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동화의 마지막: 수박 원피스에서는 수박 맛이 날까?
요리사 아저씨는 유리 냉장고에서
빨간 아이스크림 한 스푼,
하얀 아이스크림 두 스푼을
과자 위에 올려서
울고 있는 꼬마 아이에게 주었어요.
“이거 먹고 웃어요.
여기 아이스크림이요.
비밀번호는 알고 있죠?”
울고 있던 남자 아이는 울음을 멈추고
고개를 한 번 끄덕이더니 문 밖으로 나갔어요.
그런데 문 밖으로 나간 남자아이는
문 밖을 나가자마자 키가 큰 어른으로 변했어요.
깜짝 놀란 무아가 요리사 아저씨를 쳐다봤어요.
“여긴 어른 아이스크림을 만들 수가 없어요.
어른들은 먹고 싶은 아이스크림 맛을 모르거든요.
그런데 딱 저 한 사람만.
보고 싶은 엄마 냄새 아이스크림을
만들어 달라고 해요.
지금은 엄마를 만날 수가 없어서 보고 싶대요.
아! 우리 꼬마 손님껄 만들어 드려야지!
잠시 만요.”
아이스크림 아저씨는 유리 냉장고에서
까만 아이스크림 세 스푼,
하얀 아이스크림 한 스푼을 떠서
무아에게 주었어요.
“분명 초콜릿 아이스크림이었는데
왜 아무런 색깔이 없어요?
저는 노란 풍선 맛이라고요”
아이스크림 아저씨는 말했어요.
“하하하. 아직 완성이 안되었어요.
이 아이스크림은 비밀번호를 말해야 된답니다.
손님 비밀번호는 노란 풍선입니다.”
그 순간 무아는 아리가 말하고 간 말이 생각났어요.
‘너의 비밀번호는 노란 풍선이야’
“노... 오.. 푸.. 선”
아이스크림 아저씨는 무아를 쳐다보며 말했어요.
“정확하게 말해야 해요 꼬마 손님~
내가 특별히 신경 써서 만든 거니까~”
무아는 다시 한번 말했어요.
“어디! 한번 해보는 거야!
노. 란. 풍. 선!”
그러자 갑자기 아이스크림이
무지갯빛으로 변하더니
노란 풍선 색으로 변했어요.
무아가 놀라서 눈을 동그랗게 떴어요.
아이스크림 아저씨가 먹어보라고 손짓을 하자
무아는 아이스크림을 크게 한 입 먹었어요.
"우.... 아........ 이건........
달콤하면서 솜사탕 느낌이 나고...
내 노란 풍선 맛이...
내 노란 풍선처럼 너무 좋아요!!
신기해!!"
무아가 방긋 웃으며 말했어요.
그런데 갑자기 무아의 표정이 어두워졌어요.
"아저씨. 지금 돈을.. 안 가지고 왔어요. 어쩌죠? “
"네?
여긴 돈을 받지 않아요.
돈 대신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는 꼬마 손님들의 웃음을 받아요!
고마워요. 꼬마 손님~
다음에 또 들려줘요 “
무아는 아이스크림을 또 한 입 크게 베어 먹고
활짝 웃으며 말했어요.
"네!"
문 밖으로 나가보니
문 앞에는 엄마가 웃으면서 기다리고 있었어요.
무아는 엄마에게 말했어요.
“엄마! 다음엔 따뜻한 해님 맛을 먹어 볼래요!”
여덟 번째 나의 이야기: 난 어떻게 살아왔을까
조금은 천천히 나이 들고 싶었어
하루하루는 빨리 지나가길 바란다.
출근하고 퇴근하는 일은 누구나에게 출근과 동시에 퇴근을 바라니까.
하루하루가 쌓이면 일주일이 되고
금방 한 달 또 시간이 지나서 반년이 지나간다.
이렇게 시간이 흘러서 나는 36살이 되었다.
곧 연말이 다가오고 있다.
곧 또 다른 새해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두둥.
글쎄. 나는 그동안 뭐하고 살았을까.
사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냥 매일같이 콩나물처럼 빽빽한 출퇴근 버스를 타고 차라도 막히면 늦을까 봐 발동동 하다가, 회사라는 건물에 들어가면 얼른 나왔으면을 반복했다.
아. 오늘도 정말 여기저기 먼지 나게
털려서 그런가 피곤하다.
이런 나의 일상은 그제 회사, 어제는 주말,
오늘은 회사.
항상 이랬던 것만 같다.
생각을 해보니 내가 그동안 뭐하고 살았는지 알 수 있는 건 그렇게 지겹게 넣었던 이력서였다.
취업준비를 할 때 뭐라도 한 줄 더 넣고 싶었는데
막상 쓰다 보면 이게 끝인가 싶었던 그 이력서.
오랜만에 보니까 기분이 묘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 고등학교, 난 편입을 했으니까 편입 대학교까지 적어본다.
인턴도 해봤고 편입한 학교에서 공모전도 해봤다. 내가 편입을 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 중에 하나는 남들 대학생활 때 하는 건 해보고 싶었다.
공모전. 그리고 대학내일 읽는 것.
학교 졸업하고 여기저기 계약직으로 일했다.
마침 그럴 때마다 학교에서 졸업자 취업 현황을 조사한다고 전화가 왔다.
“취업자 현황 조사 때문에 연락드렸는데요. 취업하셨어요?”
“아.. 네..”
“정규직이세요?”
“아니오. 계약직인데요.”
그 뒤에 또 무엇을 물었었는데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아… .” 라는 빈 대답에 속이 상했었다. 난 내가 왜 미안한 마음이 들어야만 했는지 모르겠다.
편입을 하고 나서 교수님이 우리를 불러서 말씀하신 말이 있다.
“너희는 원석이다. 우리 학교에서 좋은 원석을 찾은 게 너희다. 너희는 보석 같은 존재이고, 나는 너희가 꼭 잘 될 거라 믿는다. 그러니 어디서든 편입생이라 기죽지 말고 당당했으면 좋겠다.”
보석 같은 존재라는 그 말이 참 좋았다.
소심하고 걱정 많은 나에게 보석 같은 존재니까 당당하게 학교 다녔으면 한다는 교수님의 말씀은 시간이 흐른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전 당당하게 잘 살고 있는게 맞겠죠?
남들보다 조금씩 혹은
몇 걸음씩 느린 걸음이었다.
하지만 처음 시작은 똑같았다. 편입을 준비하면서, 취직을 준비하면서 늦어졌다. 편입 준비 시간도 필요했고 편입시험도 계속 떨어졌었다. 뭐하나 싶지 않은 시간들이었다.
그런데 지금 아무런 기억도,
내 나이에 대한 기억도 하고 싶지 않다.
그냥 학교 졸업하고 이제 취직한 3년 차 일 뿐인데 내 나이는 30대 후반에서 40대를 바라보고,
친구들은 결혼하고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되었다.
회사에선 다양한 연령대를 본다. 같은 주임이지만 나이가 다 다르니까. 제일 나이 많은 나지만 어떤 면에서는 어린 주임들과 같아지고 싶다.
나도 3년차니까 모르는 건 몰랐으면 좋겠고,
내가 누구를 이해해주고 이해를 바라는 게
딱 그들과 같았으면 하는데.
그 간격이 생길때가 있다.
내가 스스로 만든 간격과 어쩔수 없이 생겨나는 간격을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이 필요하다.
어쩜 그 간격은 나이를 떠나서 일하고 돈 번다고
고생했던 그 시간이 잃어버린 시간 같아서 보상을 받고 싶은가 보다. 다시 새롭게 시작되는 시간에
내가 그동안 못해본 거 조금이라도 시작해보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난 기억과 앞으로의 걱정에
휘둘리지 말고 내 삶을 찾는 방법을 알고 싶다.
나는 내가 나보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과거의 반성도 과거의 아픔도, 미래에 대한 생각도 글로 적어보며
정리하고 누군가에게 위로와 공감을 주고 싶다
우리 함께 잘 살았으면 한다.
나는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