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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꽃샘추위야 저리 가라

그리움

바람의 노래를 듣는 이유


경칩이 지났는데도 날씨가 쉽사리 따뜻해지지 않는다.

이 핑계로 마음도 영 활력을 못 찾는 게 아닌가 싶다. 남편 제주에 있을 때부터 날씨 예보에서 반드시 바람의 세기를 체크한다. 15m/s를 넘게 되면 심상치 않는 날씨가 되버린다.  비행기는 뜨더라도 바람이 노여워하는 하늘에서 울렁대는 비행기 안은 섭다.  랑하는 이들이 비행기 안에서 안전하고 평온하기를 바라며 바람이 잦아들기를 기도했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는 서울에서도 풍속을 챙긴다. 비가 오거나 바람이 거세면 집 밖에 나가도 곧잘 체력이 저하되기 마련이다. 같은 기온에도 바람이 없거나 낮으면 날이 훨씬 따사로울 수 있다.


요 며칠 꽃샘추이가 기승이다.

주말엔 바람이 있고 영하인 날씨가 꽤 됐다.

이 온 듯해도 쨍한 일이 없어 보인다. 재미를 잃었다고 할까.


마음 깊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립다.

가장 가까운 사람들, 가족들로부터 상처를 받아 되도록 멀리 살고 싶다는 사람들도 있다는데.

나는 다 같이 마을을 이루고 가까이에서 저녁을 먹는 삶을 살고 싶다. 지지고 볶더라도 사람냄새 나니까.

오늘은 이곳, 내일은 저곳에 가서 식사도 하고 카페도 가고...

그렇게 살면 좋겠는데, 쩌다보니 가족들이 떨어져있다. 심지어 비행기를 타고가도 14시간이나 걸리는 곳은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아직도 의젓하게 인생의 바람, 풍향을 받아드릴 정도의 어른 못나보다.

암튼. 그나마도 한 시간 거리인 동생네와 식사를 하게 됐다.

바람부는 날

견고한 건물 숲 속에서 오붓한 주말의 식사는 참 좋다.

서울 안에도 신도시!가 있다. 내가 생각한 도심이나 경기도의 신도시들과 달리,  수백 개의 상점들의 끝이 가늠이 안 될 것 같았다. 분명히 각각 달리 개성 넘치는 데 막상은 비슷하다. 옹기종기 즐기한 상점들이 오랫동안 건재하기를 바라며 발걸음을 재촉한다.


넷이서 배뚠뚠해져 오는데 길바닥에 바나나가 어져있다.

대학 때 한참 즐기던 카트라이더의 바나나 킥 아닌가!

웃음이 픽. 나온다.

누가 흘리고 간 것인가 싶다지만,

그때 무지개장갑이었던 아이가 보고 싶다. 아무래 그녀석이 보고싶은 맘을 어쩌지 못하겠다. 이러다가 올해 또 미대륙을 밟고야말겠다...

@카트라이더와 바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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