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엔 잠시 멈춘 비를 피해
걸어오다가 비를 만났습니다.
잠시 건물 아래 비를 피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면
냅다 비를 맞았겠지만
하루를 시작하는 입장에서 꽤 난감했습니다.
'지나가는 분께 좀 씌워달라 부탁할까?'
'근처 편의점에 가서 우산을 살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언젠가 비를 맞으며 걸을 때
우산을 씌워주던 이가 생각났습니다.
그때는 우산을 씌워주고,
버스에 앉은 이가
가방을 들어주는 게 참 흔한 일이었다는 사실에
새삼 씁쓸해졌습니다.
생각을 접고
오픈 시간에 늦을 것 같아
가방으로 머리만 가린 채 출근했습니다.
젖은 옷, 가방을 털어내면서
우산을 함께 쓰고 걷던 그때 그 마음,
씌워주고 돌아오던 길의 풍경
버스 자리에 앉아
'가방 들어드릴까요?'라는 말을 건네기 전 떨리던 마음
그 마음들이
분실물 센터에 많이 있다고 합니다.
혼자서는 찾을 수 없을 것 같으니
같이 찾으러 갈 사람 어디 없나 찾고 있습니다.