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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 Oct 22. 2020

학종형 인간의 탄생

안녕 애들아!

오늘은 학생이라면 피할 수 없는 현실, 바로 입시에 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해요. 그중에서도 흔히 학종이라고 불리는 ‘학생부 종합전형’에 대한 이야기예요. 샘이 고등학교에 근무하게 되면서 가장 신기하게 느껴졌던 게 학종이라는 입시 제도가 고등학교 전반에 깊숙이 안착해 있는 모습이었어요. 샘의 학창 시절과 전혀 다른 입시제도라 많이 생소했고, 오히려 여러분들보다도 모르는 것 같아서 초반에 혼자 열심히 공부했네요. 조사를 통해 이미 수시의 비중이 약 80프로에 육박해 일반고 학생들 대부분이 수시로 진학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수시는 크게 학생부 교과전형과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구별된다는 것을 확인했죠. 여러분들도 잘 알다시피, 학생부 교과전형은 학교 내신 성적 위주로 대학을 가는 전형으로 바로 내신등급을 정량화해 성적순으로 학생을 뽑는 전형이라면, 학생부 종합전형은 학교 내신인 교과 영역뿐만 아니라 동아리, 봉사활동 등 다양한 비교과 영역까지 모두 고려해 판단하는, 즉 학생부에 기재된 모든 사항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학생을 선발하는 전형이지요. 약 10년 전 입학사정관 제도가 발전해 지금의 학종 제도가 되었고, 수시의 거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안착한 상황이죠. 사실 학종의 도입 취지는 누구나 알만큼 자명해요. 바로 학생을 판단함에 있어 성적이 다가 아니라는 것이에요. 그리고 성적에만 매몰된 학교 교육을 개선하기 위해 가장 핵심적인 입시부터 바꾸자는 취지일 거예요. 이렇게 교과 성적뿐만 아니라 비교과 활동도 비중 있게 다루는 것은 사실 대부분의 교육 선진국에서의 입시 모습이라 세계적 추세에도 부합한다고 할 수 있어요. 드라마 ‘스카이 캐슬’의 주요 소재였을 만큼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학종이지만, 그 전보다는 진화된 다면적 평가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에요. 학종은 특히 상위권 학생의 모습을 크게 바꿔놓았어요. 그 이유는 학생들이 선호하는 소위 인서울 상위권 학교일수록 학종의 비율이 매우 크기 때문이죠. 상위권 학생일수록 학종을 포기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졌어요. 학종은 그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을까요? 사실 학교 현장에 있다면 긍정적인 변화를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고, 샘도 가끔씩 놀라곤 해요. 확실히 샘 때의 학창 시절과는 대비가 많이 돼요.

샘이 고등학교를 다닐 때인 2000년대 초반은 지금과는 정반대로 수능 점수로만 대학을 가는 정시가 거의 80프로를 차지했고, 수시는 정말 소수의 내신 좋은 학생들을 미리 선발하는 전형에 불과했어요. 가끔 여러분에게 정시가 80프로였다고 말하면 잘 안 믿는데, 불과 15년 전만 해도 수능은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했어요. 그 결과 고등학교 입학하는 순간부터 3년 내내 유일한 목표는 단 하나였어요. 졸업 직전 치르는 수능에서 단 1점이라도 더 맞기. 수능 점수 1점 차이로 대학의 등락이 결정되었으니까요. 1학년 때부터 오로지 수능 하나만 바라보고 생활한다는 게 상상이 가나요? 그렇게 수능 날은 운명의 날처럼 우리에게 매일 조금씩 다가왔죠. 그렇기에 학교의 모든 것이 오로지 수능에 맞춰져 있었어요. 학교 수업은 교과서 대신 수능 문제집으로 대체되었고,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강의하는 객관식 문제 풀이 수업이 전부였어요. 내신은 입시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기에 형식적으로 치렀어요. 당연히 학교생활도 수능을 위한 배경에 불과했어요. 수능에 방해가 되는 학교생활에 참여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었죠. 시간을 많이 빼앗고 번거로운 반장, 부반장은 저절로 꺼려졌고, 동아리는 그냥 자습하는 시간이었으며, 봉사활동은 의무 시간 이상을 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었죠.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수능 과목이 아닌 수업은 늘 멍 때린 것 같아요. 그리고 이미 안정적인 수능 성적이 나온 과목은 수업을 잘 듣지 않았던 것 같아요. 샘의 경우 영어 시간은 불필요하게 느껴졌고, 자거나 몰래 자습하기도 했죠. 최고의 샘은 수능 문제를 잘 푸는 요령을 알려주는 분이셨어요. 특히 시간을 절약해 정답을 바로 찍을 수 있는 비법을 알려주는 샘은 인기 만점이었죠. 당시 수능 성적 평균으로 전국 고등학교의 순위가 신문에 발표될 정도였으니, 하나부터 열까지 수능 점수 향상에 맞춰진 학교가 최고의 인기 학교였어요. 물론 수능 한방만 신경 쓰면 돼 어찌 보면 편해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압박감이 상당해 스트레스가 컸고, 학창 시절에 수능 준비한 것을 빼면 크게 기억될만한 활동이 없는 것 같아요.  


사진 - Young샘


하지만 지금 학생들의 모습은 그때와 많이 달라졌어요. 물론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수능은 여전히 존재해 큰 영향을 주고 내신 문제가 수능식으로 나오기 때문에 객관식 문제 풀이의 비중은 여전하지만, 예전보다 훨씬 다양한 교내 활동을 하죠. 생활기록부에 한 줄이라도 더 기록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지 않을 수가 없어요. 학교는 더 이상 수능을 위한 배경이 아니라, 대학 합격을 위한 주요 활동 무대가 되었어요. 리더십이 학종에서 주요 평가 항목으로 자리 잡음으로써 전교 학생회 및 반 임원 활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임하게 되었죠. 이것이 힘들 경우, 동아리 회장, 교과부장, 혹은 수행평가 조별 리더라도 자처해 다양한 리더십과 봉사 정신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죠. 동아리 활동은 더 이상 자습시간이 아니라, 여러분의 진로와 흥미에 맞게 선정해 다양한 활동을 보여줘야 하는 공간이 되었어요. 자율동아리 활동이 생기부에 기록되는 것도 신기했어요. 물론 다소 형식적으로 전락하기는 했지만, 진로가 비슷한 학생들끼리 자발적으로 모여 다양한 진로 활동을 진행하는 것 자체가 의미 있어 보였어요. 무엇보다도 수업 시간에서의 변화가 가장 큰 것 같아요. 내신의 비중이 절대적이라 수업 참여는 눈에 띄게 좋아졌고, 과목별 세부특기사항에 한 줄이라도 기록되기 위해 수행평가 및 발표·토론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죠. 그리고 비록 귀찮기는 하지만 봉사활동도 정기적으로 하려고 노력하죠. 특히 대부분 학교에서 멘토-멘티 활동에 봉사 시간을 부여하는데, 많은 학생이 참여해 서로 도움을 주고받아 학교 내 또래 학습(peer learning)이 활성화되었어요. 독서 활동 또한 빠질 수 없죠. 샘 때 독서는 정말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을 위한 취미 활동이었는데, 지금은 심지어 고3도 독서를 하는 학생을 볼 수 있죠. 다양한 관심사를 보여주고, 전공에 대한 심화 학습을 입증하기 위해 독서 활동 또한 중요한 부분이 되었네요.  

사진 - Young샘


이렇게 고등학교 시절 학생들이 학교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은, 비록 그것이 입시 제도의 변화 때문에 유도된 것이라 할지라도 긍정적으로 볼 부분이 많은 것 같아요. 첫째, 다양한 인성 항목들이 계발될 좋은 기회를 제공하죠. 무엇보다도 학교 활동에 적극적인 참여가 기본이기 때문에 리더십과 자기 주도성이 향상됨을 느껴요. 크든 작든 다양한 집단에서 리더를 맡아 이끈다는 것은 분명 사람을 상대하는 데 있어 큰 자산이 되죠. 특히 다양한 리더 경험을 통해, 형식적인 리더십을 넘어 점점 자신을 낮추고 타인을 배려하는 ‘섬김의 리더십’을 띠는 학생들을 발견하게 될 때 기특함을 느끼죠. 나눔과 협력이라는 가치도 실천해야 할 주요 덕목이 되었어요. 사실 봉사활동 단 한 번의 경험으로도 많은 것을 느낄 수가 있는데, 꾸준히 정기적으로 한다면 분명 인격이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것 같아요. 특히 학교에서는 다양한 멘토-멘티 활동을 장려하는데, 멘토, 멘티 학생 모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볼 때 흐뭇함을 느껴요. 둘째, 다양한 비교과 활동을 장려해요. 공부만이 전부는 아니라고 말해주는 입시 제도는 확실히 매력적인 부분이 있어요. 물론 교과 성적이 여전히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가 않죠. 학종은 학생들이 다양한 학교 활동에 참여해 자신이 속한 집단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무엇인지 찾게 도와줘요. 그리고 다양한 진로 활동을 장려해 미리 자신의 진로를 적극적으로 탐색할 수 있게 장려해요. 과거에는 진로에 대한 고민은 불필요했고, 전공 역시 수능 성적에 맞게 일단 들어가 보는 학생이 많았죠. 진로 탐색이 활발해진 점이 무엇보다도 큰 변화인 것 같아요. 독서 역시 중요해졌죠. 많은 샘들이 교과 공부만큼 중요한 게 독서라고 생각하죠. 빌 게이츠가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마을의 작은 도서관이었다”라고 말한 것처럼, 독서를 하는 습관만 있으면 모든 지식으로 가는 창구 앞에 선 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해요. 고등학교 시절에 한 권의 책이라도 더 읽도록 장려하는 것은 더 교육적인 방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셋째, 공교육 정상화에 기여하고 수업이 다양화될 수 있게 이끌어요. 수능이라는 학교 밖 시험이 아니라 학교 내 활동이 중요해지다 보니, 무엇보다도 수업을 대하는 학생과 샘들의 자세가 많이 바뀌었어요. 샘들도 더 양질의 생기부 기록을 위해 다양한 수행평가를 실시하게 됐어요. 발표, 토론, 논술 등 수행평가의 형태가 다양해졌고, 더 많은 학생들이 자신만의 생각을 표현하게 되었어요. 마지막으로, 소위 T자형 인재 양성에 이바지해요. T자형 인재이란, 알파벳 T의 가로줄처럼 다방면에 폭넓은 교양을 지니면서도, T의 세로줄처럼 자신의 전공 분야에 깊이 있는 지식을 갖춘 인재를 말하죠. 학종을 통해 다양한 교과와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자신의 진로 분야만큼은 깊이 있게 탐구하는 인재를 자연스럽게 요구하게 되네요. 단지 국영수만 잘하는 학생이 아니라, 자신의 흥미와 관심 분야를 알고 깊게 탐구할 수 있는 학생,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지식의 중요성을 깨닫고 학문의 즐거움을 느끼는 학생. 이것이 학종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학생의 모습일 거예요. 이러한 장점들 때문에 대학에서도 가장 선호하는 학생이 ‘학종형 학생’이라고 해요. 즉 학업뿐만 아니라 여러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다양한 인성이 균형 잡힌 학생을 말하죠. 한 진로진학 전문 샘께서 결국 기업에서 가장 요구하는 인재상도 학종형 인간에 가깝다고 말씀하시는 게 인상적이었어요. 그만큼 앞으로 우리 사회가 진정으로 요구하는 인재상을 반영하기 위해 입시도 진화했다고 할 수 있어요.


사진 - Young샘


하지만 가장 논란이 되는 전형이기도 해요. 가장 대표적인 문제점이 바로 ‘공정성’ 문제일 거예요. 요즘 젊은 세대의 가장 핫한 키워드이기도 하죠. 서류 평가에서 학교, 지역의 차이가 암암리에 반영돼 학생 자체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학교에 대한 평가라는 비판을 받아왔어요. 실제로 특목고, 자사고, 좋은 학군의 학교의 학종 합격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했죠. 그리고 학생의 자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정성평가이다 보니 합격 여부를 쉽게 가늠할 수 없는 깜깜이 전형이라는 비판도 받고 있죠. 모두 객관성 혹은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죠. 이는 사실 정성평가가 가지고 있는 태생적 한계이기도 해요. 하지만 점점 공정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제도를 수정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 진행되고 있어요. 대학은 명확한 채점 기준표 공개, 다수의 입학 사정관 평가 등을 통해 신뢰도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교육부 역시 정기적인 감사를 통해 입시 절차를 감독하죠. 올해부터 생기부 내에 모든 학교 정보를 지우는 고교블라인드 제도가 실시되는데, 이 역시 학종의 공공성 강화을 위한 노력의 일환이죠.

이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부담이 가중된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죠. 내신은 기본이고 늘어나는 수행평가에, 동아리, 진로, 봉사활동 등 챙겨야 할 점들이 많아졌어요. 사실 객관식 문제 풀이가 전부가 아니라는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변화였지만, 활동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큰 부담이 될 것 같아요. 하지만 이 역시 해가 거듭될수록 부담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요. 불필요한 생기부 항목은 과감히 삭제되고 있고, 항목별 전반적인 글자 수도 줄어들고 있죠. 수업 외 활동보다는 수업 내 활동을 더욱 장려하고 있고, 이에 과목별 세부능력 특기사항의 비중이 커지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죠. 많은 글자 수의 생기부는 샘들에게도 큰 부담이었는데, 뺄 건 빼고 중요한 부분은 더욱 강조하는 방향으로 계속 수정되고 있어요. 이렇게 학종은 공정성 강화, 사교육 문제, 학생 부담 등 다양한 이슈와 소통하며 계속 진화를 거듭해 나갈 것이에요.

물론 좀 더 합리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합격 여부도 깜깜이고 무엇보다도 해야 할 일이 많아 귀찮은 학종, 그냥 포기하는 게 속 편할까요? 사실 1학년 초반에는 하위권 학생들까지도 생기부에 한 줄이라도 넣기 위해 이것저것 시도할 정도로 아무도 포기하는 학생이 없죠. 그래서 가끔 몇몇 무력함의 끝을 보이는 3학년 학생의 1학년 생기부를 보면서 깜짝 놀랄 때가 있죠. 이들이 1학년 초반에 보여준 다양한 활동과 공부에 대한 의지가 참 낯설게 느껴져요. 이 열정이 어디로 간 것일까 아쉽기도 하죠. 이렇듯 시간이 지날수록, 특히 중하위권 학생들이 이내 학종은 상위권을 위한 전형으로 생각해 포기하기 시작하는데, 한 번 더 생각해봤으면 해요. 사실 여러분도 학종을 위해 3학년까지 꾸준히 준비한 학생이 남들보다 대학 진학의 기회가 더 다양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죠. 분명 학생부 교과전형보다 종합전형이 상대적으로 내신이 낮아도 합격할 가능성이 높고, 결국 여러분이 선호하는 대학에 합격할 확률을 높여주죠. 종합 전형을 포기한다는 것은 대학 가는 중요한 문 하나를 폐쇄하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요. 소위 상위권 대학을 제외하고는 학종이 거의 없다고 잘못 알고 있는데, 모든 대학에서 여전히 학종 전형으로 많은 수의 학생을 선발하죠. 그리고 대부분의 대학에서 내신의 열세를 극복하고 알찬 학교생활을 바탕으로 본인의 내신보다 더 높은 대학을 가는 학생을 매해 보게 돼요. 중하위권일수록 본인의 생기부 내용에 자신이 없어하는데, 사실 중하위권으로 갈수록 생기부 내용이 큰 차이가 없어, 여러분이 조금만 노력해도 남들과 차별점을 둘 수 있어요.


사진 - Young샘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학종 준비는 더 의미 있고 알찬 학교생활을 꾸려가는데 좋은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좀 더 내실 있고 후회하지 않을 고등학교 생활을 하는데 괜찮은 길잡이가 될 수 있어요. 예를 들어, 단지 수동적으로 수업을 듣는 게 아니라 한 번이라도 더 발표, 토론 등에 참여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기회를 가질 수 있고, 교과 내용을 넘어 진로와 관련된 심화 활동을 해 깊이 있는 공부를 시도하게 되죠. 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내 활동에 참여해 다채로운 경험을 쌓을 수 있고, 그 과정에서 내 안에 숨어있던 많은 능력을 확인하게 되죠. 간혹 자신은 내성적 성격이라 불리하다고 하소연하는 학생도 있는데, 충분히 자신만의 흥미와 진로 여정이 담긴 열정 생기부를 꾸려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이렇듯 미리 학종 제도를 잘 이해하고 연구한다면 그 안에 만족스러운 고등학교 생활의 해답이 보일 것이라 생각해요. 아직 1학년이라면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학종 제도를 이해한 후 이에 맞게 체계적인 고등학교 생활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을 짜보는 것을 꼭 추천해요. 2, 3학년이라고 해도 늦지 않았어요. 생기부 단 한 항목이라도 여러분의 진로에 맞게 생기부를 채워가는 것은 분명 학교생활을 좀 더 적극적으로 주도하게 도와줄 것이고, 입시에서 다른 학생과 차별화되는 무기가 될 것이에요.

어떤 학생은 학교에서 하는 활동까지도 입시화 되었다고 비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입시 자체에만 지나치게 매몰돼 마치 스펙 쌓듯이 활동들을 그저 피상적으로 대하는 학생들도 있죠. 다양한 활동을 대학 가기 위한 의무로만 생각해 학종이라는 제도에 맥없이 끌려가는 경우라고 할 수 있어요. 하지만 지나치게 입시만 생각한 결과 활동 자체에서 오는 즐거움과 자발성이 훼손되지 않았으면 해요. 물론 입시와 결부되어 있기 때문에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닌 것 잘 알아요. 하지만 진짜 강하고 현명한 학생은 제도에 매몰되지 않고, 제도를 현명하게 이용해 그 안에서 자신의 내적 동기를 회복하는 학생이라고 생각해요. 학종 제도를 더 내적으로 의미 있고 보람찬 학교생활을 위한 도구로 상대화시키는 마음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학종을 누구보다도 잘 알아야 하고, 자신만의 신념과 계획이 분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종이 여러분을 일방적으로 잡아먹지 않게 여러분의 내적 동기도 함께 점검하면서 동행했으면 합니다. 외적 동기와 내적 동기가 적절히 균형 잡힌 학생, 그래서 결국 외적 동기도 활동에 대한 적극성과 즐거움이라는 내적 동기로 승화시킬 수 있는 학생으로 자라나길 많은 샘들이 응원한다는 점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지금 고3 학생들은 대학 자기소개서 쓰느라 많이 정신이 없네요. 다들 멘탈이 나갔다고, 인생 최대 위기라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귀엽네요. 샘은 여러분이 3년 동안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데, 대학도 여러분의 노력을 알아주리라 믿어요. 생기부와 자소서 속에 녹아든 여러분의 땀과 열정이 그대로 전달돼 꼭 여러분이 희망하는 결과를 얻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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