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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백 白

한자도 잘 모르면서 한자다.

by baraem

새치가 나기 시작한다.

새치를 뽑으면 그 자리에 두 개가 자라니

뽑지 말라고 한다.

영 거슬린다.

기어이 뽑고 만다.

어느 날 거울을 보니 새치가 늘었다.

아직 새치 염색을 할 정도는 아니다.


새치가 또 다른 부위에서 발견되었다.

이건 예측하지 못했다.

음모다.


음모.

나쁜 목적으로 몰래 흉악한 일을 꾸밈이 아닌

음모 새치다.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란다.


사람은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간다는데

사람은 흑에서 태어나 백으로 가는 것 같다.


머리가 하얗게 세고

음모가 하얗게 변하고

머릿속은 하얘지고

백지에 써야 할 이야기는 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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