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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휘루 김신영 Jun 23. 2024

착하고 맑은 심장을 줍다

<순이의 천년>

-비자림에서  


땅에 떨어진 순이의 은 심장

착하고 작은 마음을 줍는다


마음이 심오해지는

비술의 언어처럼 길을 찾아

중심의 세상으로 나아가는 시간


세상은 점점 수다스러워지고

가벼워진 진실은 어디에나 있고     


신령한 산에서 동량을 키워내는 바람

수다를 넘어오는 웅대한 바람을 맞으면서


심장을 밟는 나쁜 것은 시간에 묶어 봉인하고

허약하고 분한 마음은 수척한 겨울 숲에 버린다


사람들 나누어 먹던 진실이

세찬 바람에 날아간 천년이

아직도 허깨비처럼 펄럭이는데


백록담에서는 하얗게 숙연해져 세상이 조용하다    


더 크고 더 높고 더 많고 더 깊은

지극한 천년의 숲 비자림


그 맑은 하루 마주 걸으면

한라에서는 세상이 한 주먹이다


수사를 넘어오는 웅대한 서사는 비장하고

비술의 언어가 천년 길을 찾아

침묵 수령(樹齡) 겹겹 세월 속에


울창한 천년을 읽는다

순이의 심장을 읽는다     


이 시는 제주의 비극적 사건 사고를 생각하고, 특히 4.3 사건을 기얻하며 썼다. 그중 여성이 더 힘들었던 4.3  그들의 작고 맑은 착한 심장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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