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밑줄 그어가며 두 번 읽을 정도로 좋아했던 책인데 마침 며칠 전에 책 리뷰를 듣게 되었다.
협상에서 첫 번째 단계는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나의 목표는 명확했다.
레인보우브릿지가 보이는 룸, 아니면 적어도 바다가 보이는 룸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그다음에 나는 정보를 탐색했다.
아무리 내가 원해도 현재 남은 방이 없다면 얻을 수가 없다.
다행히 브릿지뷰 룸이 남아 있었고 다만 더 비싼 방이라는 것이었다.
그다음에 증거를 제시하며 이성적으로 접근했다.
직원은 하버플로어뷰는 고층을 의미하는 것이고 브릿지뷰를 보장받으려면 원래 더 비싸다는 것이라 했다.
플로어가 층을 의미하니까 그녀의 설명도 그럴싸하다.
하지만 다행히 내가 예약한 방 정보에는 추가로 씨뷰라고 적혀있었다.
그래서 나는 최대한 정중하게, 하지만 명확히 내 입장을 말했다.
'나는 이미 추가금을 내고 씨뷰를 예약했다. 그런데 바다가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여기서 방을 바꾸기 위해 또 추가금을 내야 한다는 건 부당하다.'
다행히 일본 직원도 영어를 아주 잘해서 의사소통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직원은 계속 '당신의 말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현재 방이 없다.'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래서 나는 마지막 필살기를 말했다.
"Can I speak to the manager, please?"
직원이 순간 표정이 굳은 채로 나를 몇 초간 쳐다보더니 알겠다며 오피스로 들어갔다.
그리고 오 분 넘게 기다린 끝에 직원이 다시 돌아왔고 결국 업그레이된 브릿지뷰를 받게 되었다.
오래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직원의 말에 "That's all right. I really appreciate it."라고 미소 지으며 답했다.
그리고 룸으로 들어와서 뷰를 확인했다.
너무 예뻤다.
30여 분 간의 고생이 전혀 아깝지 않았다.
그리고 어디 대회에서 우승이라도 한 거처럼 어찌나 뿌듯하던지.
그리고 뷰를 감상하며 딱 두 가지 생각이 들었다.
첫째, 영어 배운 보람이 있네.
파파고 붙들고 설득했을 생각 하면 벌써 머리가 아프다.
둘째, 앞으로도 책 많이 읽고 다양한 정보를 접해야겠다.
어떤 위기가 닥치거나 기회가 왔을 때 그동안 쌓인 나의 지식과 스킬이 빛을 발할 테니.
마지막으로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실행했던 것을 정리해 보겠다.
1. 목표 명확히 하기
2. 증거 제시하기 (이성적으로 접근하기)
3. 상대방 기분 상하지 않게 하기 (상대방의 권위 존중해 주기)
"Is there anything you can do, please?"라고 물어보며 그녀의 권위를 존중했다.
4. 감정적으로 다가가기
'레인보우브릿지뷰가 너무 예쁘다는 후기를 보고 이 호텔을 선택했다, 그래서 일부러 더 추가금 내고 씨뷰를 예약한 거다' 등 화내며 따지기보다는 얼마나 내가 이 방을 원하는지 감정적으로 어필했다.
5. 마지막 필살기, 매니저와 대화 요청하기
직원은 내 말에 충분히 공감해 주었으나 협상에 진전이 없음을 느꼈다. 즉, 그녀에게 방을 바꿔줄 권한이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나는 매니저와 이야기할 수 있게 해달라 부탁했고 그녀는 매니저와 직접 이야기하고 온 후에야 방을 바꿔줬다.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매니저 불러!'라고 따지기보다는 중간에 있는 직원이 충분히 나의 입장을 이해한 후에 마지막 필사기로 매니저를 불러야 더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한다. 나와 매니저(의사결정자)를 연결해 줄 직원(상대방)이 어떻게 내 말을 매니저에게 전하느냐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6. 온화함 잃지 않기
매니저를 불러달라 하기 전까지는 정색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것은 사실 1번, 3번과 연결되는 부분인데 나는 브릿지뷰를 얻는 게 중요하지, 상대방을 기분 나쁘게 하고 싶지도 않고 더욱이 나도 기분 상하고 싶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