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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파파 Mar 28. 2022

언택트 시대에서 크리스챤의 역할

1년전에 써 두었던 글인데, 1년 뒤에는 의미가 없어지길 바랬지만 여전히 언택트 시대에 살고 있어서 놀랐습니다. 다시 한번 그때를 생각하면서 글을 올립니다.




코로나19가 세상을 바꾸어 놓았다. 비대면을 뜻하는 언택트 (Untact)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지고, 그로인한 새로운 산업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여러 학자들의 말들을 종합하면 다음의 내용이 언택트 시대에서 나타는 현상이다. 그 이후에 어떻게 크리스챤이 반응해야 할지에 대해서 방향성을 잡을 필요가 있다.


언택트 시대에는 어떤 산업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가?


첫째 마스크산업이 발달하기 시작했다. 감염병예방을 목적으로 하는 마스크지만 궁극적으로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의 목적은 서로 밀접한 관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이다.

Image by René Bittner from Pixabay

이런 현상은 일본에서는 이미 코로나가 발생하기 수년 전부터 상당히 일반화되게 볼 수 있었다. 일본에서는 "다테(伊達)마스크"라는 용어가 있다.  신종플루가 확산하던 2009년 이후로 일상적인 생활에서도 마스크를 쓰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이었는데, 처음에는 상대를 배려하는 말로 인식되었지만 점점 타인과의 거리를 두고 싶어하는 일본 사회를 상징하는 말로 변화되었다.


우리나라도 지금은 코로나 감염을 예방하는 용도로 마스크를 사용하지만, 코로나 이후에 서로 부딪히지 않으려는 개인주의가 더 확산될 것이다. 그래서 마스크는 서로 교류를 하고 싶지 않아하는 무언의 표식행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둘째, 1인 문화가 점점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식사 문화는 여러사람이 반찬을 나눠먹는 문화다. 물론 지금도 식당에 가면 2명이 오나 3명이 오나 김치반찬, 나물반찬 같은 것은 각각 한 접시에 담겨져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 문화도 점점 바뀌어가고 있다. 과거 도시락 전문 가게를 이용하는 경우는, 교회같은 종교시설과 학교 운동회등 단체도시락이나 직장인의 점심의 대안이었다면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도시락을 판매하고 있고, 가족들끼리도 서로 다른 메뉴의 도시락을 먹기도 한다. 심지어 요리배달전문앱에 등록한 업체들 중에서도 상당수가 1인용 회, 1인용 삼겹살구이, 1인용 함박스테이크 도시락을 판매하는 업체를 곳곳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서로 얼굴을 안 보는 대신 혼밥, 혼술, 홈트, 홈까페 등 밖으로 나가지 않고 집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개인주의 문화가 매우 발달하고 있다. 덕분에 식품이나 가전 제품의 디자인이나 포장이 점점 작아지고 깜찍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셋째, 위에 언급한 혼자만의 개인문화가 발달하게 되다보니 집에서 공부하는 사람도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이미 앞서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가상의 공간에서 서로 소통하는 것이 익숙해졌다. 모르는 것이 있으면 포털사이트에 접속해서 궁금증을 해결하곤 한다. 과거 미국의 야후나 라이코스 등의 사이트가 유명했었는데, 최근에는 네이버와 다음이 포털 1, 2위를 달리는 한국과 달리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구글(Google)이 압도적이다. 그 구글이 떠오르는 동영상 포털사이트 유튜브(Youtube)를 인수하였다. 이제 20~30대 이하 젊은 사람들의 검색사이트는 유튜브가 대세라고 할 수 있다.


유튜브를 소개하는 이유는 이 유튜브를 통해 검색 뿐 아니라 공부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공부하려는 사람들이 많다 보니,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공부하는 사이트도 많아지고 어떤 기업은 자신들이 올린 코스만 잘 수료하면 취업의 기회도 주는 그런 시대가 도달하였다. 단순히 책을 읽는 것 보다는 시청각이 모두 동원되는 것이다 보니 효과적인 교육이 가능하다. 그러다보니 대학의 기능이 축소되는 문제도 생기고 있다. 혼자 공부해도 바리스타가 될 수 있고 각종 자격증시험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는 것이다.


Image by Ilona Krijgsman from Pixabay

넷째, 반려동물의 증가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이 늘다보니 소통의 창구로 반려견을 통해 대리만족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현상은 역설적이게도 결혼을 기피하거나, 아이를 갖지 않는 등 다른 현상의 요인으로 작용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언택트로 인해 세대를 따라가지 못하는 고령층의 속도의 증가가 사회적 문제로 발생한다. 특히 최장수 국가인 일본보다 더 빠른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심각한 노인 문제의 증가를 양산할 것이다. 문제는 고령층의 세대는 젊은 세대보다 기술 습득의 속도가 현저히 느리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이 세상에 소개된지 20년이 넘었고 모든 산업이 스마트폰을 통해 전달되고 있지만, 아직도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노인들이 많다.


요즘 "80세시대를 넘어 100세시대" 라는 말을 자주 한다. 실제로 종신보험도 80세가 아니라 100세까지 보장되는 것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이런 와중에 일본은 120세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는 보도도 나오는 형편이다. 국민은 연령대는 이렇게 빨리 고령화 되어 가는데, 아직도 사회생활 은퇴시기는 55세~60세 정도에 머물고 있다. 그렇다면 25세 전후에 회사에 입사해서 30년 일하고 55세에 은퇴하면, 앞으로 120세까지 약 70년을 더 살아내야 하는 것이 우리 인생이 되는 것이다.


용케 100세, 120세까지 잘 살아낸다고 해도 다른 문제가 생긴다. 고독이다. 본인이 120세라고 생각해 보라, 아들 딸도 이미 90세 전후이다. 부모보다 먼저 죽는 경우가 허다할 것이다. 세대차이극복, 건강약화, 그리고 정신적으로 버티기 어려운 것도 노인들의 문제다. 그야말로 죽고 싶어도 죽지 못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점점 불안한 시대로 접어들고 있는 언택트 시대, 이런 시대에 크리스챤은 어떻게 대응 해야 할까?


그리스도의 신앙은 공동체 신앙을 일컫기도 한다.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하고, 교회의 성도를 신앙공동체로 얘기한다. 그런데 이런 언택트 시대는 개인주의를 지향하기 때문에 신앙 공동체의 개념을 뒤집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열거한 여러 문제점을 다시 읊어보자.


개인주의와 1인가구 시대가 이미 깊이 자리잡았다. 겉으로는 배려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속으로 보면 남들과 교제하고 사람들사이에 관계하는 것이 껄끄러워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결혼보다는 혼자 살고, 아이보다는 차라리 반려견을 키우는 것이 더 즐거운 낙으로 살고 있다. 고령화 시대에 노인들은 고독사 하게 되고 일정한 직업이 없어지니, 점점 가난으로 인해 고장난 몸에서 발생되는 병을 치료하는 것 조차도 어려운 문제가 늘어날 것이다. 자식이 오히려 늙어 죽어버려 이 세상 누구에게도 의지할 수 없는 그런 노인들. AI시대를 맞아 지금의 젊은 세대들 조차도 그들의 노후를 장담하지 못한다.


교회에 나가지 않는 가나안 성도들이 늘어나고 있다. TV방송으로 너도나도 기독교방송국을 만들고 정말 훌륭한 설교 달란트를 가진 목사님들이 하루에도 수차례 설교하는 방송이 나오고 있다. 그런데 더 많은 사람들이 전도될 줄 알았더니 오히려 기존 성도들이 자기 목사님 설교가 재미없다고 교회에서 나온다. 교회에 가지 않아도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고 스스로 판단하기도 한다.


예수님의 지상 명령은 2가지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네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위에 열거한 문제는 하나의 원인으로부터 제공되었다. 바로 남들과의 교제를 피하고 혼자만 있다는 것이다. 남의 간섭을 피하는 사람, 혼자만의 세계를 구축하는 사람, 고독한 사람이 점점 늘어나는 시대에 살고 있고 점점 그러한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같이 얘기해 줄 이웃이다. 카카오와 네이버밴드로도 채워줄 수 없는 허무한 인생을 메꿔줄 사람이 필요한 것이다. 고독과 외로움에서 고통받는 사람들을 찾아내고, 그들이 무엇이 필요한지 살펴주고 필요한 것을 제공할 수 있으려면 언택트가 아니라 '컨택트'가 되어야 한다.

Photo by Jon Tyson on Unsplash

그리스도의 정신은 컨택트의 정신이다. 먼저 하나님과의 컨택트가 필요하다. 하나님은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쏟아내어주길 원하고 있다. 아무리 바빠도 아무리 힘들어도 그분과의 깊은 교제가 필요하다. 하나님과의 교제를 통해서 자신의 문제를 먼저 드러내고 해결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 기쁨을 이웃에게 베풀어야 한다. 하나님과의 교제를 하는 방법이 독대라면, 만남이 있어야 한다. 서로의 숨소리를 듣고, 같이 밥을 나눠먹어야 상대방을 알 수 있다. 언택트 시대의 컨택트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 교회의 역할이다.


Image by Sabine van Erp from Pixabay


무엇을 해야 할까?


현재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여러가지 제도들을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기업들은 대학에서 배우는 4년동안의 지식에 대해서 신뢰하지 않고 있다. 지식이나 기술은 너무 빨리 진화하고 있는데, 10년 20년전 지식을 가르치는 교수에게 배운 지식은 현재시대에 맞지 않는다. 당연히 사람을 채용해도 곧 새로운 지식을 가르치기도 하고, 이미 고용된 사람이라도 회사가 필요한 기술이나 지식을 배우게 하거나 그 배움을 못 따라가면 다른 사람으로 대체하는 것이 일상화되었다. '종신고용'이라는 말은 이미 오래된 용어가 된 것이다.


크리스챤으로 사회적 약자를 도울 방법도 계속 진화되어야 한다. 그들을 찾는 프로그램도 단순히 나라의 정보에 의존하기 보다는 교회적으로 연대해서 파악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자존심이 매우 쎈 나라다. 자신이 남들보다 가난하거나, 약한 모습을 잘 보여주질 않는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하나님은 우리의 약한모습을 드러내 주길 원하신다. 교회는 그런 분들을 찾아서 그 분들의 약한 모습을 알아내고 필요한 부분을 지원할 수 있어야 한다. 초기에 필요할 때 언택트 기술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시도라고 생각된다. 처음 만남은 어색할 수 있으므로 화상이나 목소리로 자연스러운 사귐을 하고 서로 마음을 열 때 만남을 이어가는 것도 제안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는 젊은이들은 도시에 몰려들고, 노인들은 시골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가족의 유대감이 강한 나라이지만, 이런 분들의 건강에 대해서 신경을 못 쓰는 것에 대해서 불편한 가족들이 많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방의 교회가 건강하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사각지대에 노인들의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는 책임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도시에 있는 가족들에게 정기적인 소식을 전하고, 안심을 이끌어 내는 것이 또한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사각지대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희망을 전해줄 필요가 있다. 도시빈민지역 청소년, 보육시설 출신 청소년들에게 가장 먼저 손 내밀어야 하는 곳이 바로 교회이다. 예수님의 사랑은 그런 지체들에게 더욱 전달되어야 한다. 체계적인 교육시스템과 직업 진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필요가 있다. 요즘은 대학이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입학자들이 줄어드는 추세다. 반대로 얘기하면 어느정도 소양만 갖추면 자신이 원하는 과목을 찾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들을 위한 펀드를 마련하고 훌륭한 후원자들 풀(Pool)을 마련해서 매칭해 주면 교회의 머리 되신 예수님의 백성을 더 확장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20세기 대표적인 신학자로 일컬어지는 칼 바르트(Karl Barth)는 이런 말을 했다. "그리스도인은 한손에는 성경을, 다른 한손에는 신문을 들고 있어야 한다." 그리스도인은 현실의 불의를 모른척하면 안된다는 뜻이다. 우리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할 수 있는 사랑의 실천 정신이 더욱 요구되는 것이 앞으로 우리가 맞닥뜨리게 될 언택트시대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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