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생각하나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닥터 온실 Apr 01. 2024

하늘을 걷는 꿈과 좋은 공동체

2024.3.31

 좋은 기회가 생겨서 간밤은 용이 사는 곳의 높은 층에서 잤다. 높은 데서 밤을 보내서 그런지 좋은 꿈을 꾸었는데 그중 하나가 하늘을 걷는 꿈이었다. 꿈속에서 하늘을 걸을 수 있는 믿음을 갖고 있을 때는 허공답보가 가능했고 믿음이 옅어지자 곧바로 걷기는 불가능해져서 주변의 신호등에 불시착하고 말았다. 이렇듯 꿈 세계에서는 우리의 믿음이 즉각적이고 온전하게 반영된다. 믿음뿐 아니라 우리의 무의식이 상황에 전적으로 반영되기 때문에 주변이 확확 변하고 인칭도 확확 변한다.


 반면 현실 세계는 이와 조금은 다른 속성을 띤다. 믿음을 비롯한 무의식이 반영되기는 하지만 그 속도가 느리다. 그러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바로 나 이외의 타인의 믿음과 무의식이다.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나 자신의 무의식뿐 아니라 타자의 무의식도 역시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내가 터무니없는 믿음을 가진다고 해서 그것이 곧바로 일어나지 않는다.

 이러한 사실 때문에 현자들은 기적을 체험하고 깨달음을 얻기 위해 동굴로 들어갔다. 그곳에는 관찰자가 자신 하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반면 집단이 동시에 무의식을 가질 경우 집단무의식이 현실을 창조하는 능력은 굉장히 세지는데 이는 여러 역사적 사실을 통해 증명되어왔다.


 그리하여 간밤에 꾼 꿈으로 인하여 다시금 내가 속한 공동체의 중요성, 내가 소통하는 사람들의 중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내가 아무리 고결한 비전을 가지고 있다 한들 주변 사람들이 무시하고 비아냥거리기만 하면 그러한 비전은 금세 옅어지고 말 것이다. 반면 주변 사람들이 나의 비전에 동조하고 같이 공명해준다면 그러한 비전의 실현 가능성은 한 차원 높아진다. 뜻이 같은 사람을 찾고, 뜻과 거리가 있는 사람과는 자연스레 멀어진다. 그것이 나의 비전 실천에 중요한 밑거름이 될 것이다.


 물론 이것이 지나친 형태로 치우치다 보면 아홉 살 인생의 골방철학자나 동화에 나오는 벌거벗은 임금이 되기 마련이다. 다만 나와 비슷한 비전을 가진 사람을 찾는 것은 중요하다. 내 주변에 그런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다면 꿈은 금세 이루어진다. 마치 꿈속에서와 같이 말이다. 그것을 관측하는 이가 곧 내 주변 사람들이므로...

매거진의 이전글 구원은 거기에 없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