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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하 Oct 09. 2023

소비자를 기만하는 위생장갑

위생장갑? 
청결을 유지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일회용 비닐장갑. 주로 음식을 만들거나 염색을 할 때처럼 손으로 직접 만지기 어려운 물건을 다룰 때 사용한다.




코로나 세상 전과 후는 많은 변화를 주었다.

코로나 전에는 당연했던 것들이, 코로나 세상을 겪고 난 지금은 당연한 것이 당연한 게 아닌 그런 역설적인 세상이 되었다.


코로나 전에는 식당에서는 일하는 모든 분들이 위생장갑을 끼고 일을 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았다.

손으로 이것저것 만지고, 그리고 흐르는 물로 손을 씻고

음식하고 손을 씻고,

행주로 식탁 닦은 후 손을 씻고.

이러한 행동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는 게 흔하던 시절이었다.


손에 김칫국물이 묻은 채로 음식을 접시에 담고, 서빙하고, 빈 접시 치우고 하는 행동은 코로나 전에는 찾아볼 수 없었던 것 같다.




코로나 세상을 겪고,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된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서 위생장갑은 모든 식당, 모든 카페에서 직원들이 손에 필수적으로 착용하는 위생의 상징이 되었다.


위생장갑의 색깔, 패션도 다양해진 지금의 없어서는 안 되는 위생의 상징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위생장갑은 직원들의 손을 보호하기 위한 장갑일까? 

아니면 정말 위생을 위한 장갑일까? 


소비자들은 식당 직원들이 위생장갑을 끼고 서빙하고, 빈접시 치우고, 음식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위생적이라고 착각을 하게 만드는 상징물이 된 것일까?


위생장갑을 낀 손으로, 음식을 담고, 행주로 탁자를 닦고, 밥솥에서 밥을 푸고, 그리고 그대로 다른 손님 테이블에 가서 또 같은 일을 반복하고, 김치를 그릇에 담고, 다른 반찬도 그릇에 담고, 반찬이 위생장갑에 묻은 채로 이리저리 왔다 갔다.


정말 위생적일까?


지금의 위생장갑은 손을 보호하기 위한 작업용 장갑이 된 것 같다.


손에 김치국물이 묻지 않았고. 행주로 식탁 위 더러운 것을 닦아도 손에 묻지 않았고,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난 후 입 주변을 닦은 휴지를 아무런 거리낌 없이 손으로 잡아도 위생장갑이 보호해 주고, 


반대로 맨손으로 할 때는 이렇게 해도 저렇게 해도 흐르는 물에 손을 씻기라도 했는데, 지금은 흐르는 물에 손을 씻지도 않는다. 위생장갑이 손을 보호해 주니까.....


무엇이 정답인가?


위생장갑은 손을 보호하기 위함인가, 정말 위생을 위함인가.


위생장갑이라는 시각적 효과로 소비자를 기만하는 것이 아니라면, 정말 용도에 맞게, 음식을 만들 때에만 사용하고, 음식을 만드는 게 아닌 다른 일에는 위생장갑을 벗던지, 다른 장갑을 사용하던지 하는 게 올바른 게 아닐까 한다.


항상 어느 식당, 어느 카페에 가보면 직원들이 손에 착용하고 일을 하는 위생장갑을 볼 때마다, 위생장갑을 낀 손은 처음부터 위생에 신경을 쓸 의사도 능력도 없으면서 마치 위생에 대해 신경을 쓰는 것처럼 나를 상대로 사기치는구나 라고 생각만 했는데,


오늘 충주에 있는 어느 해물칼국수 식당에서 위생장갑을 착용하고 일을 하는 직원을 보면서, 정말 위생 관련 나를 상대로 사기를 치는 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제는 위생장갑을 벗을 때가 아닌가 생각한다. 

본래 용도에 대한 목적의 전환을 하기 위함이라면, 위생장갑이 아닌 본래의 장갑으로 착용했으면 한다.


벗지 않겠다면 정말 위생을 위한 위생장갑이 되길 바랄 뿐이다.





ps : 사진은 인터넷에서 퍼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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