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9/27/2023
아침에 눈을 뜨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핸드폰으로 시간 확인 후 주식시장을 체크하는 거다. 뭐 대단히 꼼꼼하게 보거나 뉴스를 찾아보는 건 아니고 그냥 3대 지수와 장기채 금리의 분위기만 체크한다.
주식투자를 시작한 건 미국으로 이주 후 이자가 정말 눈꼽만큼(1%도 안 되는 이율) 붙는 saving account 외에 적금이나 정기예금이 상품이 흔치 않다는 거, 거기에 CD를 사거나 하지 않는 이상 고정금리로 안정적인 저축 또는 투자 상품은 없다는 걸 알게 된 후였다. 거기에 더해 직장을 다니며 401K라는 퇴직연금에 가입하고 직접 주식거래는 아니지만 펀드상품을 선택, 투자하는 방식이 익숙해지면서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좀 생겼다.
한국에서는 주식투자가 위험한 거라고, 주식하다 패가망신한다는 얘기를 하도 들어서 시도도 해보지 않았지만, 2008년 경에 스톡옵션으로 받은 회사 주식이 수익을 내고 있다는 걸 미국 이주 후에 주식계좌 확인 후 알게 되고 주식시장에 발을 들이게 되었다.
처음엔 조심스럽게 시작했다. 절대 망하지 않을 거라 생각되는 주식만 몇 종목 투자했고 매수 후에는 거의 확인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때 매수했던 종목이 애플, 아마존, 구글, MS, 넷플릭스, 나이키다. 당장 팔 생각도 없었고 아이가 크면 학자금으로 쓰거나 노후 자금으로 쓰자는 생각이어서 거래를 빈번하게 하지 않았던 거 같다.
이후 은퇴생활이 시작되면서 본격 투자자가 되었다. 자산의 대부분을 주식에 투자한 상태다. 코로나 기간 동안 주식은 의외로 호황을 맞았고 퇴사시기에 맞물려 높은 수익률을 경험하게 해 주었다. 이 정도면 그냥 예전처럼 여유 있게 지내도 돈이 불어나겠는데, 싶은 마음이었다.
메뚜기도 한철이라던가,.. 작년 초부터 주식장은 영 좋지 않다. 바닥을 찍고 반등세를 보이는가 싶다가 요즘 다시 연일 빨간 불을 켜고 있다. 호황일 때 방만하게 사둔 다양한 종목들은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이고 오래 묶은 종목들이 그나마 초록불로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 올 들어 종목수를 줄이기로 결심하고 마이너스에서 돌아서는 종목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리스크를 피하고 안정적인 투자를 하리라 마음먹고 시작했는데, 사람 욕심은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일희일비하지 않는 성격이라는 거. 자본주의 시장경제에서는 어차피 시장은 성장하는 구조라는 거, 주식시장이 출렁거려도 우상향 할 수밖에 없다는 걸 안다. 자본주의가 무너지지 않는 이상말이다.
주식투자는 약간은 거리를 둘 수 있어야 한다는, 기다릴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하단 생각을 다시 한다.
오늘은 그래도 살짝 반등했지만 요즘은 워낙 변동성이 크니 두고 볼 일이다. 그래도 떨어졌을 때 미리 확보해 둔 현금으로 일부 매수를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