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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휘루 김신영
Jun 16. 2024
<북풍 너머 꽃다지>
<북풍 너머 꽃다지> 김신영
떨켜* 없이 지나온 겨울
바람 잘 날 없습니다
상한 갈대가 되어 하루도
아프지 않은 날이 없습니다
줄기에서 뚝 떨어지지 못하고
긴 시간 매달려온 폐허
수수수 부르는 소리 눈 쌓인 계절에 노래될 때
혹한을 넘어 긴 밤을 지나
눈비에 부서진 보도블록을 지날 때
절뚝 계단을 올라와
쪼그라든 시간을 밀어낼 때
북풍에 젖었던 나뭇잎 사이에 와서야
비로소 보릿고개를 넘어갑니다
그때에야 겨울 노래를 멈출 수 있습니다
폭풍처럼 춘설이 내리고 새싹이 올라오면
시샘으로 매서운 칼춤을 추는 새
봄이 가만히 걷는 거리
천천히 걸어 도착하는 소리
춘설 녹으면서 수군거리는 거리
봄이 길거리 골목에서 웃는 소리 들리면
긴 겨울이 먼지를 털고 일어나
낙엽이 진자리를 만들어 놓는 곳
으로 갑니다
한숨이 비켜서서 눈물을 걷어내면
북풍
너머 꽃길이 있습니다
보릿고개 너머 꽃다지가 있습니다
시현실 2018 여름
아주 작은 꽃 4월에 피는 꽃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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