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느새 독서가로서 3년을 살았습니다. (매년 100권의 책을 읽고 50편 이상의 서평을 쓰는 사람이라면 스스로를 독서가로 칭해도 되겠죠?^^;;) 처음에는 똑똑하고 지혜로운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목표를 갖고 책을 읽었는데요, 어느 순간 책을 읽는 행위 그 자체가 즐거워지더라고요. 물론 책보다 영상의 유혹이 워낙 강하기 때문에 독서에 어느 정도의 강제성과 습관은 필요합니다. 하지만 자투리 시간이 생길 때마다 틈틈이 책을 꺼내는 것을 봐서 독서는 분명히 휴식이 맞습니다. 책상에 앉아 폼을 잡은 후 앞으로 몇 시간 동안 책을 읽겠다는 목표의식으로 독서에 임하는 시간보다 그냥 여유 시간이 생겼을 때 틈틈이 책을 읽는 시간이 훨씬 더 많습니다. 여행이나 휴가 때도 읽을 책을 꼭 챙기지요. (지난 나고야 여행 때도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 산문집을 가방에 넣어 갔습니다. 그리고 나고야 전철 안에서 여유가 생겼을 때 그 책을 꺼내 읽었지요.^^)


다른 사람이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경청한다는 마음으로 책을 읽다 보면 왜 독서가 일이 아닌 휴식에 가까운지 알 수 있습니다. 이야기를 싫어하는 사람이 없듯이 책 속 스토리에 몰입하면 꽤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읽기와 쓰기를 병행하는 입장에서 글로써 제 안에 있는 것을 표현하는 것보다는 책을 읽는 행위가 훨씬 더 편하게 느껴집니다. 쓰기보다는 읽기가 휴식에 조금 더 가깝습니다.


책을 읽게 된 저는 취미 생활을 필요로 하는 선배에게 독서를 추천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눈 건강이 좋지 않아 종이책을 부담스러워했습니다. 다행인 것은 요즘 시대에 종이책도 있지만 '밀리의 서재'나 '윌라'와 같은 오디오북도 있다는 점입니다. 선배는 오디오북을 들으며 산책하는 것이 혼자서 즐길 수 있는 최고의 즐거움이라며 새 취미 생활을 만족해하고 있습니다. 그를 만날 때마다 최근에 어떤 책을 읽으셨냐는 질문부터 합니다. 그는 근래 힘든 일이 발생했을 때 독서를 통해 현실로부터 잠시라도 거리를 둘 수 있었다고 합니다. 독서를 통해 고민과 걱정으로부터 멀어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에너지를 비축할 수 있었죠. 이렇게 독서는 힘을 비축할 수 있는 최고의 휴식 중 하나입니다.


독서가 최고의 휴식 방법 1위라고 밝혀진 만큼 이제 책과 조금은 친해져 보는 것이 어떨까요? 지하철에서 스마트폰 대신 책을 꺼내 읽거나, 하루의 시작이나 끝에 책을 읽거나, 혹은 산책을 하며 오디오북을 통해 책을 듣는 방법 등을 추천해 드립니다. 휴식의 방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잘 쉬는 기술'이란 책을 읽는 것부터 최고의 휴식이 될 것입니다.



독서 및 음악 감상 전용 의자 / 마셜 스피커 / 스피커 전용 스마트폰


두 번째 휴식 기술은 '음악 감상'입니다. 사실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온몸이 천근만근입니다. 씻지도 않고 일단 침대에 눕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단 손부터 씻고 운동복으로 갈아입은 다음 저의 전용 의자에 제 몸을 집어 넣습니다. 저의 전용 의자는 문유석 작가가 '쾌락 독서'라는 책에서 독서하기 좋은 의자로 소개한 헬리녹스 선셋체어홈입니다. 의자 옆에는 작년에 구입한 마셜 스피커가 있습니다. 마셜 스피커 옆에는 스피커 전용으로 사용하는 스마트폰 공기계가 있습니다. 퇴근 후나 운동 후에 저는 유튜브를 통해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가만히 앉아 휴식을 취합니다. 가만히 의자에 기대 클래식이나 뉴에이지 음악을 주로 듣습니다. 20분 정도 음악을 듣고 있으면 가만히 앉아 있어도 몸과 마음이 모두 충전됩니다. 그럼 헬스장에 가서 근력 운동을 하거나 바깥으로 나가 달리기를 할 수 있는 힘과 의욕이 다시 생기지요.


운전할 때 듣는 음악도 있습니다. 사실 엑셀을 밟았다 떼었다, 브레이크를 밟았다 떼었다 해야 하는 운전은 단순노동에 가깝습니다. 저의 경우 주말부부로 인해 매주 주말마다 8시간 가까이 운전을 해야 하는데요. 운전 시간을 평소에 듣지 못하는 음악 감상 시간으로 활용합니다. 올해는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해당하는 노래들을 차례대로 들으며 운전 시간을 휴식과 힐링의 시간으로 치환하고 있습니다. (노래를 들으며 동시에 노래를 부르는 것 또한 혼자 운전할 수 있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취미 생활이자 휴식입니다.)


또한 음악 감상은 학생들과 함께 누릴 수도 있습니다. 매일 10분씩 아침 독서 시간을 갖습니다. 독서 시간 전에 교실에 미리 들어가 책을 읽으며 듣기 좋은 경음악을 틀어 놓습니다. 힘들게 정해진 시간까지 학교에 오느라 고생한 반 아이들에게 담임이 주는 작은 선물입니다. 음악을 통해 조금이라도 그들에게 휴식과 힐링의 시간을 주고 싶습니다. 하지만 자신이 주도적으로 선택한 음악이 아니라면 음악 감상은 휴식이 아닌 고통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음악 선택권을 주었습니다. 음악 담당 학생이 늦게 올 경우에는 제가 음악을 선택합니다. 그때는 보편적으로 아름다운 선율을 지닌 곡(예를 들면 캐논 변주곡, 디즈니 피아노 연주)을 택하는 편입니다.


우리의 인생은 무척 짧습니다. 좋은 음악은 해마다 쏟아지고요. 하지만 관성에 의해 우리는 늘 듣는 음악만 듣습니다. 멜론 차트 100위 안에 들어가 있는 곡을 듣는 것도 좋지만 숨어 있는 좋은 음악을 듣는 방법 중 하나로 저는 매년 개최되는 '한국대중음악상'의 곡들을 들어보는 것도 추천드립니다. 방탄소년단, 잔나비, 아이유, 소녀시대와 같은 슈퍼스타들의 노래가 '올해의 노래'로 선정되기도 하지만, 코코오(록), 데프콘(힙합), 나윤선(재즈), 이날치(국악) 등 대중적으로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장르의 노래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한 번뿐인 우리의 인생에서 다양하고 새로운 음악을 접해 보는 것도 좋은 휴식 방법 아닐까요?


나의 산책길


세 번째 휴식 기술은 '산책'입니다. 하루 중 제가 가장 좋아하는 루틴이 점심 식사 후에 산책하는 것입니다. 직장 생활 중 20분이라도 햇볕을 쬐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식사 후에 걷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당시 '몸이 먼저다(한근태)'라는 책에서 본 내용을 토대로 저와 결이 비슷한 동료들에게 산책이 몸과 정신 건강에 얼마나 좋은지를 설파했고 매일 함께 걷게 되었습니다.


산책은 휴식뿐만 아니라 행복감을 주는 활동입니다. '세로토닌'이라고 들어 보셨나요? 소위 말해 행복 호르몬입니다. '세로토닌'은 걷거나 햇볕을 쬐거나 자연과 함께하면 뇌에서 분비가 됩니다. 다행히 학교 안밖에는 숲과 나무로 산책길이 잘 조성되어 있습니다. 햇볕을 받으며 숲길을 걷는 저의 산책 루틴은 행복감을 주는 휴식 시간입니다. 게다가 혼자가 아닌 동료와 함께 수다를 나누며 걸을 수 있어 더 즐겁고요. 점심시간 산책을 통해 비축한 에너지는 자칫 정신이 흐리멍덩해지기 쉬운 오후 시간에 활기를 불어 넣어줍니다. 저는 반 학생들에게도 점심 시간에 교실에 있지 말고 운동장으로 나와 걷거나 최소한 나무 밑에 있는 벤치에 앉아 쉬라고 합니다.


네 번째 휴식 기술은 '목욕'입니다. 작년 연말에 목욕탕을 예찬하는 글을 따로 작성했을 만큼 저는 목욕 마니아입니다. 요즘은 피부가 건조해지기 쉬운 봄날이라 최대한 목욕을 자제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에게 가장 확실한 휴식은 목욕탕에 가는 것입니다. 대중 목욕탕이 주는 아늑함과 평온함 그리고 상쾌함이 정말 좋습니다. 만 원으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사치가 목욕탕이라고 생각해요.


목욕탕에 갈 여유가 안 될 때는 집에 있는 욕조에서 목욕을 합니다. 뜨거운 몰속에 가만히 누워 있기만 하면 되는 목욕, 당연히 그 자체로 휴식이 되지 않을까요? 물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에 약간의 죄책감을 느끼는 저는 목욕 중에도 책을 읽거나 이웃 블로그의 글을 봅니다. 스마트폰을 만질 경우 예정에 없던 다른 짓을 할 가능성이 높기에 주로 책을 읽습니다. 여러 번 욕조에서 책을 읽다 보니 책이 젖지 않도록 하는 저만의 노하우도 생겼답니다. 그러고 보니 제가 좋아하는 두 가지 취미 생활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욕조 안에서 책 읽기'가 저에게 최고의 휴식 방법이네요.



글을 마무리하며



저의 휴식의 기술을 크게 네 가지로 나누어 소개해 보았습니다. 물론 저는 영화나 드라마 같은 콘텐츠를 보면서 휴식을 취하는 것도 좋아합니다. 영상 콘텐츠의 경우 워낙 중독성이 높다 보니 늘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쓰게 된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유튜브 쇼츠 영상만 한 시간 넘게 본 적도 있어 영상 콘텐츠로 휴식을 취하는 것은 늘 경계하고 있습니다. 사실 휴식에 정답은 없습니다. TV 시청이나 게임도 누군가에게는 적절한 휴식 방법일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에게 가장 잘 맞는 휴식 방법을 찾아 일상의 적절한 순간에 쉼표를 찍을 수 있는 태도입니다.


한편 저의 네 가지 휴식 기술이 포함된 책에 나오는 열 가지 휴식 기술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혼자서 하는 활동이라는 것이죠. 결국 잘 쉬기 위해서는 혼자서 잘 놀아야 합니다. 물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누군가와 함께 하기를 원합니다. 동시에 본능적으로 휴식을 위한 혼자만의 시간도 필요로 합니다.


아내와 아들을 만날 수 없는 주중은 저에게 외로운 시간입니다. 외롭다는 말을 달리 표현하면 자유롭다는 뜻입니다. 육아의 짐을 혼자서 짊어지고 있는 아내에게 늘 감사의 마음을 갖고 혼자 지내는 지금 이 순간을 누려야겠습니다. 직장에서의 시간뿐만 아니라 퇴근 이후의 시간도 의미있게 보내기 위해앞으로도 잘 쉴 것입니다. 주말에 좋은 컨디션으로 가족에게 가기 위해서도 휴식이 반드시 필요하고요. 누구에게나 혼자만의 시간은 필요하고 그때 우리 스스로에게 적절한 휴식을 주어야 합니다. 당신의 휴식 방법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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