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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입는 옷은 누군가를 착취해낸 결과물이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의 옷을 소비하지 말아야 하는 이유




너무나도 일상적인, 옷장에 한 벌 이상은 꼭 있는 브랜드가 바로 패스트 패션 브랜드다. 자라, H&M, 유니클로가 옷장에 없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싶을 정도로 우리 삶에 패스트 패션은 깊숙이 자리하고 있지만 이미 지구에는 옷이 넘쳐나 문제다. 매년 5600만 통에 가까운 옷이 팔린다. 그러나 옷 1t을 만드는데 물이 200t이 오염된다.

유럽에서는 2000년 이후로 의류소비가 약 2배 가량 증가했고, 섬유산업의 규모는 3조 달러로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2030년까지 섬유산업은 60%가량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은 아주 저렴한 의류를 팔며 소비자가 자의든 타의든 빨리 버리고 새로 사게끔 의도하고 있다. 환경에는 재앙이 따로 없다.


사진=연합뉴스


패스트 패션은 환경뿐 아니라 노동분야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패스트 패션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는 파격적인 가격이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패스트 패션이 착취에 기반하기 때문이다. 의류 산업 시스템의 꼭대기에는 영향력이 지대한 몇몇 브랜드나 소매업체와 구매자들이 있다. 수많은 소규모 제조업체들이 그들의 주문을 따내기 위해 경쟁적으로 단가를 낮추게 된다. 제조업체는 능력이 없어도 무조건 주문을 따내 수익을 창출해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2차, 3차 하청 구조가 자리잡게 된다. 

사진=시사 매거진

2차, 3차 하청 공장들은 1차 하청업체보다 노동조건이 열악하다. 봉제사 재단사 재봉사는 입사하고 2주 동안은 수습 기간이라는 명목으로 무임금 노동을 한다. 이후에는 시간당 3파운드를 받는데 이는 영국 최저시급의 절반도 안 된다. 물론 불법이다. 눈 앞의 이익을 위해 하청구조가 피라미드처럼 만들어지고, 아래로 내려갈 수록 노동 조건과 환경은 비인간 적이다. 사회적 약자에 위치한 빈곤층은 당장 일자리를 구하고 급여를 받기 위해 근로계약서를 쓰지 않고, 최저임금을 보장하지 않는 곳에서 즉시 일을 시작한다. 최소 근무시간의 보장은 없기 때문에 하루 14시간 근무도 빈번하다. 그러나 업체에서 주문을 따내지 못한 순간 노동은 중단되고 다시 실업자로 전락한다. 이렇게 비공식적이고 불안정한 노동이 계속된다. 

트렌드를 쫓으며 아름다움으로 포장된 패스트 패션은 환경을 파괴하고 불안정한 노동구조를 만들고 있다. 그럼에도 이들의 성장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이것이 어쩌면 가장 무서운 현실일지도 모른다. 

* 영화 <패스트 패션>2021 감독: 질 보봉, 에두아르 페랭 (France)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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