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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달 Apr 10. 2021

105일 차

이별 없는 세상

 <시를 잊은 그대에게>를 읽기 시작한 지 열흘쯤 된 것 같다.

퇴근 후에 읽기엔 너무 정신없던 3월이라 한 꼭지만 겨우 읽었는데 영화 <봄날은 간다>가 등장해서 유심히 읽었다.


 그 영화가 나온 지 어느새 20년이 지났지만, 유명한 두 대사는 아직도 대중들에게 남아있다.


 "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라면 먹고 갈래요?"


 이 책에서는 상우(유지태 역)의 사랑을 오히려 비현실적이라고 말한다. 그동안 상우를 지지해온 나로서는 꽤 충격적인데 저자의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리고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내가 아직도 어른이 되려면 멀었구나 싶어서 짧은 웃음이 나왔다.


 어른이 된다는 건

어떤 상황에서도 의연하다는 뜻은 아니겠지만

수많은 경험과 성찰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 같다


 멋쩍은 미소로 뒤통수만 긁어도 용서되는 나이는 이미 넘긴 나는 더 이상 어린이로 남아있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상처를 극복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터득하고

이별을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함을

머리로는 알겠지만 여전히 실천은 어렵다


 영화를 생각하며 동명의 주제가를 듣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어서 그쯤 나왔던 이별 노래들을 찾아 듣고 있다


요즘엔 힘을 불어넣어주는 걸그룹 노래를 주로 들어왔던 터라

슬픈 감성의 노래들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노래들을 듣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내가 결혼을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더 이상 이별을 만나고 싶지 않아서였을 거라고

하지만 지금 보면 그건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한 생각이었다


이별은 꼭 연인 간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젊음, 자아, 자유 등등

우리는 오늘도 이별하고 또 새롭게 시작한다


젊음 대신 성숙을, 자아 대신 우리를, 자유 대신 소속감을, 그리고 여러 가지를


 이별 없는 세상은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슬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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