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니멀리스트 상희 Jul 12. 2021

기분이 곧 돈이다! 행복한 가계부 쓰기

가계부 첫걸음


요즘 세상은 돈을 쓰기가 참 쉽다. 그래서일까 돈을 쉽게 쓸수록 소비를 기록하는 건 힘든 일이 되었고, 나를 자책하는 시간이 되었다. 가계부 쓰기는 귀찮은 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정작 가계부를 쓰고 있다고 해도 큰 도움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계부는 매일 쓰지 않아도 된다. 가계부에는 정답이 없으며 힘들면 일주일에 1번 혹은 2-3일로 몰아서 작성해도 좋고 그것마저 신경 쓰기 힘들다면 문자와 연동되는 어플을 활용하고 확인만 해도 좋다. 그리고 가계부는 쓰는 것이 끝이 아니다. 돈을 쓰고 남긴 기록이 도움이 되게 해야 한다. 힘들게 기록만 남기지 않도록 일주일이 지나면, 한 달이 끝나면 나의 소비를 평가하고 피드백하며 계속해서 수정 보완해나가야 한다.




나의 기분이 곧 돈이다

그리고 내가 가계부를 쓰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나의 기분이 곧  돈이라는 것이다. 내 기분과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몸도 아프고 밥하기도 싫어진다. 아무리 좋은 식재료가 있어도 요리는 하기 싫다. 집밥이 좋은 걸 알지만 오늘도 전화기를 들고 배달을 시키고 밖에서 외식을 한다. 나의 기분, 나의 컨디션이 곧 돈이 되는 것이다. 배달음식으로 먹고 싶은걸 먹어서 기분이 좋아졌거나 밥 하고 설거지하는 시간 대신 휴식을 얻어 컨디션이 좋아졌다면 그건 바른 소비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냉장고에 장본 것도  많은데 또 돈을 썼다는 자책으로 이어진다면 그건 올바른 소비가 아니다.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들게 고생해서 돈을 벌었지만 쓰고 나서도 스트레스를 받는 소비. 벌긴 힘들지만 잘 쓰기는 더 어려운 돈! 나는 스트레스 없이 행복하게 돈을 쓰기 위해서 가계부 쓰기를 시작했다. 어떻게 보면 단순하게 소비를 기록하는 것이니 쉬운 것 같지만 막상 가계부를 써보면 쉽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우리는 매일 돈을 쓰고 한 달에 한 번씩 나가는 돈이 있고 각종 돌발 경조사들이 있으며 1년 동안 규칙적이지 않게 큰돈들이 나간다. 모든 돈이 수학공식처럼 정해진 예산안에서 소비되지 않는다. 가계라는 건 집마다 모두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나에게 딱 맞는 가계부와 도움되는 정보를 찾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나는 가계부 프로젝트를 운영하면서 많은 사람들과 매일매일 새롭게 조율하고 나만의 가계부를 만들어갔다.


위에서 말했듯이 상황이 같은 집은 한집도 없다. 그래서 가계부에는 정답이 없다. 돈의 쓰임을 기록하면서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꾸준하게 수정해나가자. 그리고 일단 기록을 시작해보자. 조금 더 행복하게 돈을 쓰고 나와 가족의 현재 그리고 미래를 더 잘 살기 위해서는 가계부를 쓰면서 자책이 아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필요하다. 같이 해보자 슬기롭게 행복하게 가계부를 쓰는 방법을!



슬기롭고 행복하게 가계부를 쓰는 법

가계부 쓰기 첫 번째: 현 재산 파악하기

가계부에 쓰임을 기록하지 전에 해야 되는 일들 중에 가장 첫 번째는 현재 나의 재산을 파악하는 것이다. 우선 내가 가지고 있는 재산을 전부 파악해보자. 여기에서는 빚도 전부 파악해서 적어본다. 원금이나 이자, 상황기간이나 남은 회차 등 자세하게 적어보자. 가계부를 쓰기 이전에 우선 현실 파악이 먼저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통장들을 전부 적어보고 잔액을 적어본다. 혹시 사용하지 않는 통장에 잔액이 남아있는 경우도 있으니 안 쓰는 통장도 다시 보자. '현재 자산이 이것밖에...?!' 나의 전 재산을 파악해보면 돈 관리의 필요성을 더 많이 깨닫게 된다.

모든 통장을 적어본 뒤에는 안 쓰는 통장 정리도 같이 해보자.

계좌통합관리 앱과 사이트에서 확인하면 쉽고 빠르게 정리할 수 있다!





가계부 쓰기 두 번째: 총수입 파악하기

현 자산을 파악했다면 이번에는 우리 집으로 들어오는 모든 돈! 총수입을 알아보자. 우리 집 수입을 빠짐없이 파악하고 있어야 돈이 잘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줄 수 있다. 수입에서 빠진 부분이 있다면 그건 심리계좌를 통해서 막 써도 되는 공짜 돈이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그 돈은 목적 없이 훌훌 쓰여서 금방 사라지는 돈이 될 확률이 높다. 그렇기 때문에 공짜 돈이 생기지 않도록 수입에도 구멍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





가계부 쓰기 세 번째: 고정지출 파악하기

자산과 총수입을 알아봤다면 이제부터는 나가야 하는 돈만 남았다. 우리 집에서 나가는 모든 지출을 알아보자. 제일 첫 번째로 알아볼 지출은 내가 숨만 쉬고 있어도 나가는 지출이 있다. 매월 꼭 지출해야 되는 목록은 집집마다 비슷하기 때문에 참고하면서 적어보자. 통신비(휴대폰요금, 인터넷 요금), 교육비(학원비, 교제비, 어린이집/유치원/학교에서 나가는 비용, 방과 후 비용 등), 공과금(전기세, 가스비, 수도세, 관리비 등), 보험(실비보험, 암보험, 운전자보험 등) 주유비 등 한 달 동안 꼭! 나가야 되는 돈을 적어보자.

현재 나가고 있는 금액들을 전부 적어보면서 특별하게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돈이 나가고 있는 현실과 마주해 보자.





가계부 쓰기 네 번째: 변동지출 파악하기

이번에는 일 년 동안 꼭 써야 하지만 자꾸 변하는 지출을 알아보자. 변동 지출에는 가족 경조사(명절, 생일, 어버이날 등)와 추가로 결혼식이나 돌잔치, 장례식 등이 있다. 또 상황에 따라서 여러 돌발 지출이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조금 더 여유롭게 예산을 계획하는 게 좋다. 먼저 일 년의 큰 행사와 예상되는 경조사를 적어보자. 그리고 항목별로 지출 예산을 정해 본다.

이렇게 변동되는 지출은 통장 하나를 정해준 뒤 매달 계좌이체를 시켜주면 돈 관리가 편해진다. 변동지출 총예산의 합을 12개월로 나누어 한 달 동안 얼마를 모아야 하는지 알아보고 매달 계좌이체를 시켜준다. 만약 목돈이 있다면 6개월 정도의 금액을 미리 넣어두는 것이 좋다. 나 같은 경우에는 이벤트/경조사 통장을 활용하고 있다.





가계부 쓰기 다섯 번째: 저축 계획하기

우리는 미래를 위해서 저축도 해야 한다. 앞으로 꼭 필요한 자금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고 목적에 맞추어 필요한 금액과 기간을 정확하게 파악해보자. 그리고는 한 달 동안 얼마를 저축해야 하는지 계산해본다. 저축은 욕심부리지 않고 나의 상황에 맞추어 계획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계부 쓰기 여섯 번째: 생활비

가계부의 꽃이자 우리를 가장 괴롭히는 매일 사용하게 되는 생활비에 대해서 알아보자. 생활비는 전체 수입에서 꼭 나가야 되는 돈과 저축해야 되는 금액을 빼고 남은 금액이 된다. 월급에서 고정지출과 저축을 뺀 생활비가 너무 적다면 다시 위로 올라가서 고정 지출비용들을 줄여야 한다. 그리고 나에게 맞는 적정 생활비를 찾아야 한다.

생활비는 통장을 따로 지정해서 체크카드로 사용해주는 게 제일 좋지만 이건 집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꼭 맞다고 할 수는 없다. 만약 신용카드를 사용한다고 해도 내가 가진 현금 내에서 사용해야 돈 관리에 구멍이 생기지 않는다. 상황에 따라 신용카드를 사용한다고 해도 바로 선결제를 하거나 현금을 카드값이 나가는 계좌로 이체시켜 놓을 수도 있다. 그런데 신용카드는 사용하고 나면 잊어버리기 쉽다. 손쉽게 사용하지만 신용카드는 잊으면 안 되는 빚인 것이다.


생활비 안에는 식비, 외식비, 생필품, 교통비, 의류비, 자기 계발비, 취미활동비등 각자의 라이프 스타일에 따라서 목록이 변한다. 모두의 라이프 스타일은 다르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목록을 참고하여 생활비를 기록하되 목록은 계속해서 수정해 나가면서 나만의 맞춤 목록을 만들어야 한다.





진짜 가계부 쓰기는 이제부터

위에서 가계부의 큰 틀을 잡았으니 진짜 가계부를 써보자. 나는 가계부를 한 달에 한 번만 쓰는 재정관리 가계부와 매일(혹은 일주일에 한두 번) 쓰는 생활비 가계부 2개로 나누어 쓰고 있다.


재정관리 가계부는 우리 집의 모든 돈이 들어오고 나가는 흐름을 기록하는 가계부이고, 생활비 가계부는 한 달 동안 생활비에 사용되는 지출만 기록한다.

아래는 내가 한 달에 한번 쓰고 있는 재정관리 가계부이다. 재정관리 가계부는 우리 집 큰돈의 흐름을 알게 해 주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


생활비 가계부를 쓰기 전에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은 한 달의 시작 날짜와 생활비 통장을 정하는 것이다. 1일부터 시작할 수도 있고 월급을 받은 날부터 시작할 수도 있다. 그리고 나 같은 경우에는 파킹 통장을 만들어서 생활비 통장과 연결해서 활용하고 있다. 한 달 생활비를 4주 혹은 5주로 나누고 1주일의 예산을 정한 다음 1주일 생활비는 생활비 통장에 넣어두고 1주일을 보내고 3주 예산은 파킹 통장에 넣어두는 것이다. 이렇게 1주일씩 예산을 나누어 가계부를 쓰면 가계부에 구멍이 뚫리지 않고 예산안에서 생활하기 좋다.




기록이 끝이 아니다 주요한 건 피드백!

가계부가 기록에서 끝나지 않으려면 한 달 가계부를 쓰고 나서 꼭 피드백을 해보자. 나의 소비를 평가하고(자책하는 시간이 아니다!) 예산안에서 생활이 힘들었다면 이유를 찾고 수정할 점을 계속해서 바꾸어 나가는 것이다.

피드백에 정답은 없다. 내가 하는 피드백은 일주일 예산과 실제 비용의 차이를 적어보고 잘한 점과 수정 보완할 점을 적어본다. 한 주의 소비를 평가할 때는 기억에 남는 소비 옆에 소비에 대한 평가도 적어본다.



가계부는 결국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쓰는 것이다.

가계부 쓰기를 시작하고 오히려 불행해진다면 그건 잘못된 가계부 쓰기인 것이다. 예산안에서 남은 돈을 생각하며 소비를 조절하고, 먹고 싶은 게 있는 날은 즐겁게 외식도 한다. 조금 참을 수 있는 날은 참으며 스트레스와 소비의 중간 지점을 찾아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내 기분, 나의 스트레스가 직간접적으로 가계부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늘 나의 기분을 살피고 나의 컨디션을 생각하며 나에게 애정을 가지자. 돈을 쓰고도 자책하는 시간으로 보내지 말자.





행복한 소비를 위한 '해빙 통장'

나는 나를 위해 행복하게 소비하는 해빙 통장이 있다. 해빙 통장에 일정 금액 예산을 넣어두고 (나 같은 경우에는 100만 원을 넣어두었다) 정말 먹고 싶은 거 정말로 사고 싶은 게 생기면 돈이 있음을 감사하게 생각하고 기분 좋게 돈을 쓴다.


가계부를 쓰기 시작하고 소비를 조절하다 보면 '내가 먹고 싶은 것도 못 먹고 사고 싶은 것도 못 사면서 이렇게 살려고 힘들게 일한 게 아닌데!' 서러워지고 가계부 쓰기를 그만두고 싶어 질 때가 있다. 그럴 때 이 해빙 통장을 활용해보자. 이때만큼은 돈 생각하지 말고 먹고 싶은 것도 먹고 사고 싶은 것도 사자! 해빙 통장은 가계부도 필요 없다! 물론 매일매일이 이렇게 반복되면 안 되겠지만. 꼭 가지고 싶은 것이 있다면 해빙 통장이 좋은 해결책이 될 것이다.



가계부를 쓰는 일은 아주 긴 호흡을 가지고 가야 되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매일매일 돈을 쓰고 기록하는 일이 스트레스가 아닌 즐거운 일이었으면 좋겠다.







@shaney_sanghee 상희양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미니멀라이프의 일상을 공유하고있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