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화(淨化)와 희망

by 누두교주

다음날 따췬은 집 길 건너 노점에서 자전거를 수리하고 아이는 바구니에 담아 옆에 두고 돌보았다. 샤오 홍은 목에 흰털이 달린 것은 같지만 밤색의 긴 코트와 바지를 입고 길거리에서 상대를 찾아서 따췬의 집으로 와 매춘을 했다. 따췬은 샤오 홍의 손님이 타고 와 길가에 세워 논 자전거 타이어에 구멍을 내는 질투를 보이기도 하지만 이때 거리의 소음은 유난히 커지면서 그의 일을 덮어 버렸다.


목둘레에 흰색 털은 여전히 매춘의 코드이지만 붉은 재킷과 검은 미니스커트는 긴 코트와 바지로 바뀌어 샤오 홍의 변화된 심리와 생활을 묘사했다. 따췬의 질투하는 행동을 골목의 소음으로 덮어 처리하는 왕챠오의 기법은 그가 표현하고자 하는 바를 적절히 표현했다.


따췬과 아이 그리고 샤오 홍은 함께 거리 구경(逛街)을 나갔다. 거리의 소음을 압도하는 음악은 이들의 행복한 마음을 표현해주고 있고 샤오홍은 수수한 짙은색 코트를 입어 여염의 여자와 같은 모습이다. 그렇게 또 하루가 갔다.

수수한 코트는 빈곤의 수렁에서도 정상적인 삶을 꿈꾸는 샤오 홍의 내면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왕차오의 의도를 읽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아무것도 사지 않고 먹지 않는 그들의 산책에서 희망의 끈은 놓고 있지 않지만 엄존하는 경제적 빈곤의 수렁을 읽을 수 있다.


오늘도 따췬은 자전거 수리 노점에서 아이를 보며 일하고 있고 샤오 홍은 손님을 찾으러 나갔다. 이때 리앤의 차가 따췬의 집에 서고 리앤은 아이를 확인하고 떠난다. 리앤은 자신의 아이임을 부하들에게 밝힌다.

샤오 홍은 매춘이 끝난 손님을 쫒다시피 보내고 침대의 시트를 새것으로 바꾼다. 그녀는 빨간색 티셔츠를 흰색으로 바꾸어 입고 머리를 빗고 흰 머리띠로 묶었다. 입술에 간단한 화장도 했다. 따췬이 일을 마치고 아이를 데리고 돌아와 문을 두드리자, '다녀오셨어요(回来了)'하며 따췬을 맞아들였다. 거친 '빵(馒头)'과 멀건 국 그리고 두 가지 반찬뿐인 상이지만 국을 뜨는 샤오홍이나 달게 먹는 따췬이나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밤에 되어 밖의 소음은 더 커졌지만 집안엔 샤오 홍이 국물 뜨는 소리, 아이 옹알대는 소리 그리고 먹는 소리만 있다. 잠자리에서 샤오 홍은 내년부터 매춘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아이는 따췬과의 사이에서 옹알거리고 있었다.


다음날 따췬과 샤오 홍은 아이와 함께 사원을 찾아 향을 피우고 합장하고 절하며 참배하는 시간을 보냈다. 이들은 사진관(人民照相)에 들어 셋이 가족 촬영도 했다. 물론 샤오홍은 모자 달린 수수한 짙은 색 코트 차림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차는 '빵차(面包车)'로 불리는 소형 승합차이다. 차 크기에 비해 많은 인원이 탑승할 수 있고 많은 물건을 옮길 수 있으며 유지비가 적어 작은 사업(个体工商户)을 하는 사람에게는 아주 유용한 차이다. 이에 비해 리앤이 타고 다니는 세단(桑塔纳)은 상대적으로 경제력이 있음을 상징한다.

따췬을 위해 침대 시트를 바꾸고 옷을 갈아입고 음식을 준비하고 사원을 찾는 샤오 홍의 행위에서 경제적 빈곤으로 인해 매춘의 늪의 빠졌다가 비록 풍족하진 않지만 생존을 확보한 이후 옳고 그른 것에 대한 자각을 해나가 것을 볼 수 있다. 이들은 게으르지도 않았고 무책임하지도 않았다. 더욱이 악한 심성을 가지고 범죄와 연결되지도 않은 선량한 ‘도시 주민’ 일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의 현실은 빈곤의 나락에 빠져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왕차오는 샤오홍과 따췬이 빈곤의 나락에서도 삶의 희망을 놓지 않고 있는 모습을 통해 당·국가의 정책에 기인한 사회 구조적인 빈곤의 책임을 질타하고 있다.


사진은 미래에 과거를 추억하는 도구도 될 수 있지만 현재에 대한 약속을 표현하는 약속이기도 하다. 함께 사원 참배를 통한 정화의식을 마치고 따췬과 샤오홍 그리고 아기는 함께 사진을 찍는다. 가족의 약속의 의미이다. 하지만 세 명이 찍은 사진에서 얼마 후 두 명은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었다.


(위 사진) 거친 '빵(馒头)'과 멀건 국 그리고 두 가지 반찬뿐인 상이지만 국을 뜨는 샤오홍이나 달게 먹는 따췬이나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밤에 되어 밖의 소음은 더 커졌지만 집안엔 샤오 홍이 국물 뜨는 소리, 아이 옹알대는 소리 그리고 먹는 소리만 있다.


(아래 사진) 다음날 따췬과 샤오 홍은 아이와 함께 사원을 찾아 향을 피우고 합장하고 절하며 참배하는 시간을 보냈다. 빈곤은 이들의 책임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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