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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정성 Mar 03. 2022

성도의 교제: 교회사회학에 대한 교의학적 연구를 읽고

디트리히 본회퍼 "성도의 교제"

한동안 한국을 시끄럽게 만들었던, 잠시 잠잠하더니 대선 전국이라 또 떠들고 있는 전모 목사가 자신을 본회퍼에 비유하는 꼬락서니에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참을 수가 없었다. 20세기 기독교의 마지막 양심이라 친해지는 본회퍼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꼬락서니에 역겨움을 금할 수가 없다.

본회퍼... 학부시절 그에 대해 처음 배울 땐 몇 가지의 간략한 이야기들 안에서 그를 오독했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도록 가르치는 교수도 문제지만 교수의 말이라면 콩떡같이 믿는 학생도 문제이긴 하다. 

아무튼 오늘 리뷰할 "성도의 교제"는 그의 박사 학위 논문이다. 사실 난 다른 그의 책 보다 이 책이 좋다. 다른 그의 저서들은 지나치게 보수적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성도의 교제"는 논문이라 그런지 정교하기도 하고 간결하다. 요지가 아주 그냥 응? 막 응? 명확하다.

교회의 본질을 사회학적 관점에서 다루는 전반부와 인격 개념을 공동체적으로 다루면서 그리스도의 인격 개념과 연결시켜 나가는 그의 논지는 매력이 막 뿌잉 뿌잉 터져 나온다. 그래서 너무 좋다.

지금 한국 교회가 본회퍼의 신학을 수용한다면 그리고 그의 주장에 의거해 어떤 위치에 있는지를 알게 된다면 교회는 회개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사실 내가 생각하는 교회 혹은 공동체의 본질을 가장 잘 설명해 주고 또 영향을 준 사람은 낭시다. 낭시의 "무위의 공동체" (어? 이것도 박사학위 논문이네...)를 통해 배우고 영향받은 공동체 개념은 아무래도 철학적이라 내가 직접적으로 가져 쓰긴 쉽지 않다. 그때 본회퍼가 떠올랐고 다시 "성도의 교제"를 읽으며 행복감에 사로잡혔다.

당신이 기독교 신자라면 꼭 이 책을 읽어 주시길 바란다. 어렵게 다가올 수 있는 극 초반부는 그냥 스킵해도 된다. 철학적 논의는 생략하고 사회학적 논의에서 출발해도 충분하다. 당신이 이 책을 수용한

다면 지금 당신이 다니는 교회가 과연 교회인지 물음이 들것이라 확신한다. 


타자를 위한 교회! 나그네에게 열려 있는 교회! 그리고 이익 사회가 아닌 공동체로서의 교회!


그것이 당신에게 다가온다면 우린 다시 일어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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