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에 "회복 탄력성"이라는 책을 읽었다. 주위의 평판에 무너졌고 커리어와 인생의 위기와 허무함을 느끼고 있었던 나로서 책은 너무 적절한 시기에 다가왔다. 몸에만 근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도 근력이 있다. 마음이 강한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마음의 근육이 필요한 것이다.
세상의 평판이나 다른 사람의 인정에 연연하지 않고 남이 만들어 놓은 성공의 잣대에 휘둘리지 않는 내가 주체가 되는 삶. 난 그런 내 영혼과 주체를 사랑하는 과정에 있다.
저자는 많은 성공하고 인류에 기여를 한 사람들 중 좌절에도 불구하고 가 아니고 좌절과 실패를 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전도 유망한 지구 환경과학부 이상묵 교수는 사고로 전신마비가 되었다. 그는 “ 나에게 닥친 사고를 불운의 시작이라고 보지 않고 몰랐던 다른 세계를 볼 수 있는 새로운 인생 방향의 전환”이라고 말했고 장애인을 위한 융합 기술의 개발에 열정을 쏟고 있다고 한다. 어쩌면 하늘은 그의 뛰어난 능력을 쓰고자 그러한 사고를 허용한 것이 아닐까? 동화 작가 안데르센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가난했기에 성냥팔이 소녀를 쓸 수 있었고 못생겼다고 놀림을 받았기 때문에 미운 오리새끼 쓸 수 있었습니다” 회복 탄력성이 강한 이들은 자신의 역경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오히려 성공과 도약의 발판이자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기억하는 자아와 경험하는 자아
자아는 기억하는 자아와 경험하는 자아가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회복 탄력성은 기억하는 자아의 문제이다라고 한다. 자신의 경험에 대해 끊임없이 의미를 부여하고 스토리 텔링을 하는 자아. 자신의 고난과 역경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긍정적으로 스토리텔링을 하는 자는 바로 회복 탄력성이 높은 사람이라는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어쩌면 어떤 경험을 하든지 그 의미 부여를 하고 스토리텔링은 남이 아닌 내가 하는 과정에서 스토리는 부정적이 될 수도 있고 긍정적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지난해 삼성에서 부당 해고를 경험했다. 30년 직장 생활에 생전 처음 겪는 경험이고 그 배경에 너무 복잡한 인간의 이기적임과 악을 보았다. 내가 뽑은 직원에게 배신을 당했고 그녀는 내 자리를 꽤 찾다. 그런 일들을 허용하는 회사 문화가 치가 떨리도록 원망스러웠다. 지금의 삼성전자의 문제들이 매체에서 보도될 때 나는 하나도 놀랍지 않았다. 이기적이고 소시오패스 같은 사람들만 임원들을 하고 있는 그 회사는 문제가 없을 수 없다. 이런 엄청남 좌절과 억울함 심정을 주위 사람들에게 자세해 얘기를 하지 못했던 이유는 이 경험을 어떻게 스토리텔링을 해야 할지 스스로 정립을 못 시켰던 것 같다. 억울함으로 6개월이 지나갔고 이후 6개월은 새로운 스타트업에서의 환경에 적응하고 새로운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서 나의 고통은 조금씩 사라져 갔다.
다시 쓰는 나의 서사
내 인생에서 엄마가 돌아가신 다음으로 큰 충격과 좌절의 경험을 준 삼성에서의 퇴직 경험은 지금도 가끔 악몽을 꿀만큼 괴롭고 분노가 없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이러한 경험을 어떻게 기억하고 내 인생에 서사를 쓰는 건은 나의 몫이다. 이상묵 교수가 장애인이 되면서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사회에 더 큰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면 나는 어떻게 나의 부정적인 경험을 긍정적인 기억으로 전환시킬 수 있을까? 나의 서사는 어떻게 써야 하는 걸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지난 1년 동안 나는 많이 성장했고 새로운 경험을 많이 했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을 보는 관점과 나 스스로를 보는 관점이 달라졌다. 그리고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하고 있다. 외부 강의를 많이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스타트업과 마케팅 전공 학생들을 위한 마케팅 강의를 했고 좋은 피드백도 많이 받았다. 마케팅 강의 준비를 위해 나 스스로 더 공부를 하면서 30년 동안 마케팅도 새롭게 느껴진다. AI 공부도 하고 미래 준비를 위해 온라인으로 펜실베이니아 대학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고 있다. 커리어 멘토링도 가끔씩 한다.
그리고 대학 입시 준비를 하는 아들과 함께 공부를 하고 원서준비를 하는데 도와줄 수 있는 감사한 시간이 주어졌다. 이런 시간들은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귀한 시간들이다. 이 모든 새로운 경험들은 대기업에 계속 다녔다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내년에는 지역사회에 더욱 봉사할 기회가 더욱 많이 주어졌다. 내가 필요로 한 곳이 많은 것은 감사한 일이다.
지난 수십 년간 열심히 미국에서 일을 해왔다. 그러한 시간들이 어쩌면 다른 사람이 정해준 길을 따라가고 성공이라고 생각하면서 진정 나로 살지 못했음을 깨달았다. 이제 내가 나의 삶을 살아야겠다는 직관이 생겼다. 그리고 나의 경험들과 지식들을 나누면서 나 스스로 새로운 가능성들을 스스로 발견하고 있고 멘토링을 통해 이타적인 생각으로 도와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나의 새로운 인생과 커리어의 서사는 이제부터 쓸 예정이다.
삼성에게 고마워할 일이다. 나의 직관에 눈을 뜨게 해 주고 진정 나를 사랑하고 나로 살 수 있게 해 주었으니…
이타적인 삶은 나를 사랑하는 길의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