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즐거워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린다. 잘하지도 못하면서 놀듯이 건성건성하면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 차라리 놀이를 일처럼 하자. 능동적으로, 적극적으로 놀고, 공을 들여 열심히 놀아서 준전문가의 영역까지 올라가자. 그러다보면 노는 것이 직업이 되는 순간이 온다. 그냥 논다고 해서 직업이 되지는 않는다. 열심히 일하듯 놀아야 한다.
김민식 pd님은 관심사와 재주가 참 많은 분입니다. 영어를 가지고 놀아 통번역을 하셨고, 블로그를 가지고 놀아 책을 썼고, 유튜브를 가지고 놀아 유튜버가 되셨습니다. 아참, 영어와 글쓰기를 잘하는 덕분에 MBC pd도 쉽게 되셨습니다. 본인에게 필요한 스킬이 있으면 블로그에 카테고리를 추가하여 책을 읽고 전시회와 강연을 다니며 포스팅을 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삶의 기술이 하나하나 늘어난다구요.
매일 아침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 가장 쓰고 싶은 글을 쓰는 생산적 취미 활동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작가님의 삶이 너무 멋있게 느껴집니다. 저는 책과 독서가 저의 생명의 은인이라 생각하는데, 이 분도 블로그가 생명의 은인이라 말씀하시네요. 정신의 고양, 버팀목, 탈출구와 같은 책읽기와 글쓰기는 인간에게 정말로 유익한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이 이 분도 독서와 여행과 외국어 공부를 좋아하십니다. 다만 그것을 철저하게 하여 직업과 연결시킨다는 점이 특이점이라 할만 하지요. 20대에 열심히 영어 공부를 해서 직업적 성취를 이루신 것처럼, 매일 아침 블로그를 써서 작가와 강연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끈기가 없다면 절대로 불가능한 일일 겁니다.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독창성은 끈기(꾸준히 노동하는 자세로 작품을 써 가는 것)로 만들어진다'고 했다고 합니다. 삶이라는 것은 꾸준함이라는 무기를 통해 피어나는 것 같습니다. 일이든 인간관계든 건강(이 또한 나이가 들면서는 세심함과 노력이 필요한 영역)이든 모두 마찬가지겠지요.
재미가 있으면 꾸준히 할 수 있고, 꾸준히 하면 성과가 납니다. 또는 성과가 나면 재미가 있기 때문에 지속가능하기도 하죠. 결국 이렇게 맞물려 돌아가면서 선순환이 일어납니다. 그런데요, 이 '재미'를 느끼려면 서투르고 힘든 시기를 버텨내야 합니다. 잘하면 재밌거든요. 사실 이 시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탈락을 합니다. 여기서 버티는 놈(?)이 이기는 놈이 되는 거죠.
한 번 이겼다고 끝나는 게 인생이 아니어서, 계속하지 않으면 또 사라져버리기도 합니다. 그래서 결론은 뭐냐고요? 꾸준히 재밌게 일과 인간관계를 지속해보자, 사랑하면서 살아보자, 라고 감히 말씀드리는 겁니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무기가 있습니다. 퇴근 후의 시간이 바로 그것입니다. 자유로운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밤 시간과 주말 혹은 새벽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우리 인생의 길이 좀 더 다채로워지고 재미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독자님들은 그 시간에 무엇을 하고 계신가요?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겁고 행복한지 자신에게 물어보라고 김민식 님은 말씀하시네요. 저는 이에 덧붙여 책읽고 글쓰기에 취미를 들이시라고 잔소리 한 스푼을 얹고 싶습니다. 삶이 편해지니까요. 일이나 인간관계가 모두 기름을 한 사발 부은 것처럼 전에 비해 부드러워질 수 있습니다. 운동으로 근력과 체력을 기르고 독서(비문학 비중을 늘린)와 글쓰기로 즐거운 삶을 살아가시는 독자님들의 삶을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