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역할과 해법
보통 사람들은 잠은 좋다고 여기지만 꿈은 별로라고 여긴다. 꿈자리가 뒤숭숭할 때뿐 아니라 평범한 꿈이라고 해도 렘수면 때 꾼다고 하지 않는가? 렘수면은 얕은 수면이고 얕은 수면이니까 괜히 잠도 얕게 잔 것 같은 기분이 된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꿈에도 역할이 있기 때문이다. 꿈은 무의식과의 연결 통로다. 우리 의식이 감당하기 힘들기에 깊게 묻어 놓은 무의식을 밤동안 불러온다. 그리고 느낀다. 그 순간 느끼기 힘들었던 경험과 감정을 꿈을 통해 대리로 느끼는 것이다. 예를 들어 사랑하는 대상인 아빠가 나를 혼내는 것에 대한 분노를 견디지 못하고 무의식에 넣어놨을 경우 아빠를 상징하는 권위적인 이미지의 대상이나 물체가 나와 그것에 의해 힘든 일을 겪는 식으로 감정의 대리 경험을 하게 된다. 이때 이미지는 보통 순화된다. 그래야 감정의 소화가 비교적 쉽기 때문이다. 물론 무의식이 쌓일 대로 쌓인 경우 이미지가 순화되기 어렵거나 순화되어도 악몽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따라서 악몽을 꾼다면 나의 적체되어 있던 무의식이 해소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러한 꿈의 무의식 해소 과정을 촉진시켜 주는 비법이 있으니 바로 꿈 일기 쓰기다. 꿈 일기 쓰기는 무의식의 꿈 수준에서의 해소를 의식 수준에서의 해소로 불러오는 기능을 한다. 쉽게 말해서 이중으로 해소하는 것이다. 청소로 따지면 빗자루로 먼저 큰 것을 쓸고 난 뒤 청소기로 작은 것들을 빨아들인다고나 할까. 무의식은 깨끗해진 집처럼 이중으로 깨끗해진다. 물론 이 과정은 무의식과 상징, 이미지에 익숙지 않은 일반인에겐 처음에는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숙련된 정신분석가나 정신과 전문의와 꿈을 탐구하는 법을 먼저 익힌 뒤 시행하는 것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그러니 악몽을 자주 꾼다면 정신과에 방문해서 꿈을 탐색해 보자. 적체된 무의식의 해소가 가속화되어 악몽의 빈도도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