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추 달걀 볶음(韭菜炒雞蛋)

by 누두교주

중국의 국가는 “일어나라(起来!)”로 시작한다.① 총 4번 일어나라고 한다. 뭔가 일어나야 하는데 안 일어난다는 생각을 했다.




일어나기 위해선 단연 오신채(五辛菜)다. 오신채는 마늘(大蒜), 파(革蔥), 부추(蘭蔥), 달래(慈蔥), 그리고 흥거(阿魏, Asafoetida)라는 채소이다. 이들은 향이 강하고, 보양효능이 강해 먹으면 일어나는 문제가 생겨 불법(佛法)을 닦는데 방해가 된다. 그래서 불교 수행승들은 오신채 먹는 것을 금하고 있다. 흥거는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5신채가 아니고 4신채만 존재한다.


시골집 우산각 천정에 양파와 마늘을 걸어 놓았다. 양파를 흥거대신 오신채라고 우기는 사람도 있다.


마늘 밭이다. 향으로는 4신채중의 으뜸이다. 여기서 수확하면 우산각 처마안에 걸어 말린다


천기를 누설하는 시초풀(蓍) 밑에는 영험한 거북(靈龜)이 깃들고 우리 집 파밭에 '으악 두꺼비'가 터 잡았다.


4신채 중에 일어나는데 (전문용어로 ‘양기(陽氣)를 돋우는데’) 가장 효능이 강한 것이 부추라고 한다. 따라서 콩알 주워 먹듯 비아그라 찾을 일이 아니라 부추를 즐기면 돋구고 싶은 양기가 충만해지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1년에 세 번 갈라서 심어도 뿌리가 상하지 않는다. 겨울에 덮어주고 북돋아주면 이른 봄에 다시 살아난다. 『동의보감』p.886


『동의보감』을 뒤져보면 부추를 [탕액편]에 배치하고 갖은 칭찬을 다 해 놓았다. 양기와 관련된 부분만 보면 아래와 같다.①


‘오래 먹으면, 허한 것을 보하고, 양기를 더하며. 사람으로 하여금 힘이 세지게 한다.(久食, 補虛, 益陽, 令人多力)


오죽하면 ‘양기를 일으키는 풀(기양초 - 起陽草)’ 또는 ‘초가삼간을 무너뜨릴 정도로 정력이 세진다(파옥초 - 破屋草)라고 불렀을까?




이쯤 됐는데도 부추요리를 해 먹지 않는다면 바보다. 부추요리 중에도 가장 빠르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부추달걀볶음(韭菜炒雞蛋)을 시전 했다.

우선 부추를 깨끗이 씻어 3~4센티 크기로 잘라 준다. 너무 짧게 자르면 어디 갔는지 찾기 어렵고 너무 길게 자르면 먹을 때 불편하다.


절단된 조선 부추들. 사실 향은 호부추가 더 좋다. 하지만 비싸서 안 먹는다.


달걀 2 ~ 3개를 풀어 달걀물을 만들어 놓고 소금을 약간 쳐준다(집에 달걀이 많을 땐 3개를 쓰고, 많이 없으면 2개만 쓰는 게 신상에 이롭다)


모든 재료 준비가 끝났으므로, 이제 불을 켜 웍을 가열한 후 기름을 두른다. 풀어놓은 댤걀물을 넣고 빠르게 저어 스크램블 에그 형태로 익혀 접시에 잠시 덜어둔다. 후추 간을 약간 한다.


나는 달걀물에 식초를 약간 넣는다. 비린내를 잡아줄거라고 상상한다. 접시는 설거지 물량 조절을 위해 재활용해야 한다.


달걀을 덜어낸 웍에 다진 마늘과 송송 썬 파를 넉넉히 넣고 몇 바퀴 돌린다. 그리고 부추를 넣고 센 불에서 30초~1분 미만으로 빠르게 열기만 전한다. 이제 3 신채가 함께했다.


중식에는 이 과정이 없다. 그래서 허구한 날 일어나라~!! 하고 노래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바로 덜 어둔 계란 투하! 굴소스 약간과 필요하다면 소금으로만 간을 하고 10~20초간 빠르게 섞어주면 완성된다. (부추의 아삭함이 살아있어야 향도 좋고 양기를 돋우는 효과도 좋다)




기름이 자르르 흐르면서 짙은 녹색을 띤 부추들 사이로 금별이 빛나는 요리! 우리는 그것을 '부추달걀볶음'이라고 부른다. 여기엔 반드시 막걸 리가 더해져야 한다.


달걀을 덜어 놓았던 접시는 재 활용했다. 그런데 얼마 후 내가 깨 먹었다. 그래서 지구상에서 없는 접시다. '대박 막걸리'는 이 요리를 위해 특별히 산거다. 대박~ 아닌가?


부추 특유의 알싸하고 매콤한 향은 막걸리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또한 막걸리의 탄산은 볶음요리의 기름기를 깔끔하게 씻어주어 음식의 맛을 리프레시해준다.


결과적으로 부추달걀볶음을 먹으면 알싸하고 부드러운 맛과 고소한 기름기를 느끼고, 뒤이어 막걸리를 마시면 막걸리의 시원하고 청량한 맛이 잡아주어 조화를 이루며 리프레시해준다.


그러면 다시 막걸리 한잔!




약과 음식은 그 뿌리가 같다(藥食同源) 올바른 식재료를 선택하고 적절한 조리법으로 섭취하는 것이 곧 최고의 치료법이자 양생법이다. 약으로 보충하는 것보다 음식으로 보충하는 것이 낫다(藥補不如食補)는 것은 비용, 노력, 그리고 결과적으로 볼 때 매우 현명한 생각이다.


여기에 막걸리 두어되 더해 얼큰해지면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다.



대문 그림 : 시골집에서 키우던 오골계들이다. 내가 가면 가끔(항상은 아니다) 오골계 달걀을 먹을 수 있었다. 한데, 처남이 다녀가면 꼭 한 마리씩 줄었다. 지금은 한 마리도 없다.


① 중국 국가는 의용군 행진곡(義勇軍進行曲), 즉 군가다. 중국 군대는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국군이 아니다. 당(공산당)을 위해 존재하는 당군(党軍)이다. 그래서 우리는 중국처럼 되면 안 된다.


② 신동원·김남일·여인석 지음 『한 권으로 읽는 동의보감』 도서출판 들녘. 경기·파주 p.885 – ㅡ886.


원문이 궁금하다면 아래와 같다. 性溫, 味辛, 無毒(성질은 따뜻하고, 맛은 맵고, 독이 없다) 主除胃中熱, 止盜汗, 散惡血(주로 위(胃) 속의 열을 제거하고, 도한(盜汗, 자면서 흘리는 땀)을 멈추게 하며, 악혈(惡血, 어혈이나 탁한 피)을 흩어지게 한다) 又主胸痺, 治心腹痛, 療腰膝痠痛(또한 흉비(胸痺, 가슴이 답답하고 막히는 병)를 주치 하고, 심복통(心腹痛, 명치와 배의 통증)을 다스리며,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픈 것을 치료한다). 久食, 補虛, 益陽, 令人多力(오래 먹으면 허(虛) 한 것을 보(補)하고, 양기(陽氣)를 더하며, 사람으로 하여금 힘이 많아지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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