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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우 천군 (蚩尤 天君) 12

Ⅱ. 마두살검에서 중원 상태공으로 (踊躍在淵) 2-1

by 누두교주 Jan 18. 2023

12. 카일곡(卡日曲), 수정처럼 빛 나는 진주(晶莹的粒粒珍珠) 


  중원지존 태일 강석년은 옥산시녀 뇌조에게 그녀의 조상이 맡았던 상천관을 제수, 하늘의 기미를 살피도록 했다. 그러나 마두살검 공손 소전에게는 마치 잊어버린 듯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공손 소전으로서는 견딜 수 없는 시간이 일 년 가까이 계속됐다. 하지만 그는 내색하지 않고 묵묵히 그 인내의 시간을 건너고 있었다.    

 

  7월 보름 망혼일(亡魂日)! 지하세계가 열리고 저승의 모든 귀신이 지상에 출입할 수 있는 일 년에 한 번 있는 날! 강석년은 뇌조를 불렀다. 뇌조는 신령스러운 시초풀로 만든 점서와 천년장귀가 담긴 벽오 함(碧梧 函)을 든 채 입조(入朝)해 중원지존 강석년에게 읍(揖)을 세 번 올려 예를 표했다.     


“ 망혼일! 오늘은 마군태제(魔軍泰帝)가 어디 있는지 살필 수 있겠느냐?”     


  마군태제는 80 마두들의 지존이다. 그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본 사람은 하나도 없다는 전설의 인물이다.     


“...................” 


  강석년의 물음에 뇌조는 말이 없었다. 강석년도 물끄러미 쳐다만 볼 뿐 입을 열지 않았다. 그렇게 향 한 대가 사를 시간이 지났다.     


  뇌조는 벽오 함을 열었다. 벽오(碧梧)!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핏빛 옥(玉)으로, 그 안에 무엇을 넣던 절대 썩지 않는다. 그뿐만 아니라 죽은 사람 위에 올려놓으면 금방 화색이 돌고 일각(一刻) 동안 숨이 돌아온다는 전국신기(傳國神器)이다.      


  그녀는 벽오함 안, 천년장귀의 껍질을 조금 뜯어낸 후 가루를 낸 후, 시초 풀을 사르기 시작했다. 이내 흐릿한 난향(蘭香)과 함께 시초 풀 연기가 자욱이 올랐다. 뇌조는 시초 풀의 불 꽃 위로 천년장귀의 가루를 뿌린 후 벽옥함에 손을 올리고 이내 잠에 빠졌다.     


“약.. 고.. 종.. 열.. 곡(约古宗列曲)” , “카일.... 곡(卡日曲)”, “수정처럼 빛 나는 진주(晶莹的粒粒珍珠)”  

   

  한 시진 동안 뇌조는 단 세 마디를 했다. 뇌조가 깨어나자 강석년은 이미 용상에 없었다. 


대문 그림 : 향(香)이 타는 모습 (출처 : https://me2.kr/hwapn,   검색일. 2023.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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