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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 Nov 14. 2022

공무원 우울증, 휴직 vs 의원면직

우울증으로 병원을 다니게 되었다면 두 가지 카드 앞에서 망설이게 될 것이다.

휴직이냐, 의원면직이냐. 사실 누구든 그렇겠지만 당장 때려치우고 싶을 것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일들, 사람들, 모두 지긋지긋하고 꼴도 보기 싫어졌을 것이다. 그래서 정이 뚝 떨어진 이 조직을 아예 벗어나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휴직을 택했다. 솔직히 의원면직을 하고 백수가 된다는 게 너무 두려웠다. 가뜩이나 힘든 내게 더 큰 짐을 지우고 싶지 않았다. 만약 이 지경에 일자리까지 알아봐야 했다면 나는 매우 힘들었을 것이다.

다행히 질병휴직이 되었고 현재 거의 일 년 가까이 쉬면서 느낀 것은 이렇게 하길 참 잘했다는 것이다.


일단 나를 괴롭게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꼭 사표로 이어질 필요는 없다. 질병휴직이라는 좋은 제도가 있는데 이용해먹어야 한다.

적은 돈이나마 나오는 월급도 있고 소속도 여전하니, 나의 건강에만 집중할 수 있었고 그 덕에 많이 호전되었다.

누차 이야기하지만 중요한 것은 조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사실이다. 일에서, 사람에서 잠시 나를 분리시켜야 한다.

그리고 정신과를 다니면서 약을 꾸준히 먹어야 한다. 약효는 최소한 한 달 이상 복용해야 효과가 나타나니 조급히 마음먹지 말고 시간을 들여야 한다. 기다려야 한다.


휴직이 정 어렵다면 병가든 연가든 사무실에서 나를 분리시킨 뒤 질병휴직을 신청하자. 그렇게 나만의 시간을 갖다 보면 생각이 정리가 된다.

정말 의원면직이 답인지 아닌지는 미래의 나에게 맡겨두고 지금은 내가   있는 것부터 하자.


나한테 갑자기 많은  바라지 말아야 한다. 의원면직은 매우 중요한 결정이다. 지금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내리기에는 너무 무모하다. 차근차근  상태를 봐가며 결정해도 충분하다.

아직 병원에 가지 않았다면 병원 가는 게 급선무다. 어서 병원부터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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