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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카노에 대한 고찰

(여러분의 생각은?)

by 손원욱

나는 아메리카노를 안 좋아한다. 더 정확히는 싫어한다. 쓴 그 맛이 싫다. 소주도 그렇다. 쓴 맛이 싫다. 지금은 안 마시지만 그 맛이 싫다. 소주의 쓴 맛이 싫고 아메리카노의 그 맛이 싫다. 하지만.. 사회 생활을 하며 누군가가 사 준다고 했을 때 저는 뭐뭐요~ 하면서 굳이 다른 메뉴를 이야기하는 게 좀 그렇다. 단체로 몰려갔을 때 모두가 자장면~ 통일하는데 굳이 혼자서 난 볶음밥, 난 짬뽕 뭐 그런 느낌이다. 사실 사회 생활 초반과, 20대 때만 하더라도 남의 눈치 안 보고 그런 식으로 시키는 편이기는 했다. 다들 아아 먹는다고 할 때 혼자만 모카.. 초코.. 이런 걸로 시키곤 했다. 정말 눈치 없이 하고 싶은 대로 했던.. 예전의 나였다ㅎ 다들 자장면 시킬 때도 혼자만 다른 걸 시켜 먹은 적도 많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사람들에게 맞춰가고 얻어먹을 때의 그 순간에 나만 홀로 따로 다른 걸 시키는 것이 괜히 튀거나 모나 보일 수 있어서 가능한 그러지 않고 있다. 뭐가 맞다 틀리다 라고 할 수는 없지만 나이가 들면서 뭔가에 적응해 간다고 할까. 그리고 내 돈 주고 사 먹을 때야 내가 먹고 싶은 걸 먹는 게 당연지사지만~ 사 주는 경우라면 뭐라도 감사하게 받아 먹어야지ㅎㅎ 어리고 젊을 때의 내 행동에 대해 다른 분들이 어떻게 생각했을까 라고 스스로 돌아보게 된다.

무튼 그렇게 해서 아메리카노를 지속적으로 꾸준히 계속 먹다 보니 익숙해지기도 하고 중독처럼 하루를 버티기 위해 먹는 각성제 같은 효과가 있어서 자연스럽게 먹게 된다. 오늘을 버티려면 먹어줘야 해~ 그런 느낌적인 느낌? 여러분들은 그러하지 않은가ㅎ 직장인들에게 아메리카노는 필수 요소가 되어 버린가 싶기도 한..ㅎ

그나마 다행인 것은, 맛은 그래도 전보다는 덜 쓰게 느껴져서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한때는 쓴 아메리카의 반만 마시고 반이 남으면 그때 거기에 시럽을 몇 펌프 넣어서 달달하게 마실 때도 있었다. 혹자는 그것을 아재처럼 보기도 하고, 어떤 드라마에서 감우성 배우가 그렇게 하는 모습도 있었는데 상대 배우가 아재처럼 보는 장면도 있었다. 근데 거기서 감우성의 행동에 공감하는 나 같은 사람들은 무엇ㅋ 지금도 가끔은 시럽을 섞기도 하지만ㅎ 요즘은 대부분 그냥 다 마시고 있다. 이 아메리카노 맛은 내 혀로 느끼기에는 경상도 말로 찌끄레기 맛이 난다고 하는 그런 표현을 써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경상도 사람들만 알아들을 수 있는 표현ㅋㅋ

각성제 효과가 있나 없나에 대해서는 나는 없다. 전혀 없다. 마셔도 잘 잔다. 다만 정신적으로 효과가 조금 있기는 한 것 같다. 아침에 마시면 더 그러는 것 같기도~ 공부를 하거나 뭔가 작업을 해야 할 때 마시면 정신을 좀 더 깨우는. 운전을 할 때 정신을 차리기 위해서. 그런 경우는 고개를 끄덕이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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