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버스를 타고 집으로 퇴근하는 길이었다.
버스 창가에 앉아 바깥을 구경하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어떤 정류장을 지나가고 얼마 되지 않아서 엠뷸런스 두대가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약간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 찰나, 엠뷸런스 사이로 길가에 한 중년 남성이 쓰러져 있었고 그분 위로 119 구급대 요원 한 명이 숨 가쁘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아! 순간 탄식이 흘렀다. 버스에서 목격한 것은 불과 몇 초의 찰나지만 의식이 없어 보이는 그 중년의 모습은 지금 생(生)과 사(死)의 기로에 있는 바로 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타까운 장면이 지나고 1분도 안 되어 새로운 정류장에 버스가 멈췄다. 그 정류장에서 퇴근버스를 기다리는 몇몇의 모습은 앞서 긴박한 순간과 달리 너무나도 평온해 보였다. 심지어 하품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니까 이 상황이 너무 낯설어졌다.
불과 1분의 시간 차를 두고 한 사람은 죽을 고비를 넘기는 급박한 상황 중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집에 갈 버스 기다리느라 낯섬을 넘어 화가 날 정도로 느긋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신은 왜 내게 이 두 상반된 장면을 목격하게 하신 것일까? 어떻게 보면 나에게도 이런 상황이 올 것이다. 생(生)과 사(死)의 기로에 있는 사람과 불과 몇 십 미터 앞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느긋한 사람의 모습 두 장면을 동시에 보면서, 내가 지금 살아있다는 것은 신이 내게 주신 삶의 시간 선물인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