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파 생강 가자미찜(清蒸蝶鱼)

by 누두교주

비염이 있는 사람은 환절기 나기가 아주 어렵다. 콧물이 너무 흘러 아예 콧구멍을 휴지로 막고 있다가, 재채기하면 튀어나오길 반복한다. 어쩌다 약에 취해 잠이 들면, 막힌 코 때문에 입을 벌리는 바람에 입이 바싹 말라 깨기도 한다.




이때 좋은 것이 대파(大蔥)와 생강(生薑)이다. 대파는 ‘구규(九竅, 몸에 있는 9개의 구멍)을 통하게 하고, 땀을 내어 독을 풀며, 찬기운에 상해 생긴 두통, 코막힘, 목 아픈데 좋다’①고한다.


그리고 생강은 ‘찬기운으로 인한 감기, 두통, 기침, 구토, 가래 등을 다스린다’ 여기에 더해, ‘오래 먹으면 입냄새를 없애고 신명이 통한다 ‘②고하니 더 바랄 것이 없다.


하지만 대파, 생강을 한약 다리듯 달여 먹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어울리는 동물성 단백질을 찾아야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 수 있다. 뭐 비싸고 좋은 건 필요 없고 소박한 효과가 있는 식재료면 된다. ‘허한 것을 보충하고 기력을 더해준다(補虛益氣力)’③면 그만 아닌가!


이런 효능을 가진 단백질을 우리는 가자미(鰈魚)라고 부른다. 시장에 가서 대파 한 단과 생강 한 줌, 그리고 냉동 가자미 한팩을 샀다. 가자미 한 마리에 이천 원 정도 하는 것 같았다.


가자미는 오래 조리하는 식재료가 아니다(不可久炙) 그리고 대파와 생강은 기름을 만나야 그 사나움이 다스려지고 효능이 배가된다(蔥薑油炒) 그래서 찌기로 했다. 가장 담백하고 깔끔한 가자미찜(清蒸蝶鱼)에 대파와 생강을 넉넉히 쓸 작정이다.




가자미를 잘 다듬어 씻고 등과 배에 칼집을 낸다. 맛술을 부어 위로한다. 대파와 생강도 잘 씻는다. 대파 파란 부분은 찔 때 냄새 제거용으로 쓴다.


가자미가 작아서 속상했다. 살 때는 커 보였는데??? 노란색 중에는 녹두 노란색과 생강 노란색이 제일 예쁘다. 내 눈엔 그렇다


생강을 편 썰어 가자미 칼집 부분에 끼워준다. 남은 생강은 채 썰고, 대파 하얀 부분도 채 썬다.


찜기를 가열한 후 접시에 대파 파란 부분을 깔고 가자미를 올린다. 가자미를 찌면서 소스를 준비한다. 소스는 소스팬에 물(2), 간장(3), 그리고 맛술(1)을 붓고 설탕(작은 술 1)을 넣어 살살 저어 녹여 준비한다.


찜기에 물이 끓을 때까지 기다렸다 올리는 게 좋다. 찌는 시간은 가자미가 작으니 8분이면 충분할 것 같다.


가자미가 다 쪄지면 소스 투하. 그 위에 채 썰은 대파와 생강을 올린다. 가자미보다는 생강과 대파를 먹기 위함이니 조금 지나칠 정도로 많아도 좋다.


소스 투하 직전에 참기름 작은 술 하나를 더하면 향과 맛이 아주 그만이다.


파가 좀 많고 생각채가 너무 굵어 보이긴 한다. 하지만 가자미가 작다는 것과 카메라 화소에 문제가 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기름(2)을 연기가 보일 때까지 가열한 후 대파/생강위에 붓는다. 치직 소리가 나며 대파향과 생강향이 가자미와 어우러진다.


파 매운맛이 싫다고 파를 찬물에 담그는 것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파는 파맛이 나야 파다! 생강도 그렇고!


대파와 생강의 앙탈이 끓는 기름에 잦아졌고 가자미는 그 흰 속살을 드러낸다. 대파를 깔고 생강을 얹고 그 위에 가자미 살을 소스에 적셔 올린다. 여기에 탁주를 한잔 곁들여야, 술이 가지는 날랜 성질이 허한 것을 보충하고 기력을 더하는 것을 재촉할 것이다.


피클은 지난주 장만한 거다. 사실을 피클을 담그려고 하다가 병이 없어서 샀다. 다 먹고는 무 피클을 할 거다




계절성 비염은 아버님도 앓으셨다. 자식들 중에서 나만 비염이 있으니 우리 아버님 고생을 제일 잘 이해하는 것도 내가 아닐까? 지금도 아버님이 계시다면 가자미를 두 마리 쪘을 텐데......




① 『東醫寶鑑』 湯液篇 卷十四 《菜部》 大蔥條. 관련 원문은 다음과 같단다. 通九竅 發汗 解毒. 治風寒頭痛 鼻塞 喉痺.


②『東醫寶鑑』 湯液篇 卷十四 《菜部》 生薑條. 관련 원문은 다음과 같단다. 治風寒感冒 頭痛 咳嗽 痰壅 嘔吐. 久服去臭氣 通神明. 이상 『동의보감』 출전은 귀찮아서 AI를 시켰다. 그간 하도 속아서 “원문은 다음과 같단다”라는 표현을 썼다.


③ 풍석 서유구 지음 『임원경제지 정조지 1』 풍석문화재단. 서울. 2020. p.340. 원문은 다음과 같다. 補虛益氣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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