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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파파 Nov 25. 2022

기(氣) 싸움

바이어와 셀러.


그들은 서로 양극단에서 최선을 다해 속해 있는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내년 벌어질 사업에 조금이라도 유리하게 가격협상을 이끌기 위해서다.


일반적으로 가격협상은 바이어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여겨지지만 물건을 파는 회사의 규모가 남다르게 크다고 하면 입장이 달라진다.


바이어인 우리 쪽은 국내 경제 흐름과 현상을 두고 내용 정리와 함께 합리적 가격(?)의 필요성을 설득하고 있다. 저쪽에서는 과거에 진행되어왔던 사례와 업계 관례를 더 적극적으로 피력한다.


양쪽의 기싸움이 팽팽한 상황을 맞았다.


처음엔 서로에게 젠틀했던 표현들이 점점 거칠어가고 있다. 이것이 진실게임처럼 흘러가면 양쪽 다 힘들어질 것이 뻔하다.


논리에 논리를 더해보지만, 해결방법이 안 보이고 서로 흥분하기 시작하면서 잠시 멈춤을 갖기로 했다.


그러나 언제까지 그래야 할까?

답답한 시간은 또 그렇게 흘러가고 있다.


잠시의 시간차를 두고 다시 협상을 위한 대화를 시도했다.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기 어려웠고 기싸움은 이어지고 있었다. 대화 말미에 마침 개인적인 일이 있어 내일 휴가가 있으니 다음 주에 다시 얘기하자고 했다.


그랬더니 그도 내일 휴가라고 한다.


둘은 웃었다. 같은 동질감을 느끼는 순간이다.


다음 주엔 좀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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