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찰보증금 포기할 뻔한 사연
어떤 부동산에 체납 세금이 발생했을 때 국세청은 해당 부동산을 압류해서 공매를 할 수가 있다.
(참고로 해당 부동산 자체에 발생하는 세금은 당해세인데 당해세는 해당 부동산에 대해 부과된 국세나 지방세를 의미한다. 예를 들면 공매 진행된 부동산에 상속세, 증여세, 종합부동산세, 재산세, 토지세 등이 있는 경우 그 세금이 소액임차보증금, 최종 3개월분의 임금 등에 이어 우선적 배당순위를 가지게 된다)
공매로 매각 예정인 부동산이 온비드 라는 사이트에 소개가 되어 있고, 이는 직접 법원에 가서 입찰할 필요 없이 온라인으로 입찰을 할 수 있고, 입찰보증금도 온라인으로 편리하게 납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공매는 일반적인 경매와 달리 부동산인도명령이라는 간편한 명도절차가 없고 일반 경매물건을 자세히 분석하는 지*옥션 같은 유료사이트가 별로 없기 때문에 공매 사이트에 소개된 해당 부동산 현황이나 임대차 상황, 감정평가서 등을 직접 확인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하지만 그만큼 일반 경매에 비해 경쟁률이 낮을 수 있고, 공매를 무작정 어렵게 생각하는 일반적인 시각은 오히려 공매에 대한 진입장벽을 형성케 하기도 한다(물론 요즘에는 공매 관련 강의도 많아서 공매만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도 많기는 하지만, 그래도 강의를 듣고 직접 공매절차에 응찰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이다).
나는 2017년도에 무작정 다니던 회사(법무법인)를 그만 두고 경매나 공매쪽에 관심을 가지면서 물건 검색을 열심히 했다.
당시 행복재테크라는 다음 카페에 가입하여 쿵쿵나리 샘의 초보 경매 강의를 듣기도 하고, 송사무장님(송희창 작가님)의 '공매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고 송사무장님처럼 부동산 부자를 꿈꾸기도 했다.
그런데 내가 가진 자본은 한정돼있고, 그 당시 나는 일단 수익성이 확보되는 아파트나 빌라를 얻어서 매달 월세를 받는 것이 목표였다.
그런데 경매는 직접 경매법원에 가서 입찰을 해야 하기에 난 온라인으로 입찰 가능한 한국자산관리공사 온비드 사이트의 주거용 물건들을 검색했다.
인천이나 경기 등 수도권의 저렴한 물건을 사서 임대차를 놓아야겠다고 생각해서 1억 미만의 빌라를 찾아보기도 했다.
그러나 변호사인 나조차도 유치권 신고가 돼있거나 공유지분을 매각하거나 임대차 미상?의 특수 물건은 엄두가 나질 않아서, 그냥 일반적인 물건들(소유자가 세금을 체납하여 공매로 넘어가는 물건)에 관심을 보였고
인천 부평구 쪽에 감정가 1억원이 안되는 1층짜리 다세대(빌라) 물건을 발견했다.
감정평가서를 보니 1층짜리 빌라이고 임대차 없이 현재 소유자가 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 잘하면 소유자와 합의해서 소유자 앞으로 다시 세를 주면 되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그리고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담당자에게 전화(해당 물건 상세 페이지를 보면 본 물건의 담당자가 기재되어 있고, 공매 물건이 빨리 낙찰이 돼서 체납된 세금을 징수하는 것이 해당 공무원에게는 일종의 실적? 같은 것이기에 나 같은 응찰 예정자가 전화를 하면 매우 친절하게 체납된 세금이 얼마이고 해당 세금의 법정기일이 언제인지 잘 알려준다. 체납조세의 법정기일과 근저당권의 등기일자의 선후에 따라 체납 조세채권 관련 압류가 앞서는지 근저당권이 앞서는지 알 수가 있고, 이는 임대차보증금이나 전세권 인수 여부를 결정하는데 공매에서 가장 중요한 핵심 중 하나이다.
자세한 내용은 송사무장의 공매의 기술 등을 보면 잘 알 수 있다)를 해보니 체납된 세금도 상당?하여 본건 입찰 기일 전에 세금을 소유자가 납부해버리고 공매절차의 취소를 요청하지는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실제로 물건 조사까지 다 했는데 막판에 소유자가 체납조세 완납 후 공매를 취소시킬 수 있는 권한이 있어서 입찰자 입장에서는 품만 들이고 낙찰받지도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한다)
일단 1억 미만의 저렴한 가격에, 1층이고 지하철역에서도 5분 거리라 해당 물건이 수익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난 한 가지 큰 실수를 저질렀는데…. 직접 현장조사를 가지 않은 치명적인 실수였던 것이다.
물건지에도 가보지도 않고 1회 유찰 후(한번 유찰시마다 10%로씩 최저입찰가가 떨어진다) 입찰을 했는데 사실 연습?삼아 해보는 온비드 첫 입찰이라 낙찰될거라는 생각을 못했음에도 덜컥!! 낙찰이 되고야 말았다.
떨리는 두손을 부여잡고 난 집에서 1시간 반 거리인 물건지에 가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 집은 등기부에는 1층이라 되어 있지만 실제 현황은 1층에서 한 3계단 내려가는 반지하가 아닌가!
나는 큰 충격에 사로잡혔다. 분명 1층으로 돼있었는데...
그런데 약간 경사진 곳에 위치해 있어서 다른 면?에서 보면 1층이기는 했다.
즉, 등기부와 현황 사진이 절반은 맞고 절반은 틀린 것이었다.
그러나 나는 반지하라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 도대체 이 물건을 어찌 해야 할지 큰 고민에 빠져들었다.
이미 납부한 입찰 보증금을 포기하고 낙찰 포기를 할지 여부도 고민했다..
그런데 남편과 상의를 했는데 남편은 소중한 보증금을 왜 포기를 하냐면서 그냥 임대물건으로 가지고 있으라 한다.
이것도 경험?이 될 거라면서..(경험이긴 한데 대출금 빼고 그래도 내돈 3-4천만원이 들어가는 상황...)
결국 보증금 850만원을 포기할 수 없어 울며 겨자먹기로 대출금과 내 돈을 합한 8500만원을 납부하고 등기도 셀프로 하겠다면서 온갖 발품을 다 팔았다.
남은 건 현재 살고 있는 집주인을 만나는 것이었다.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