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은거울 Dec 16. 2023

공복 시간별 놀라운 효능 정리

48시간 공복 도전기

우연히 나 혼자 산다 프로그램에서 이장우 씨가 72시간 단식을 하는 걸 봤습니다.


6개월에 한 번씩 독소 배출 및 디톡스를 하기 위해 진행한다길래 인상 깊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최근에 저도 식탐관리가 너무 안되고 있었기에 저도 한번 도전해 봤습니다.


거두절미하고 공복 시간별 효능과 제가 느낀 후기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공복 8시간.

식사를 마친 후 4시간이 지나면 원래 다 소화가 되고 공복상태인 줄 알았습니다만,

식사를 마친 후 8시간이 지나야 완전한 공복 상태가 된다고 합니다.

즉 이때부터 장기들이 비로소 일을 멈추고 쉬기 시작하는 쉬는 시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공복 후 효과를 느끼려면 아무리 적어도 8시간은 지나야 한다는 뜻이죠.

그렇기에 간헐적 단식도 16:8에서 시작한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공복 10시간 에서 12시간 


공복의 효과를 운운하는 건 이때부터라고 합니다.

그리고 비로소 자신과의 싸움이 시작이 됩니다.


이때 느낀 점은

1. 몸이 차갑다.

2. 카톡 할 때 손가락 움직이는 게 신기하게 버겁게 느껴진다.

3. 몸이 노곤노곤 하다.

4. 생각을 깊이 하기가 힘들다.

5. 생산적인 일을 할 엄두가 안 난다. (심지어 글쓰기나 일기조차)



공복 12시간에서 18시간째


케토제닉 다이어트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이때부터 시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때 느낀 점은

1. 물을 자주 마시는데도 입이 텁텁하다.

2. 케톤체가 형성돼서 그런지 입에서 냄새가 좀 나는 듯했다.

3. 불면증이 있었는데 신기하게도 눕자마자 바로 편하게 잠이 든다.

4. 잠에서 깨었을 때 아주 기분 좋게 깬다. 가벼운 느낌으로 




공복 24시간에서 48시간째


자가포식.

즉 쉽게 말해 내가 나를 잡아먹는 상태.

이때 수많은 세포들이 죽어나가고 새로 생깁니다.

즉 이때 피는 죽은 세포를 엄청 많이 운반하게 됩니다.


이때 느낀 점으로는

1. 식욕을 제외한 모든 욕구가 사라진다.

2. 오감이 발달이 신기할 정도로 발달한 게 느껴진다. (후각이나 청각이 되게 예민한 건지 특히 더 많이 느껴졌습니다.)

3. 자리에서 일어날 때 조금 어지럽고 위가 조금 쓰리기도 하다. (개인차 있을 수 있음)

4. 잠에 아주 잘 들고 기분 좋게 일어난다.

5. 음식에 대해서 정말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나의 식욕이 정말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수 있음)

6. 피부결이 정말 좋아짐. (매끈해짐을 느낌)


그리고 마지막으로 48시간에서 56시간


이때부터 '회춘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성장호르몬이 5-6배가량 솟구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사실 전 이걸  몸에서 느껴보고 싶어서 도전해 봤으나,

위가 쓰린 증상이 신경이 쓰이고 아무런 준비 없이 시작하여 48시간까지만 했습니다.



저는 48시간 공복을 하기 전에, 빼빼로랑 콜라를 잔뜩 먹고 무지성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하게 되면 오히려 안 좋다고 합니다.


효과를 보려면 단식을 하기 전 단식 후 '보식'이라고 불리는 것들을

신경 써서 하고 준비를 해야 한다고 합니다.



사실 단식을 도전하기 전에 너무 과자나 빵 아이스크림 그리고 설탕이 묻힌 자극적인 간식들에 식탐이 불쑥불쑥 조절이 안되는 것을 많이 느껴서 이대론 안 되겠다 싶어 우연히 본 프로그램이 나 혼자 산다였고,

무작정 시작했지만 정말 느끼는 바가 큽니다.


결과적으로,

1. 나는 먹을 것 (식탐)에 진심인 사람이었습니다. 원래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먹는 것에 그렇게 크게 의미를 두고 먹진 않았습니다. 그냥 '돈을 냈으니 맛있는 걸 먹는다.' 정도로만 인지하고 음식을 대했던 것 같습니다. 혹은 건강식을 만들어 먹거나 시킬 때도 그냥 건강하기 위해 몸을 만들기 위해 음식을 먹었습니다.

하지만 이번계기로 

1) 씹는 즐거움

2) 각 음식 재료 본연의 풍미

3) 한 끼를 정성스럽게 챙기는 마음


디테일하게 이 3가지가 생긴 것 같더군요.

씹는 즐거움이 정말 어마무시하더라고요. 그리고 음식을 한 번 두 번 씹을 때 느껴지는 그 맛 또한 정말 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대충 한 끼를 때우는 것을 이제 절대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정말 저에게 있어 한 끼는 정말 소중하고 큰 기쁨을 주는 시간이었습니다.


2. 먹는 것에 대한 의미가 생겼습니다.

이제 내가 먹고자 하는 한 끼 한 끼가 너무 소중하고 대충 준비하지 않겠다는 마음이 커졌습니다.

예전엔 살기 위해 먹었다면 이젠 먹기 위해 살고 싶은 사람이 된 정도로 먹는 것에 대한 의미가 달라졌습니다.


3. 입맛이 다시 디폴트 값으로 변경된 듯합니다. 

단식을 하기 전엔 정말 달거나 자극적인 것을 먹어야 뇌에서 도파민이 나와서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제 오히려 인공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음식이 맛이 별로 없게 느껴지고

건강한 재료로 만든 음식이 더 깊은 맛이 느껴지며 맛있게 느껴집니다.


 4. 신기하게 식욕이 해결되자 다른 욕구가 올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전 이점이 정말 신기하더군요.

인간이 간사하다는 표현이 참 이럴 때 쓰는 건가 싶기도 하고, 단식할 땐 도파민이 뿜어져 나오는

유튜브 쇼츠나 자극적인 영상 재밌는 영화를 찾아보곤 했는데 단식땐 이런 것들에 완전히 흥미를 잃어버립니다. 별 감흥이 없이 오로지 단식 후에 뭘 먹을지 생각만 하게 되도군군요

그리고 쇼핑을 하고 싶은 소유욕도 다시 생기고 성욕도 조금씩 올라가는 게 느껴진 것 같습니다.



이번 단식을 계기로 정말 많은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건강한 사람이라면 정말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전 다음엔 준비를 잘하여 72시간 단식에 도전해 볼 생각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가의 이전글 의외로 운동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모르는 상식 2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