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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글파파 Apr 08. 2023

생(生)과 사(死)의 기로

삶을 주심에 감사

광역버스를 타고 집으로 퇴근하는 길이었다.


버스 창가에 앉아 바깥을 구경하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어떤 정류장을 지나가고 얼마 되지 않아서 엠뷸런스 두대가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약간 걱정스러운 생각이 들 찰나, 엠뷸런스 사이로 길가에 한 중년 남성이 쓰러져 있었고 그분 위로 119 구급대 요원 한 명이 숨 가쁘게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아! 순간 탄식이 흘렀다. 버스에서 목격한 것은 불과 몇 초의 찰나지만 의식이 없어 보이는 그 중년의 모습은 지금 생(生)과 사(死)의 기로에 있는 바로 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안타까운 장면이 지나고 1분도 안 되어 새로운 정류장에 버스가 멈췄다. 그 정류장에서 퇴근버스를 기다리는 몇몇의 모습은 앞서 긴박한 순간과 달리 너무나도 평온해 보였다. 심지어 하품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니까 이 상황이 너무 낯설어졌다.


불과 1분의 시간 차를 두고 한 사람은 죽을 고비를 넘기는 급박한 상황 중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집에 갈 버스 기다리느라 낯섬을 넘어 화가 날 정도로 느긋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신은 왜 내게 이 두 상반된 장면을 목격하게 하신 것일까? 어떻게 보면 나에게도 이런 상황이 올 것이다. 생()과 사()의 기로에 있는 사람과 불과 몇 십 미터 앞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 느긋한 사람의 모습 두 장면을 동시에 보면서, 내가 지금 살아있다는 것은 신이 내게 주신 삶의 시간 선물인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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