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하오(下午)

세상은 음모와 계략으로 칠월의 열기처럼 들끓고 있는데

혼자 지고지순 감성타령이나 하고 있었던 게 분명하다

어처구니없이 시간에 쫓기면서, 외려 애완견에 사육당하면서

     

나는 나의 통증을 크게 확대하여 죽음과 맞세우고 있다

그 상상은 쉬이 주저앉을 기세가 없어 매일매일 조금씩 자라고 있다

문제라면 문제다 언제 한번 크게 웃은 적 있던가?

오늘 이 땅의 정치지형이 이해되지 않듯이 나의 통증 또한

이해되지 않는다 가소로운 목디스크와 걸걸한 목소리

상식을 짓뭉갠 잡놈들의 헛소리가 나를 거칠어지게 하고 있다

바람 부는 들판이 그립다 켜켜이 눈 쌓인 겨울산이 보고 싶다

     

꽃은 피고 지는데

빗물에 씨방도 썩어 가는데

장마는 이미 끝나 가는데...

나는 강 하구에서 상류에서 떠내려 온 잡다한 쓰레기나 보면서 

그들의 쓸모없는 과거와 이루지 못할 꿈에 대해서 상상력을 다해

쓸데없이 분석하고 있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