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엔 엉거주춤을/김신영
50대 60대가 추는 춤
혹시 엉거주춤에 대해 아시나요?
다섯 시에서 여섯시 같은 시간에 무언가를 기다리는
어디에서 엉거주춤 거리며
세상을 둘러보는 춤인데 말이죠
저녁에서 아직 밤이 오기 전에
엉거주춤 한 허리 부여잡고 걸어가는
고전과 새로운 미학 사이 어딘가
막연하게 주춤거리고 있는 자리
서지도 앉지도 못하고 반쯤 서 있는
이 시대의 새로운 춤
이도 저도 아닌 사람들의 엉거주춤은
얼마나 고단한 춤사위인가요?
이도 저도 아닌 인생들이
엉거주춤 거리며 거리에 떠돌고 있어요
살아가는 일이 무척이나 고된
발라드풍도 섹시한 댄스도 아닌
정말이지 인기 하나 없는 이 춤사위
유월엔 이 춤 한번 추어 보실래요?
김신영, 『맨발의 99만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