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
걷고 싶어 걸었건만
눈치 없이 나타난
햇볕에
흩날리던 것들이 잠잠해졌다
눈 부신 빛에
눈은 찌푸려졌고
무중력 속에서
나풀거리던 마음들은
중력을 만나 제자리로 돌아갔다
사는 동안 만난 흐린 날들이
맑은 날을 만났다고
모두 환호했던가
눈을 멀게 하지 않았나
다시 뒤돌아서진 않았나
펼쳤다
뒤돌아서는 대신
흐린 날 들고 나선 우산을
햇살 아래 펼쳐들었다
고상한 양산과 달리
유쾌한 우산이
적당히 눈부심을 막아줬다
상어는 해 뜬 하늘을
바라볼 기회를 얻었고
나는 우산 그늘 아래로
몰려드는 바람과 걸었다
해가 뜬 날
우산을 펼쳐들지 못했다
내 것인데도 내 것처럼 여기지 않았다
우리가 막으려는 건
비였을까..
빛이었을까..
타인의 시선이었을까
맑은 태양 아래
우산 쓴 한 여자가 걷는다
아..
나 또 자랐네_
이러다 키 180cm
금방 따라잡겠다.
시 2 -나태주
너무 자세히 알려고 하지 마시게
굳이 이해하려 하지 마시게
그것은 상징일 수도 있고
던져진 느낌일 수도 있고
느낌 그 자체, 분위기 일 수도 있네
느낌 너머의 느낌의 그림자를
느끼면 되는 일일세
그림을 보듯 하고
음악을 듣듯 하시게
속속들이 알려고 하지 말고
그냥 건너다보시게
훔쳐 가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